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브리핑] "박정희 우표, 심의서 논의없이 발행 결정"

박희진 기자 2016. 9. 26.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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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길 의원, 우표 심의과정 졸속처리 비판
박정희 우표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내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발행될 예정인 '박정희 우표'가 20대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취임 기념을 제외하고 대통령 관련 기념우표 발행이 중단된 시점에서 우정사업본부가 나서 '박정희 우표'를 만드는 것이 국민정서에 부합하느냐는 지적부터 심의과정에서도 '졸속' 처리됐다는 비판까지 잇따르고 있다.

26일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본에서 제출받은 우표발행심의위원회 회의록 및 속기록에 따르면 우본이 '박정희 대통령 탄생 100주년 우표'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우표발행심의위원회에서 안건으로 올려놓고도 우표 발행의 타당성에 대해 단 한번도 언급하지 않은 채 통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가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재조명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본에 발행을 요청한 사실도 밝혀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시청은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의 '기념우표 발행요청서'를 공문과 함께 지난 4월 8일 우본에 신청했다.

우본은 지난 5월 23일 '2016년 제1차 우표발행심의위원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는 17명의 심의위원 가운데 8명이 불참하고 9명이 참석해 과반 참석이라는 회의 정족수를 간신히 넘겨 진행됐다. 당시 39건의 기념우표 발행 요청건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고 이 가운데 20건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중 박정희 우표는 '행사우표'로 분류된다. '행사우표'는 7건의 발행 요청이 있었다. '3050 국립공원기념사업' '우당 이회영선생 탄신 130주년' '2018 평창동계올림픽' '독립기념관 개관 30주년' '박정희대통령 탄신 100주년' '제15회 식품안전의 날' '백범일지 출간 70주년' 등 총 7건이다.

하지만 박정희 우표를 포함해 5건은 심의를 통과했지만 백범김구기념관이 신청한 '백범일지 출간 70주년 기념우표'는 '제15회 식품안전의 날'과 함께 발행이 불허됐다. 우표류 발행 시행처리 세칙에서 행사우표는 "국가적인 행사나 역사적으로 뜻깊은 일을 기념하기 위해 발행하는 우표"로 정의돼 있다.

최명길 의원은 "박정희 기념우표에 대해서는 발행하기로 결정한 반면 백범일지 기념우표는 왜 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는지 이유를 확인하려 했지만 우표발행심의위원회 회의록에서는 이를 찾을 수 없었다"며 "두 우표의 발행타당성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는 박정희 대통령이 태어난 11월 14일을 두 달 앞 둔 2017년 9월 15일에 발행을 요청했지만 우본은 행사기간을 '2017년 연중행사'로 바꾸고 발행시기도 1월로 수정했다.

최근 독립운동가로 재조명되고 있는 우당 이회영선생 탄신 150주년 기념우표에 대해서도 일부 심사위원이 "좌익, 무정부주의자 등 논란이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박 전 대통령 100주년 기념사업에 대한 논란이 한창인데 우본까지 합류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우본에 우표발행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유승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본이 박정희 기념우표 발행을 위해 우본 내부 규정까지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에 우본은 "특수우표란 용어를 알기 쉽게 기념우표로 변경한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날 최명길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우본은 "2017년도 발행 기념우표 선정을 위한 심의자료를 회의 당일 6일전에 배포해 충분한 검토시간을 줬다"며 "회의 당일에는 위원들이 표결을 통해 발행대상 우표를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백범일지 70주년 기념우표 신청건은 위원들의 표결결과 과반수 미달로 부결됐고 백범 김구기념관측과 협의를 통해 대신 '기념엽서'로 발행하기로 했다는 덧붙였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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