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쌓인 먼지가 '불쏘시개'..가정 화재 예방법은?

박경호,김세희 입력 2016. 9. 2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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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보시는 것처럼, 매년 발생하는 화재 건수는 2013년 이후 계속 늘어 지난해 4만 4천 건을 넘었습니다.

하루 평균 120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화재로 인해 매년 2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숨지거나 다치고 있습니다.

지난주 서울 도봉구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화재 역시, 일가족 3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가 컸습니다.

1차 감식 결과, 인명피해를 가져온 이 불이 작은 먼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집안의 먼지덩어리가 어떻게 3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마가 됐는지 김세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아파트 거실입니다.

장식장 옆에 있는 전기 콘센트에 먼지가 뿌옇게 쌓여있습니다.

합선 위험이 높은데도 먼지 덩어리가 잡힐 정돕니다.

<인터뷰> 이정례(아파트 입주민) : "여러 가지가 꽂혀있는데 별로 관리가 안 됐던 것 같아요. 손이 안 갔던 것 같아요."

이 집은 더 심각합니다.

어지럽게 얽혀있는 전선과 콘센트가 먼지로 뒤덮여있습니다.

텔레비전 뒤쪽은 말할 것도 없고, 냉장고와 벽 사이에 방치돼있는 콘센트도 먼지투성입니다.

<인터뷰> 가정주부 : "공간도 좁고 그러니까 청소가 안 되는 것 같아요. 하기가 어려워서 (한 번도) 안 닦은 것 같아요."

대부분 무심코 넘기는 이런 먼지는 어느 한순간 위협적인 존재로 돌변합니다.

실험 결과 전선에서 일어난 스파크가 주변에 쌓여있는 먼지로 튀자 10분 만에 냉장고까지 불타버립니다.

먼지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화염을 키우는 겁니다.

현장으로 들어가는 감식팀.

일가족 3명이 숨진 그제 화재의 1차 감식 결과도 전기 합선과 먼지에 의한 발화였습니다.

<인터뷰> 박재성(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먼지가 흩어져 있게 되면 가연물이 안 되는데 모여있게 되면 섬유와 같은 형태가 돼서 불에 타는 가연물로 작용하게 됩니다."

소방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전기제품의 플러그를 동시에 꽂는 멀티탭 주변을 수시로 청소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차단시켜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기자 멘트>

지난해 화재 4만 4천여 건의 원인 가운데 가장 많은 이유는 바로 사용자의 부주의인데요.

전체 원인의 53%인 2만 3천 건이 넘습니다.

최근 통계를 봐도, 다른 원인들은 줄거나 그대로인데 반해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화재가 일어난 장소도, 아파트나 주택 등 주거 공간에서 일어난 화재가 점점 많아져 전체의 26%를 넘었습니다.

이 두 자료를 보면 주거공간에서 일상적인 불조심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주거시설에서 발생한 전기화재를 분석해보니, 전기장판이나 담요 등 난방기기가 가장 많았습니다.

난방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면 과열될 수 있으니까, 적당하게 사용하고, 혹시 전선이 끊어지거나 피복이 벗겨지지 않았는지, 콘센트에 문제가 없는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콘센트나 전선 주변 청결도 매우 중요합니다.

전문가들은 건조할수록 화재 발생 위험성이 더 커지기 때문에 실내습도를 조절해주는 일도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부엌은 아무래도 화재의 위험에 늘 노출돼있는데요. 요리할 때는 조리기구 주위에 불에 잘 타는 물건이 없도록 깨끗이 하고 요리가 끝나는 즉시 스토브만 끄지 말고 중간 밸브를 잠가야 더 안전합니다.

이 뿐 아니라, 아파트 단지가 많은 요즘, 일부 아파트에서는 소방로가 확보되지 않아 화재 초기에 소방인력이 진입하지 못해 피해를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아파트나 다중이용시설 안에 있는 대피로에 평소 물건을 쌓아둔다거나, 비상구가 잠겨있어 불이 났을 때 제 역할을 못하곤 합니다.

따라서 평소 대피로와 비상구 관리에 주의하셔야하겠죠.

불이 났을 땐 불이야라고 크게 외쳐 주위에 알리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통해 침착하게 대피해야합니다.

만약 외부로 대피가 어렵다면 물수건 등으로 코와 입을 막고 문틈을 가려 유독가스를 마시지 않도록 대비한 다음,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박경호기자 (4right@kbs.co.kr)


김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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