장기 낙관론.."유가 기대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오른다"

황윤정 기자 2016. 9. 2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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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전지대. © AFP=뉴스1

(서울=뉴스1) 황윤정 기자 = 26일부터 28일로 예정된 알제리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수많은 관련 보도가 이어지며 원유시장 참여자들의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키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시장의 기대보다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OPEC 원유시장 안정화 의지 확고"

컨설팅업체 예거매니지먼트의 최고경영자인 데이비드 예거는 24일(현지시간) 석유 전문매체 오일프라이스에 게재한 기고를 통해 “지난달 8일에 OPEC은 원유시장의 안정화를 제고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에 대해 회원국간의 합의를 추구해 나갈 것이며 원유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이 방침이 OPEC내 일부 회원국이 아닌 석유 카르텔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OPEC 회원국들은 서로 다른 상황에 처해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서로의 영향력을 확대시키기 위해 대립하는 한편 이라크, 나이지리아, 리바아, 베네수엘라 등은 어려운 내부 사정으로 인해 원유 생산 차질을 겪었다.

◇현 상황 "1990년대 초와 유사" vs "2004년 재연"

지난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먼삭스의 제프 퀴리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유가의 랠리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유가를 부양할 만한 핵심 동인이 없어 하방 리스크가 더욱 크다는 것이다. 이에 내년까지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45달러에서 50달러 사이의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현 원유시장의 상황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에 불과했던 1990년대 초와 닮아있다고 지적하며 향후 국제유가에 조정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나 예거 전문가는 이러한 골드먼의 논리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현재 원유시장이 1990년대 초보다는 2004년과 닮아있다는 지적이다.

옥스포트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전 세계 원유 유휴 생산 설비는 지난 1985년 일평균 1000만배럴을 상회했으나 2004년 제로 수준으로 급감했다. 또한 2000년대 초 OPEC의 산유량은 1979년 이후 처음으로 일평균 3000만배럴을 상회했었다.

지난달 OPEC의 일평균 산유량은 3320만배럴을 기록해 사상 최고 수준에 다다랐다. 이는 지난 2014년보다 200만배럴 이상 늘어난 수치이다. 이란과 이라크, 사우디의 산유량이 늘어나며 베네수엘라, 알제리, 리비아, 나이지리아의 생산 위축분을 상쇄했다.

지난 2년간 OPEC의 산유량에 상한선을 설정하지 않으면서 원유시장에서는 가격이 아닌 공급 경쟁이 펼쳐졌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이 OPEC 회원국들의 유휴 생산 능력이 제로(0)에 가까워졌다고 진단하고 있다.

미국의 유전지대. © AFP=뉴스1

◇트레이더들 단기 요인에 집중…"잘못된 선택 이어가"

예거 전문가는 원유시장이라는 숲에서 국제유가라는 나무의 존재는 잊혀졌다고 진단한다. OPEC의 유휴 생산 능력이 영(0)에 가까운 상황에서 신규 유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줄어온 비 OPEC 산유국들의 생산 증가세도 정체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존 유정이 노후화됨에 따라 비 OPEC 산유국들의 생산량은 늘어나기보다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또한 그는 온실가스 감축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요는 확대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전망을 근거로 그는 원유 선물 트레이더들이 향후 10분 또는 10개월 등 단기간에 국제유가에 미칠 변화에만 모든 신경을 집중한 채 향후 10년 안에 무슨 일이 벌어질 지에 대해서는 등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유가 변동성이 초래되고 생산업체, 주식 투자자 등 원유시장 참여자들이 잘못된 선택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펀더멘털이 매수 확신 심어줄 것…"유가 60불 기대"

지난 2008년 2분기 국제유가는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했었다. 이 당시 OPEC은 투기 세력이 유가를 움직인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그 이후 금융위기가 도래했고 같은 해 연말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고점대비 80% 낮아진 배럴당 30달러대로 급락했다. 이러한 가격의 급변동을 정당화할 만한 수급 상황의 변화가 없었음에도 초래된 것이다.

예거 전문가는 지난 2014년 말부터 시작된 유가 급락세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유시장이 매우 적은 양은 수급 변화와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은 시추 활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텍사스 서부 유전에서 세 개의 시추설비 가동건수가 증가해 향후 2개월 내로 일평균 1500배럴의 원유가 추가 공급될 것이라는 소식에 유가가 하락한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원유 트레이더들이 매도보다는 매수 베팅을 취했을 때 투자 수익을 얻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을 때 국제유가도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조만간 펀더멘털이 트레이더들에게 매수 메팅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경우 WTI 선물 가격은 금방 배럴당 60달러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y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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