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빌 클린턴의 여자' 꺼내는 트럼프
[경향신문] ㆍTV토론 앞두고 신경전
미 대선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1차 TV토론 때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 빌 클린턴의 혼외정사 상대였던 제니퍼 플라워스를 방청석에 앉히겠다고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밝혔다. 플라워스는 페이스북에 “나는 당신의 편”이라며 토론회에 참석 의사를 나타냈다. 트럼프와 클린턴의 토론회는 26일 뉴욕주 햄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학에서 열린다. 하지만 플라워스가 정식으로 트럼프의 초대를 받았는지는 확실치 않다. 트럼프 캠프는 그에게 방청석 참석 티켓을 줬는지에 대해 함구했다.
플라워스는 1992년 당시 아칸소 주지사였던 빌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자신이 그와 1977년 처음 만나 12년간 관계를 가져왔다고 폭로한 인물이다. 당시 빌은 성관계 사실을 부인했지만 플라워스는 기자회견을 열어 두 사람 사이의 은밀한 통화 내용이 든 녹음테이프를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 후 빌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여성들이 여럿 나타났다. 플라워스는 힐러리가 남편을 두둔하자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몰았다며 2000년 힐러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TV토론에서 빌의 성 추문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의회전문지 더힐 등은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가 힐러리 면전에서 모니카 르윈스키, 폴라 존스 등 스캔들 주역들의 이름을 꺼낼 가능성이 있다고 주변에서는 보고 있다”고 전했다.
클린턴 캠프는 트럼프가 빌의 혼외정사 문제를 물고 늘어지는 데 대해 전혀 놀랄 것이 없다고 받아쳤다. 캠프 홍보 책임자인 제니퍼 팔미에리는 “힐러리는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다 줄 이슈에 대해서만 토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날 메시지는 앙숙인 마크 큐반이 TV토론에 참석할 것이란 사실이 알려진 뒤 나왔다. 마크 큐반은 지난 22일 클린턴 캠프의 초대로 토론회 방청석 맨 앞줄에 앉게 됐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프로농구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이자 리얼리티쇼 ‘샤크 탱크’로 유명해진 큐반은 트럼프를 비난해왔다. 그는 지난 6월 트럼프의 재산 형성 과정이 불투명하다면서 “진짜 부자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꼬았다. 현금, 증권, 채권 모두 트럼프보다 많이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는 지식이 없어 너무 많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고, 실패하는 걸 두려워한다”며 “그가 대통령이 되면 꼭두각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클린턴 지지를 공식 선언한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두 번째 결혼이 외도의 결과물임을 지적하면서, 그가 진짜 플라워스를 초대하면 여성 유권자들의 반감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선거 캠프에서 심리전으로 상대 후보에 적대적인 인물을 방청석에 초대하기도 하지만 트럼프의 초대는 다른 범주에 속한다고 비난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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