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빵]'내 안전은 내가'.. 지진 충격에 '생존가방' 챙기는 사람들

김현아 기자 2016. 9. 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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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왕 김꿀빵] SNS서 '생존가방 꾸리는 법' 공유 활발..일본 자료 참고 '씁쓸'

[머니투데이 김현아 기자] [편집자주] 하루가 멀다하고 터지는 다양한 사건·사고. '뉴스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 여러분들을 위해 꿀빵이 사회 현상 및 이슈를 누구보다 쉽게 풀어드립니다.

[[설명왕 김꿀빵] SNS서 '생존가방 꾸리는 법' 공유 활발…일본 자료 참고 '씁쓸']

이런 지진 처음이야ㅠ

지난 19일 오후 8시33분. 한반도가 또 다시 '우르르' 흔들렸어. 일주일 전인 지난 12일 모두를 충격에 빠뜨린 규모 5.8의 '역대급' 지진이 일어난 데 이어 19일엔 규모 4.5나 되는 여진이 또 발생한 거야.

이번 지진은 여러모로 '역대급'이야. 다른 나라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바다가 아닌 내륙에서! 딴 데도 아닌 경주에서! 모든 사람들이 느낄 정도의 지진동이 있다는 규모 5.0을 넘는 지진이! 게다가 일주일이 넘도록 여진이! 그것도 규모 4.5의 여진이! 일어났기 때문이야.

규모가 꽤 큰 지진들이 계속 발생하면서 경주와 인근 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서울을 비롯한 전국민이 제대로 '지진'의 공포를 경험했지. 그동안 우리나라만큼은 지진이 없는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해온 사람들은 더 큰 공포와 충격에 빠졌어.

앞으로 또 언제 어디에서 이 정도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지 그 누구도 모를 일이니까 더더욱 무섭다구. ☞ 관련기사 : 경주 지진 '400회' 돌파…"여진 언제 끝날지 몰라"

게다가 국민안전처와 같은 관계 기관에선 지진이 일어났을 때 긴급 재난 문자도 안 보내주고 뒷북 둥둥 울리며 보내줘도 어떻게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도 알려주지 않고 똥망진창이어서 사람들의 불안감은 극에 다다랐어. (#헬조선_또_1승) ☞ 관련기사 : '불안처' 된 안전처…7일 전과 똑같았다

난생 처음 겪는 지진/사진=JTBC '아는 형님' 캡처

'내 안전은 그 누구도 지켜주지 않는다. 내가 지킨다'가 진리가 되면서 새로 생겨난 바람직한 유행이 있어. 바로 '생존가방' 꾸리기야.

'생존가방'이 뭐냐고? 이름 그대로 긴급상황이나 재난이 터졌을 때 나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비상물품을 챙겨놓은 '가방'을 말해. 지진이나 화재, 홍수 등등 각종 위급상황에서 요 생존가방 하나 들쳐메고 대피소 등으로 몸을 피하면 3일 정도는 먹고 살 수 있도록 말이야.

경주 지진이 일어난 이후로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에 '재난에 대비해 가방 하나쯤 꾸리고 있어야겠다'는 글이 부쩍 많아졌어. '생존가방' '재난가방' '피난가방' 등의 단어들을 검색하면 미리 생존가방을 싸놨다는 후기들이랑 생존가방에 넣어야 하는 물건들이 뭐가 있는지 알려주는 글들을 찾아볼 수 있어.

트위터에서 '생존가방'을 검색한 결과. /사진=트위터

나도 가만 있을 순 없다! 생존가방을 싸놔야겠다! 싶은 사람들을 위해 책자 하나를 소개할게. 트위터에서 자주 공유되고 있는 자료 중에 믿을 만한 걸 들고 와봤어. 지진이 일상인 이웃나라 일본에서 만든 책자인데 올ㅋ 한국어판도 있지 뭐야ㅋ(#헬조선_뜻밖의_1승)

일본 도쿄도에서 만든 '도쿄방재'란 이름의 이 책자에 나온 '비상용 반출 가방' 페이지를 살펴보면 생존가방에 이러이러한 물품을 챙겨놓으래.

손전등, 담요, 식품, 젖병, 휴대용 라디오, 건전지, 인스턴트 라면, 현금, 헬멧, 라이터, 통조림따개, 구급함, 방재두건, 양초, 나이프, 적금통장, 면장갑, 물, 의류, 인감

'생존가방'에 챙겨야 할 물품 목록. /사진=일본 도쿄도 '도쿄방재' 책자

몇몇 항목은 좀 잉?스럽지만(ex. 방재두건, 젖병 등등) 물이나 식품(초콜릿, 에너지바 같은 간단한 먹거리), 손전등, 몸을 따뜻하게 할 옷가지나 담요, 다용도칼(a.k.a 맥가이버칼), 진통제 등의 기본약품, 구급함 등을 준비해 놓으면 좋아.

이도저도 귀찮고 돈으로 한 방에 해결하고 싶은 귀차니스트들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생존가방을 통째로 구입할 수 있어.(자본주의 만세!)

돈을 내면 손전등부터해서 다용도칼, 호루라기, 나침반, 방수 성냥, 핫팩 등등이 들어있는 배낭을 통째로 집까지 배송받을 수 있대. 가격은 꽤 비싸. 10만~20만원은 하더라고. 부담스럽긴 하지만 한 트위터리안의 얘길 들으면 고개를 끄덕거리게 될 거야.

"지가 비싸봤자 내 목숨보다 비싸겠냐."

내 목숨값 >>> 가방값. /사진=Mnet '방송의 적' 방송 캡처

자, 생존가방을 챙겨놨어. 그 다음에 이걸 어디에 둬야 하지? '도쿄방재' 책자나 재난생존연구소란 단체에 따르면 생존가방은 긴급 상황이 일어났을 때 가장 빨리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둬야 한대.

현관문이나 창문 앞 등에 두고 여차하면 들고 뛰면 되겠지. 집에만 두지 말고 사무실이나 차 안에도 하나씩 두면 좋대. 언제 어디서 지진이 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생존가방을 챙겨서 현관 앞에 놔뒀다고 끝이 아니야. 정기적으로 물품을 갈아줘야 하지. 물이나 식품은 유통기한이 있으니까 잊지 말고 신선한 제품으로 바꿔두라구.

이쯤에서 씁쓸한 점 하나. 이 중요하고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정보를 우리나라 정부나 관련기관 홈페이지(국민안전처 너 말이야, 너...)에선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야.

아무리 지진이 밥 먹듯이 일어나는 지진 대응의 달인, 일본이라지만 우리가 우리 정부 냅두고 옆나라 홈페이지에서 이런 정보를 찾아봐야 되겠냐고.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정신 차리고 재깍재깍 열일하길 바랄 수밖에...(최소한 재난문자 좀 보내주라. 바로바로 좀 보내주라)

국민안전처야, 열일 좀 해주라.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김현아 기자 jvdit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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