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굴욕.. '차이나'에 차였다

조현우 기자 2016. 9. 2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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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는 안방서도 위협받고 삼계탕 수출 절반으로 줄어

‘한식의 세계화’를 앞세워 차이나드림을 꿈꾸던 삼계탕과 김치가 부침을 겪고 있다. 오히려 김치는 중국산에 밀려 안방에서도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중국시장에서 차별화를 보여주지 못하고 가격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식의 세계화는 지난 2008년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한식세계화추진단 명예회장을 맡아 진행한 정부의 역점 사업이다.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겠다는 계획 하에 사업을 추진했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사업기간 동안 국내 농식품의 해외 수출이 2009년 33억 달러에서 지난해 61억 달러로 84.8% 증가했다. 외식 매장 역시 5년 사이 470% 가까이 늘었지만 ‘한식’이 성공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의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해외에 진출한 4656개 외식매장 중 한식매장 숫자는 480개로 전체의 10.3%에 불과했다. 제과와 커피, 패스트푸드가 나머지 자리를 차지했다.

갈 곳 잃은 삼계탕… ‘포인트’ 찾아야

수출에 힘을 실었던 삼계탕과 김치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삼계탕 수출금액은 지난 2011년 1466만 달러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찍었지만 2014년 약 758만 달러 수준으로 절반까지 주저앉았다. 올 상반기 수출액은 더 줄어 455만 달러에 그쳤다.

10년 만에 대 중국 수출이 재개됐지만 힘을 싣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6월 처음 61톤의 삼계탕을 수출했지만 이후 2달간 수출금액은 2억8000여만원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지난 5월 중국 수출 재개를 앞두고 농림축산식품부와 수출업체들이 브랜드와 표준규격 등을 통일한 것이 오히려 악재로 돌아온 것으로 보고 있다. CI와 브랜드가 같은 만큼 부정적인 이미지가 발생할 경우 수출된 물량 전체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선호 식생활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한류에 발맞춰 성공을 자신한 것과는 달리 레토르트 식품을 선호하지 않는 것과 큰 닭을 즐겨 먹는 식습관에서 발목이 잡혔다는 것이 이유다. 또 1700여개 매장을 운영하는 유통그룹 쑤낭과의 수출계약이 채결됐지만 아직 제품자체 마케팅은 미미한 편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이 큰 만큼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되면 전체 수출액을 넘는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초기 판매량은 생각보다 부진한 편”이라고 말했다.

위협 받는 김치… 중국수출 활로 뚫나

김치는 안방까지 위협받고 있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수입김치 규모는 2005년 573억원에서 지난해 1255억원으로 119% 뛰었다. 국내 전체 김치 소비량의 37.8%에 달하는 양으로 이 중 99% 이상이 중국산이다. 반대로 대 중국 수출은 2010년 중국정부의 위생기준 강화 등에 발목이 잡혀 올 상반기 31톤에 그쳤다. 같은 기간 중국산 김치 수입물량은 13만톤에 달했다.

농림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강원도와 광주광역시가 중국 수출 계약을 맺어 활로 개척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김치 수출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조현우 기자,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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