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진은 연거푸 8시 33분에 발생했을까"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6. 9. 2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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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태경 교수 "우연으로 보이지만 상식적이지 않아..연구 대상"

-동일단층대 '여진'으로 추정
-여진 이후 '큰 지진' 발생할 수도
-감춰졌던 또다른 단층 존재 가능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어젯밤 경주에서 발생한 4.5의 여진 앞에 대한민국이 또 한 번 크게 흔들렸습니다. 사실 이번 여진 예상된 것이었죠. 그런데 국민안전처의 홈페이지는 또 다운이 됐고 지진을 알리는 재난문자도 14분 만에야 발송됐습니다. 지난번보다도 5분이 더 늦어졌습니다. 시민들은 정확한 상황을 몰라서 우왕좌왕해야 했죠. 5.8 지진이 난 지 일주일이 지났건만 여진보다 여진 후 대처에 더 놀란 아침! 김현정의 뉴스쇼 지진 속보로 출발합니다. 여기에서 전문가 의견 한번 듣고 가죠.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홍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 홍태경>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게 여진이 맞기는 맞습니까?

◆ 홍태경> 이 지진을 여진으로 보는 게 맞는데요. 이 지진의 규모가 일단 본진이라고 하는 12일에 발생했던 규모 5.8 지진에 비해서도 작고요. 위치로 봤을 때 본진과 거리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생을 했기 때문에 동일 단층대로 추정돼서 여진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일주일 동안 여진이 400여 회 있었잖아요? 여진이 잦아드는 느낌이었는데 잦아들다가 이렇게 크게 다시 올 수도 있는 겁니까?

◆ 홍태경> 그렇습니다. 여진 자체가 짧게는 수 주일, 길게는 몇 달 동안도 지속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이 단층의 규모에 따라서는 추가적으로 더 쪼개질 부분이 남아 있다면, 또 그곳에 많은 응력이 또 남아 있다면 마찬가지로 더 큰 여진도 발생할 수 있고 그 지속되는 시기도 더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5.8 본진을 넘어서는 여진도 있을 수 있습니까?

◆ 홍태경> 사실 여진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이번 규모 5.8 지진 같은 경우에는 지진 이후 본진이 발생한 지역으로부터 수십 킬로미터 지역에 많은 응력이 추가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 추가된 응력만 해도 10bar라고 하는 엄청난 양의 압축력이 가해지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과거에 지진 연구에 의하면 이 정도 힘이 쌓이게 되면 지진이 촉발되는 사례들이 많이 발견이 됐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상도 일원이라든가 또는 한반도 일원 지역에 또 다른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자료출처 = 기상청 홈페이지
◇ 김현정> ‘혹시 여진이 이렇게 잦은 게 다가올 대지진의 전조는 아니냐? 이게 여진이 아니라 어떤 대지진의 전조현상으로서 나타나는 게 아니냐?’ 이런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세요?

◆ 홍태경> 어느 지역이든 간에 각 땅마다 고유의 최대 지진 값이 결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한반도 같은 경우에는 과거 역사 기록을 보게 되면 규모 7 정도까지 발생한 전력이 있고요. 그리고 그간의 이 한반도에 많은 힘들이 수백 년 간 차곡차곡 누적이 되어오고 있습니다. 즉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하면서 수백 년 간 누적되어 온 지층에 추가적인 힘을 가하면서, 그렇지 않았으면 조금 더 이따가 발생할 지진들이 일시적으로 한꺼번에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으로 지금 이해되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규모 7 정도의 지진이 분명히 동일본대지진에 의한 효과에 의해서 그 시기가 앞당겨졌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저희는 걱정을 하는 거고요. 규모 7 정도만 되는 지진이라도 과거 아이티 지진에서 보듯이 3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망할 수 있는 엄청난 지진이거든요. 그래서 저희들도 그 우려 때문에 걱정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홍태경 교수님도 지금 굉장히 조심스럽게 답변을 주고 계세요, ‘우리나라에서 과거에 발생했던 지진 최대치가 7 정도이기 때문에 그걸 기준으로 봤을 때 7까지는 과학적으로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밖에 없다, 단정적으로 아니다라는 말은 못하겠다’는 말씀이신 거죠?

◆ 홍태경>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의아한 궁금증이 있는 것이 우선 하나는 지난 7월에 울산 앞바다 5.0 지진 때 발생 시각이 밤 8시 33분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경주 5.8 지진도 밤 8시 32분, 어제 4.5 여진도 밤 8시 33분. 상당히 비슷한 시간이어서 말입니다. 이게 그냥 우연인가요?

◆ 홍태경> 네, 사실은 우연일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긴 하는데요. 달과 지구의 인력에 의해서 지진이 유발되는 현상들이 지진학적으로 증명이 되기도 하였는데요. 하지만 그런 현상에 의해서 발생하는 지진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이번 지진 같은 경우에는 규모 5점대 지진이기 때문에 그런 효과에 의해서 발생했다기 보다는 오히려 과거에 차곡차곡 누적된 힘들이 일시에 배출되었는데...

◇ 김현정> 아니, 일시에 배출되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시간이 맞아떨어집니까?

◆ 홍태경> 그렇습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인데요, 현재로써는 우연의 일치로 보는게 조금 더 과학적일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과학적으로 우연의 일치라고 설명을 하시면서도 교수님께서도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보시는 거죠?

◆ 홍태경> 네, 맞습니다.

◇ 김현정> 또 하나는 뭐냐면, 5.8 때도 그렇고 이번에 4.5 때도 그렇고 땅에는 금이 가지 않았어요. 균열이 없더라고요. 이 정도 규모면 건물이 무너지지는 않더라도 금 정도는 가지 않나요?

◆ 홍태경> 맞습니다. 규모 5.8 지진이면 사실 굉장히 큰 지진입니다. 이 정도 규모 5.8 지진이 내륙에서 발생한 경우에는 보통 한 8km 정도의 단층면 파열이라는 현상이 보이고 지표에 8km 정도의 단층이 드러나기 마련인데요. 하지만 이번 지진에 의해서는 지표에 이렇게 쪼개진 흔적이 보이지 않고 있거든요. 지금까지 지진 상식을 조금 뒤엎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다 보니까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지진들에 대해서 각별한 주의를 갖게 되는 것이고요.

그리고 특별히 이번 지진이 발생한 것이 혹시 그간의 지표에서 드러났던 지표 단층이라기보다는 지표 아래 감춰졌던 지금까지 몰랐던 또 다른 단층일지 모를 가능성을 제시하기 때문에 저희가 이 지역에 대한 좀 더 심도 있는 연구가 다각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태경>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의 홍태경 교수 통해서 이번 여진에 대한 궁금증들 짚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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