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m까지 잠수..돌고래 벨루가 '근육의 비밀'

목정민 기자 2016. 9. 25.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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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산소 부족할 때 쓰는 미오글로빈 생후 1년 동안 450% 폭발적 증가

이마가 둥글게 튀어나온 귀여운 외모로 유명한 돌고래 벨루가(흰돌고래·Beluga·사진)는 수심 900~1000m의 깊은 바닷속까지 잠수할 수 있는 돌고래로 유명하다. 벨루가가 이렇게 깊은 곳까지 잠수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벨루가는 러시아어로 ‘하얗다’는 뜻이다. 바닷속에서 카나리아와 같은 아름다운 울음 소리를 낸다고 해서 ‘바다의 카나리아’라고 불린다. 러시아, 그린란드, 알래스카 등 북극 바다에서 주로 살며 얼음이 얼면 남쪽 바다로 내려오지만 여름에 다시 극지방으로 올라간다. 그 수가 급격히 줄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멸종위기 근접종으로 지정했고,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는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됐다. 수출입국의 별도 허가를 받아야만 국제거래가 가능하도록 규제되고 있다.

벨루가는 바닷속에서 900m 이상 잠수해 먹이활동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해양 및 어업대학원 도나 하우저 박사 연구팀은 지난 15년간 벨루가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이동경로를 분석한 결과 벨루가가 해저 900m까지 잠수해 먹이를 잡는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2월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과 러시아 쪽 북극해에서 깊이 900m를 넘는 심해에서 활동하는 두 무리의 고래떼를 대상으로 연구했다. 고래 몸에 위성신호가 가능한 표지를 붙여 숨을 쉬기 위해 수면에 떠오를 때 그 장소와 잠수 깊이 등의 기록을 송신하도록 했다. 1997년부터 2012년까지 15년간 고래 한 마리당 18개월씩 총 30마리에 부착한 기기에서 수집한 자료에 따르면 고래들은 북극 해빙 주변을 돌면서 먹이활동을 했고 일부 수컷 벨루가는 깊이 1000m까지 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벨루가가 바다 깊은 곳까지 잠수를 할 수 있는 것은 탄탄한 근육 덕분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근 벨루가가 탄탄한 근육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크루즈대 샤온 노렌 교수 등 연구진은 연령대가 다양한 23마리의 암수컷 벨루가로부터 근육 샘플을 얻어 분석한 결과 새끼 벨루가의 근육에는 다른 종의 돌고래보다 미오글로빈의 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실험생물학저널’에 실었다. 또한 산소와 결합하는 단백질도 다른 돌고래류보다 많았다. 연구진은 “벨루가는 태어나면서부터 깊은 곳까지 잠수를 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며 “벨루가는 태어난 뒤 1년간 미오글로빈의 양이 최대 450%까지 증가해 어미의 미오글로빈 양과 비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벨루가는 태어난 직후 1년간 잠수 능력이 급격히 향상된다. 미오글로빈은 산소와 잘 결합하는 단백질로 근육조직 내에 존재한다. 헤모글로빈보다 산소결합력이 강해 산소 공급이 부족할 때 산소를 사용할 수 있도록 떼어내 체내에 공급한다.

연구진은 어미 벨루가가 얼마나 오랫동안 숨을 참을 수 있는지도 연구했다. 연구결과 암수컷 벨루가 모두 최대 12~13분간 숨을 참을 수 있었다.

<목정민 기자 m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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