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나영석의 선물.. 한마디만 할 게요
[오마이뉴스김종성 기자]
계주(繼走)의 꽃은 '바통 터치'에 있다. 전력을 다해 달려온 선행 주자가 바통을 정확히 건네고, 이를 넘겨받은 다음 선수는 탄력을 이어가며 질주한다. 여기에서 삐끗하면 모든 게 어긋난다. 행여나 바통을 놓치기라도 하면, 승부는 허무하게 끝이 난다. 그러니까 '바통 터치'는 가장 기본적인 동작이자, 승패를 가르는 핵심적인 요소이다. 나영석 PD를 보면, 이 기본과 핵심을 가장 완벽하게 완수한다는 생각이 든다.
▲ <삼시세끼>의 한 장면 |
ⓒ tvN |
- (차승원), <엑스포츠뉴스>, [XP인터뷰③] 차승원 "'삼시세끼', 우리에겐 방송 아닌 일상이었다"
지난 16일 <삼시세끼 - 고창편>이 종영했다. 시청자들의 아쉬움은 그득했다. 지친 일주일을 보내면 금요일 밤마다 선물처럼 찾아오는 '힐링'이 사라진다니. 도대체 무슨 낙으로 버티란 말인가. 이별은 참으로 가혹했다. 그만큼 차승원 · 유해진 · 손호준 · 남주혁 네 '가족'이 만든 무공해 예능이 주는 에너지는 남달랐다. 영리한 나영석 PD는 마음 둘 곳을 잃어버린 시청자들에게 재빨리 또 다른 선물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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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을 우려먹으면 누가 봐도 그럴 것이다. 새 시즌을 할 때도, 인기 있을 때 그만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화제성이 떨어지더라도, 아직까지는 삼시세끼를 통해서 보여줄 모습이 있다고 생각했다. 일일드라마와 마찬가지다. 시청률은 높은데, 익숙한 그림이다. <삼시세끼>도 어느 순간 연속극처럼 된 것 같다. 날마다 화제를 만들지는 않는다. 그 정도 시청률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조용히 즐겨주시는 분이 많다는 뜻 같다"
- (나영석) <TV리포트>, 나영석 PD "'삼시세끼' 슬럼프? 어느 순간 연속극됐다"[인터뷰]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그걸 또 해?'라는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창작자'로서 자존심이 상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는 <삼시세끼>를 통해서 보여줄 모습이 있다고 생각했'?다는 그의 판단은 옳았다. 또, <삼시세끼>가 '일일드라마' 혹은 '연속극'으로 흘러가는 포인트도 정확히 짚었다. 그렇기 때문에 출연자에게 그 어떤 미션이나 요구도 하지 않은 채 '방목'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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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든, 지금과 같이 차승원과 이서진을 축으로 농촌과 어촌을 오가며 운영되는 <삼시세끼>의 체제는 매우 바람직해 보인다. 이런 식이라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다음 번에는 만재도로 돌아간 차승원과 유해진을 기획해, 거듭 실패했던 '돔' 낚시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마 나영석 PD의 머릿속엔 이 그림이 이미 그려져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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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넘어가니 선택을 해야 할 시기가 오더라.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장르나 소재로 이동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 생각만큼 쉬운 작업은 아니다. 지금은 잘 모르겠다. 아직은 내가 잘하는 분야를, 발전시켜서 새롭게 보이고 싶다
- (나영석), <TV리포트>, 나영석 PD "'삼시세끼' 슬럼프? 어느 순간 연속극됐다"[인터뷰]
다행스럽게도, 나영석 PD가 한 언론과 했던 인터뷰를 보니 그런 희망을 가져도 될 것 같다. <삼시세끼>를 통해 구현되는 나영석 월드가 앞으로도 우리 곁에 머무르길.. 차승원의 말을, 고스란히 나영석 PD에게 들려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런 동료, 그런 벗, 그런 친구를 하나 옆에 좀 두고 있으면, 나와 전혀 다른 색감과 색깔을 갖고 있지만 그런 벗이 좀 필요하다는 거지" 우리에겐 <삼시세끼>와 같은 전혀 다른 색감과 색깔의 '벗'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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