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포커S] 카드 수수료에 한숨짓는 택시기사들

서대웅 기자 2016. 9. 25.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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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개인택시 기사들이 수수료 역차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연수익은 영세가맹점 기준(연매출 2억원 이하)임에도 영세가맹점과 중소가맹점처럼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일부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지만 이 역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개인택시조합원들은 특수가맹점의 독과점 구조를 비판하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 DB


◆중소가맹점보다 수수료 많이 내는 ‘개인택시’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택시운송사업자가 부담하는 카드결제 수수료는 신용카드 1.7%, 티머니(선불결제)카드 1.5%다.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 대부분이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을 감안하면 택시운송사업자에 부과된 수수료는 1.7%인 셈이다.

문제는 개인택시 기사의 수수료 역차별이다. 법인택시의 경우 사업자인 운송사가 수수료를 부담하지만 개인택시 기사는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개인이 수수료 1.7%를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 서울시 개인택시조합에 따르면 이들의 연간 순매출은 지난해 기준 3500만원. 수수료를 비교해보면 연 매출 2억원 미만 영세가맹점 수수료(0.8%)보다 두배가량 많고 연 2억~3억원의 수익을 갖는 중소가맹점 수수료(1.3%)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개인택시 기사에게 부과된 수수료가 높은 이유는 개인택시가 가맹점으로 분류되지 않고 특수가맹점과 계약된 종속관계이기 때문이다.

특수가맹점이란 공공성을 띤 대형가맹점으로, 카드사에 납부하는 수수료가 일반 대형가맹점에 비해 낮다. 이를테면 대중교통의 경우 수수료를 대폭 올리면 교통비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특수가맹점헤 해당된다.

특수가맹점의 대표 회사는 교통카드단말기를 설치하고 결제정산프로세싱을 담당하는 한국스마트카드(티머니)·이비카드·마이비카드 등이다. 이들은 대형가맹점임에도 특수가맹점으로 분류돼 카드사에 부과하는 수수료는 1%도 채 안된다.

개인택시 기사들은 특수가맹점인 티머니 등과 계약을 맺는데 이때 티머니 등은 결제 대행업무를 수행한다. 따라서 기사들은 소비자가 결제한 금액의 대금을 카드사로부터 받는 게 아니라 티머니 등 특수가맹점으로부터 받는 구조다. 따라서 개인택시 기사들은 영세가맹점이나 중소가맹점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내야 한다.

◆지자체마다 보전액 달라 형평성 논란… 독과점 형태도 문제

물론 각 지자체는 택시운송사업자에게 별도의 보조금을 지원한다. 서울시의 경우 매월 ▲6000원 이하 결제수수료 전액 보전 ▲단말기 유지보수비 5000원(정액제) ▲통신비 3000원 보전(정액제) 등을 보조한다.

지난해 서울시가 택시사업자에게 지원한 수수료 보전액은 79억원, 단발기 유지보수 보전액 25억원, 통신비 42억원이다. 그러나 지원 기한이 서울시 조례상 내년 말까지이고 시 예산안에 따라 지원비는 앞으로 인하될 수도 있다.

나아가 지자체마다 개인택시 기사들이 부담하는 수수료가 다르고 지자체의 보전금도 달라 조합원 사이에 형평성 논란까지 불거졌다.

서울시 택시기사가 티머니에 내는 수수료는 1.7%지만 인천과 부산의 경우 티머니·마이비에 1.9%, 대구는 티머니·유페이먼트에 2.0%, 대전은 티머니에 2.1%의 수수료를 낸다. 택시 1대 기준 지자체에서 편성한 올해 보전액 역시 서울이 21만원, 대전 26만원, 부산 12만원 정도로 천차만별이다.

특수가맹점이 지역별 독점 형태를 보이는 것 또한 논란의 대상으로 꼽힌다. 서울시 개인택시 기사들은 서울시가 지난 2012년 사업개선명령에 따라 사실상 티머니를 장착해야 한다. 사업개선명령을 보면 조수석 앞에 카드결제 단말기를, 운전석과 뒷자석 사이에 카드패드기 2종류를 모두 장착해야 한다. 현재 카드패드기를 보유한 회사는 티머니뿐이다.

서울시개인택시조합의 한 조합원은 “과거에 이비카드를 사용해 적발된 조합원들이 종종 있었다”며 “요즘은 대부분 티머니를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택시물류과 관계자는 “서울시는 오직 시민 편의를 위해 낸 명령”이라며 “카드패드기는 조수석 앞의 결제기보다 결제속도가 3초가량 더 빠르다. 시민들은 더 편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른 가맹점이 서울시에서 사업하고 싶으면 카드패드기를 만들면 될 것 아니냐”며 “기술이 없어서 못 만드는 건 아니지 않냐”고 되레 반문했다.

/자료사진=뉴시스 DB

◆경제적 부담 떠안은 개인택시

이처럼 개인택시 기사가 경제적 부담을 떠안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뚜렷한 해법은 찾기 힘들다. 이비카드 등 대표가맹점과 카드사의 수익이 좋지 않기 때문에 수수료 추가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카드사의 경우 대표가맹점에 정산프로세싱 수수료를 내고 나면 결제액 0.9% 정도의 수익을 가져간다. 카드사나 대형가맹점이 챙기는 수수료 수익이 이미 낮은 터라 수수료를 추가 인하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지자체의 예산만을 바라볼 수도 없는 상황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특수가맹점수수료는 일반가맹점 수수료보다 낮았지만 영세 및 중소가맹점 수수료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세 및 중소가맹점에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된 지난 2012년 이후 이들의 수수료 하락 폭이 지나치게 컸다는 얘기다.

다만 이를 해결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부산시 등 일부 지자체 개인택시 사업자들은 특수가맹점과의 계약 해지 후 영세가맹점으로 카드사와 직접 계약을 맺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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