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아]슈틸리케호, 최약체에 0-0 무승부 치욕..본선행 노란불

김현기 입력 2016. 9. 7. 06:01 수정 2016. 9. 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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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기성용이 6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세렘반의 투안쿠 압둘 라흐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 시리아와 경기에서 헤딩슛을 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한마디로 창피한 경기였다.

70%를 오간 볼점유율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축구가 최약체 시리아에 질질 끌려다녔다. 위협적인 장면은 한국보다 오히려 시리아가 더 많이 연출했다. 결국 득점 없이 비겼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세렘반 의 투안쿠 압둘 라흐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에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끝내 0-0 무승부로 전·후반 90분을 마쳤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5위로 최종예선 A조 6개국 가운데 가장 낮은 시리아를 맞아 비긴 한국은 1승1무를 기록하면서 향후 본선행에 ‘노란불’이 켜졌다. 시리아는 1무1패다. 비슷한 시간 중국 선양에서 열린 B조 중국-이란 맞대결은 0-0 무승부로 끝나 이란이 1승1무, 중국은 1무1패가 됐다. 한국과 이란이 치고 나설 것으로 보였던 A조는 예상밖 혼전으로 접어들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일 3-2로 간신히 이긴 중국전과 비교해 공격라인은 골격을 유지하고 수비라인은 대거 교체하는 변화를 도모했다. 손흥민이 소속팀으로 복귀한 탓에 빈 왼쪽 날개만 전북에서 뛰는 이재성으로 바꿨을 뿐 원톱 지동원을 비롯해 2선 공격수 구자철과 오른쪽 날개 이청용을 다시 한 번 투입했다. 중앙 미드필더 듀오 기성용과 한국영도 중국전에 이어 선발로 나섰다. 반면 포백에선 레프트백 오재석만 두 경기 연속 슈틸리케 감독 낙점을 받았다. 홍정호가 다치면서 김기희-홍정호 센터백 라인은 김영권-장현수로 변했다. 장현수가 가운데로 이동하면서 오른쪽 수비수는 상주에서 뛰는 이용이 포진했다. 골키퍼도 정성룡에서 김승규로 바뀌었다. 중국전에서 3골을 터트린 공격수들을 신뢰하면서 수비라인을 재정비하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생각이었다.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6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세렘반의 투안쿠 압둘 라흐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 시리아와 경기를 시작하며 애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그러나 들어맞지 않았다. 결과는 물론 내용도 엉망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시리아전을 준비하면서 “직선적인 공격으로 상대 문전을 파괴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그런 장면은 전반 초반 몇 차례를 제외하고 하나도 나오질 않았다. 한국은 거꾸로 하프라인 뒤에서 수비수들이 올리는 의미 없는 긴패스에 의존하다 화를 자초했다. 동남아 특유의 떡잔디에 패스미스도 속출했지만 그런 조건은 시리아도 마찬가지였다. 시리아는 오른쪽 날개인 마흐무드 알 마와즈를 중심으로 한 날카로운 역습으로 ‘슈틸리케호’를 괴롭혔다. 골키퍼 이브라힘 알 메흐는 후반 들어 틈 날 때마다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지능적인 시간 끌기로 태극전사들 속을 태웠다. 리우 올림픽에서 맹활약한 황희찬과 권창훈이 후반 중반 연달아 투입됐으나 효과는 없었다. 이미 시리아는 수비 숫자를 늘려 ‘무승부 굳히기’에 들어간 때였다. 중국전 뒤 슈틸리케 감독이 새로 호출한 스트라이커 황의조는 몸만 풀다 무승부를 맞이했다. 엔트리보다 3명 적은 딱 20명만 말레이시아에 데려간 슈틸리케 감독은 결국 교체카드도 3장을 다 쓰지 못했다. 90분 종료 휘슬이 울리자 떠들면서 기뻐한 쪽은 시리아 벤치였다.

최종예선 1~2차전을 소화한 대표팀은 내달 3일 다시 모일 예정이다. 한국은 내달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예정)에서 중동의 카타르와 최종예선 3차전을 벌인다. 이어 11일엔 A조에서 가장 강한 상대로 꼽히는 이란과 적지인 테헤란 아자디 경기장에서 붙는다. 만만치 않다. 카타르는 비록 1차전에서 이란에 졌으나 2022 월드컵 개최국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축구에 투자를 늘리고 있고, 지난 1월 23세 이하(U-23) 아시아 챔피언십 4위를 차지하는 등 기량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이란은 더 이상 설명이 불필요한 A조 최강이다. 한국은 이란 원정 A매치에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대표팀은 9월 중국전과 시리아전을 이기고 10월 카타르마저 이긴 다음 이란과는 최소 무승부를 챙기는 쪽으로 전략을 짰다.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2014년 9월 출항 뒤 순풍을 탔던 슈틸리케호가 최종예선에서 드디어 고비를 맞았다.

한편 1차전 홈 경기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충격패한 B조 일본은 태국과의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이겨 한숨 돌렸다. 같은 조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라크에 2-1 역전승을 거둬 2연승을 달렸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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