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남아도는 일본 "여성들 제발 취직 좀 하세요"

김준영 입력 2016. 9. 26. 01:04 수정 2016. 9. 26.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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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저출산으로 노동력 줄어일자리가 구직자보다 28% 많아

“일본은 여성의 힘을 활용해야 한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는 3년 전인 2013년 9월 26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의 절반 이상을 여성 문제에 할애하며 ‘우머노믹스(Womenomics)’를 강조했다. 그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일본의 우머노믹스 정책을 소개한 기고를 실었다. 우머노믹스는 1999년 골드만삭스의 마쓰이 캐시 일본시장수석연구원이 “활용도가 낮은 일본 여성 인력을 이용하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1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주장하며 만든 용어다. 아베 총리는 WSJ 기고에서 우머노믹스를 ‘아베노믹스(아베의 경제정책)’의 핵심 개념으로 천명했다.
아베 총리가 여성 노동력에 사활을 건 것은 일본 여성의 노동 참여가 크게 낮기 때문이다. 34개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남성(15~64세)의 노동 참여율은 84.8%로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65.5%로 이탈리아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다. 고령화와 저출산 심화로 생산가능 인구(15~64세)가 급격히 감소한 점도 일본 여성의 노동 참여 확대가 절실한 이유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의 노동 인구는 6075만 명으로 5년 전에 비해 295만 명이나 감소했다. 이 여파로 2014년부터 일본은 구직자보다 일자리가 많은 ‘일자리 과잉’ 현상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아베 정부는 지난 3년간 ‘1억 총활약 사회’를 주창하며 여성활약추진법을 제정하는 등 여성의 노동 참여를 끌어올리는 데 박차를 가했다. 워킹맘을 위해 50만 명 분의 보육 인프라 확충도 공언하고 최근엔 공무원 배우자의 수당 감액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정부의 우머노믹스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CNN머니는 “일본의 뿌리깊은 가부장문화로 수백만의 고학력 여성들이 여전히 일을 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캐시 연구원은 CNN머니 인터뷰에서 “일본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2010년 60%에서 현재 66%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85% 수준인 일본 남성에 비하면 크게 낮다”고 진단했다.

여성의 관리직 진출도 지지부진하다. 아베 정부는 지난해 8월 정부와 기업 내 여성 관리직(과장 이상) 비율을 현행 3.5%, 6.6%에서 2020년까지 모두 3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실현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잇따르며 지난해 말 목표 수준을 각각 정부 7%, 기업 15%로 하향 조정했다. CNN 머니는 “하향된 목표마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올해 3월 요미우리 신문이 주요 114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여성 관리직 15%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라고 응답한 기업은 10%에 그쳤다. 블룸버그통신은 “여성 차별로 인한 낮은 여성 관리직 비율이 일본 경제 성장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일본 정부와 기업의 남성 우위 문화가 여성들의 경제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제약에도 여성의 경제 참여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일본의 노동시장에서 일자리가 구직자에 비해 28% 더 많아 여성 인력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CNN머니는 “아베노믹스 정책과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여성의 노동 참여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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