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펑크, 제2의 브록 레스너? 어림없는 UFC 데뷔전

스포츠 = 김종수 기자 2016. 9. 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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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CM펑크의 UFC 데뷔전은 명확한 한계를 드러냈다. ⓒ 게티이미지

UFC 벽은 역시 높았다.

WWE 슈퍼스타 출신 ‘CM 펑크’ 필 브룩스(37·미국)가 UFC 데뷔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브룩스는 11일(한국시각) 미국 클리블랜드 퀴큰 론즈 아레나서 펼쳐진 UFC 203 웰터급 매치에서 MMA 전적 2승 무패의 신예 미키 갈(24·미국)을 상대했다. UFC에서 눈에 띄는 강자를 만난 것은 아니지만, 브룩스에게는 UFC에서 활동할 역량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어려운 시험무대였다.

결과는 참담했다. 갈은 공이 울리기 무섭게 테이크다운에 성공했다. 갈은 잠시의 틈도 주지 않고 파운딩을 퍼부었다. UFC 경험이 일천한 브룩스는 투지로 버텨보려 했지만 전세를 뒤집지 못하다가 리어 네이키드 초크에 걸려 탭을 쳤다. 갈은 프로 무대서 거둔 3승 모두를 서브미션으로 따냈다.

브룩스의 타격을 기대했던 팬들은 너무나 아쉬워했다. 단 한 번도 공격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쉬움은 배가 됐다. 갈 보다 브룩스에게 더 많은 관심이 모아졌던 매치였다. 데뷔전을 치르는 신인이지만 브룩스가 세계 최고의 메이저 프로레슬링 단체 WWE를 대표했던 빅네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듯 2014년 12월 UFC와 계약할 당시부터 화제가 됐다. 지난해 10월 어깨 부상으로 데뷔전이 연기되자 악플 세례를 받는 등 과거 킴보 슬라이스(42·미국)처럼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레스너와 비교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브룩스가 프로레슬링에서 남긴 업적은 상당하다. TNA, ROH 등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고, WWE에서 월드 헤비웨이트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감았으며 인터콘티넨탈 챔피언, ECW(WWE가 일시적으로 운영했던 TV프로그램) 챔피언, 태그팀 챔피언 등 각종 타이틀을 휩쓸었다.

상대를 어깨에 들쳐 멘 후 떨어뜨리면서 머리 쪽은 무릎으로 가격하는 ‘고 투 슬립(GTS)’과 팔과 목을 동시에 압박하는 서브미션 기술 ‘아나콘다 바이스’는 브룩스의 대표적인 무기였다. 선역과 악역을 번갈아 소화할 만큼 연기력도 뛰어났다. 타고난 프로레슬러라 할 수 있다.

UFC와 계약을 맺은 순간부터 브룩스의 상품성을 의심하는 이들은 없었다. WWE 슈퍼스타 출신인 데다 마이너에서 메이저단체까지 차근차근 쌓아온 프로레슬러로서의 쇼맨십은 더 이상 검증이 필요 없었다. 브룩스는 팬들의 주목을 끌고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문제는 성적이었다. 레스너가 빠른 시간내 UFC 헤비급 인기스타가 된 배경에는 캐릭터도 있지만 무엇보다 성적이 받쳐줬기 때문이다. 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입만 살아있는 유형이라면 UFC에서 몇 경기 버티지 못하고 팬들에게 외면을 당한다.

레스너는 무시무시한 신체조건 외에 학창시절 NCAA 레슬링 전국대회 우승에 빛나는 수준 높은 레슬링 기량을 갖추고 있었다. 반면 브룩스는 순수(?) 프로레슬러다. 프로레슬링 외에 내세울만한 운동경력이 없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브룩스의 UFC 데뷔전은 ‘혹시나’가 아닌 ‘역시나’로 귀결됐다. 뛰어난 상품성 덕에 한두 차례 더 기회는 잡겠지만, 데뷔전에서 드러난 실력을 감안했을 때 기대치는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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