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나간 우정' 김형준 부장검사, '스폰서' 김씨와 대질조사

김종훈 기자 입력 2016. 9. 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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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고교동창 '스폰서' 김모씨(46)로부터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준 부장검사가 24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23시간의 소환 조사를 받은 뒤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스폰서 검사' 의혹을 받는 김형준 부장검사(46·사법연수원 25기)가 고교 동창 김모씨(46·구속기소)와 대질조사를 받고 있다.

대검찰청 특별감찰팀(팀장 안병익 서울고검 검사)은 김 부장검사와 김씨를 대질해 조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김 부장검사와 스폰서로 지목된 김씨는 금전거래 규모와 사건 청탁 의혹에 대해 엇갈린 진술을 해왔다.

김 부장검사는 김씨 사건과 관련해 청탁을 건넨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사건을 맡고 있던 서울서부지검 검사들을 만난 것은 지난해 예금보험공사 발령을 앞두고 수사 협조를 구할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금전거래에 대해 김 부장검사는 김씨로부터 1500만원을 빌린 게 전부고, 그보다 많은 4500만원을 갚았다고 했다. 특히 김 부장검사는 지난 6월부터 김씨 협박에 시달리다 돈을 주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부장검사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반면 김씨는 자신에 대한 수사를 무마시킬 목적으로 김 부장검사가 서울서부지검 간부들을 만났다고 폭로했다. 또 김 부장검사가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고위 관계자와의 친분을 앞세워 '셀프고소장'을 접수하라는 조언도 건넸다고 했다.

김씨는 그 대가로 김 부장검사에게 수시로 금품과 접대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서 김 부장검사에게 건넨 금액이 9억원에 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씨는 스폰서 의혹이 불거진 시기를 전후해 김 부장검사가 거짓 진술을 종용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김 부장검사가 "내가 살아야 너도 산다", "네가 잘못 얘기하면 나도 묶여서 아무것도 못한다"고 자신을 압박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이날 밤 늦게까지 강도높은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장검사는 지난 23일에도 검찰에 출석해 23시간 동안 밤샘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지난 7일 특별감찰팀을 구성하고 김 부장검사와 김씨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해 왔다. 김 부장검사가 80억원대 사기·횡령 범죄의 피의자였던 김씨와 스폰서 관계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김씨는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김 부장검사에게 자신을 구명해달라고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건이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자 김 부장검사에게 받은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부장검사는 박모 변호사에게 4000만원을 빌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 박 변호사는 김 부장검사가 지휘했던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에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밖에 김 부장검사는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합수단장을 지내면서 KB금융지주 임원을 3차례 만나 수백만원어치 접대를 받고 KB투자증권에 대한 검찰 수사 동향을 알려줬다는 의혹도 받는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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