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통산 600홈런' 이승엽, 그의 위대한 홈런 여정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입력 2016. 9. 14. 18:05 수정 2016. 9. 1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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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이승엽(40)이 드디어 한·일 통산 600홈런 고지를 밟았다.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프로 통산 600홈런 고지를 밟은 그의 홈런 발자취를 돌아본다.

이승엽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던 한화와의 경기에서 2회말 이재우를 상대로 시즌 25호 아치를 그렸다. 이로써 이승엽은 한·일 통산 600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1995년 프로 데뷔 이후 20년차 만에 이룬 쾌거.

삼성 이승엽이 한일 통산 600홈런 기념 유니폼을 들어보이고 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물론 절대적인 리그의 수준 차이는 있겠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통틀어 통산 600홈런을 때려낸 선수는 단 10명에 불과하다. 한국인으로서는 이승엽이 최초다. KBO가 인정하는 정식기록은 아니지만 그만큼 대기록임은 분명하다.

지난 1995년 삼성 입단 이래로 그는 한국야구의 ‘보물’로 통했다. 그의 홈런 DNA는 데뷔 3년째인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1997시즌 32홈런을 때려내면서 깜짝 홈런 선두로 시즌을 마친 것.

한 시즌 뒤인 1998년에는 직전 시즌 보다 6개나 더 많은 38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비록 당시 42개의 홈런을 때려낸 괴물 외국인 타자 타이론 우즈(당시 두산) 탓에 2시즌 연속 홈런왕 등극은 물거품이 됐지만 지난 1997년의 선전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증명해 보였다.

잠재력이 완벽하게 폭발한 시기는 1999년이었다. 이승엽은 1999년 5월5일 현대전에서 최연소(22세 8개월) 100홈런을 돌파한데 이어 해당 시즌 54개의 홈런을 때려내면서 마침내 전무후무한 홈런왕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더 이상 이룰 것이 없어보였지만, 이승엽의 홈런 생산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 2001년 6월21일 한화전에서는 최연소 및 최소경기(816경기, 24세 10개월 3일) 200홈런 고지를 밟았고, 2003년 6월22일 대구 SK전에서는 통산 300홈런을 달성했다. 특히 이승엽의 300홈런은 최연소(만 26세 10개월 4일) 세계신기록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2001시즌부터 2003시즌까지 각종 기록을 경신하다보니 이승엽은 자연스레 3시즌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유지했다. 특히 2003시즌은 절대로 깨지지 않을 것 같던 자신의 1999시즌 54홈런 기록을 경신해 56홈런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2015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신형 거포’ 박병호 조차도 넘어서지 못할 정도로 13년간 유지되고 있는 압도적인 기록이다.

전무후무한 홈런 기록을 남긴 그는 2004년부터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 새로운 도전을 이어갔다. 물론 한국에 머물 당시 만큼의 홈런 페이스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그는 2011시즌까지 일본에서만 159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2012년 한국 무대 복귀 이후에도 이승엽의 홈런 역사는 계속해서 새로 쓰여졌다. 복귀 첫 해인 지난 2012년 7월 29일에는 넥센을 상대로 한일 통산 500홈런을 달성했던 것. 사실 이 때부터 이승엽의 한일 통산 600홈런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셈이다.

KBO 통산 최다홈런 기록은 이미 3년 전에 갈아치운 이승엽이다. 지난 2013년 6월20일 인천 SK전에서 이승엽은 '선배' 양준혁(351홈런)을 넘어 대망의 KBO 통산 최다홈런 신기록까지 넘어섰다.

이후 매 경기마다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갔고 지난해 6월 3일에는 KBO리그 통산 400홈런까지 넘어섰다. 이후 약 1년 3개월 동안 41개의 홈런을 추가한 그는 마침내 한일 통산 600홈런이라는 대기록과 마주할 수 있었다.

삼성 이승엽이 14일 대구 한화전에서 홈런을 기록하면서 한일 통산 600홈런에 성공하는 모습. 스포츠코리아 제공

이승엽의 각종 홈런 기록이 많고, 화려한 만큼 희생양이 된 상대 투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이승엽은 지난 1995년 5월2일 무등 해태전에서 이강철(현 넥센 수석코치)에게 홈런을 때려내면서, 개인 통산 1호 홈런을 신고했다. 이강철은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1992년 18승(9패)을 거뒀을 정도로 이미 리그 내의 대형 스타였다. 그만큼 이승엽의 첫 인상은 강렬했다.

통산 100호 홈런은 1999년 5월5일 대구 현대전에서 터졌는데, 이 때 이승엽의 기록 희생양은 정명원(현 kt 투수코치). 당시 정명원 코치는 현역에서 물러나기 직전이었지만, 직전 시즌이었던 1998시즌 14승(8패)에 성공했을 정도로 출중한 기량을 자랑한 선수였다.

개인 통산 300호 홈런은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 2003년에 기록했다. 당시 상대는 SK의 ‘어린왕자’라는 별명으로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김원형(현 SK 투수코치). 프로통산 134승(114패)을 거둔 김원형 코치는 2000년 13승(5패)에 성공하면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던 투수. 그러나 이승엽에게 대기록을 헌납하는 주인공이 됐다.

2012년 한국 복귀 이후에도 유명 스타들을 상대로 대기록을 달성하는 그의 본능은 여전했다. 지난 2012년 7월 29일에 기록한 한일 통산 500호 홈런은 앤디 밴헤켄을 상대로 때려낸 기록. 밴헤价?2014시즌 20승에 성공했을 정도로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자랑하는 넥센의 에이스다.

마지막 한일 통산 600홈런의 희생양은 한화 이재우였다. 이재우는 현재 하락세임은 분명하지만 과거 강렬한 인상을 남긴 투수다. 지난 2005년 홀드왕(28홀드)를 차지한 것은 물론 지난 2009년에든 WBC 대표팀에 발탁돼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전례가 있는 선수.

이제는 각 구단의 수석 혹은 투수코치들이 된 전설적인 존재들은 물론 정상급 외국인 투수, 한 때 최정상급 불펜 요원까지 모두 이승엽의 방망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그만큼 이승엽은 세월을 총망라하는 대형 타자로 역사에 남을 전망이다.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ljh5662@sportshankook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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