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보약 '꽃차'를 아시나요?

CBS노컷뉴스 김송이 기자 2016. 9. 2. 09: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해독과 폐 건강에 좋아..눈·코·입이 즐거운 '꽃차'의 모든 것
폐를 건강하게 해주고 해독 기능이 탁월한 '도라지꽃차' (사진=김송이 기자)
며칠 전만 해도 폭염에 시달리며 무더위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는데 어느새 날씨가 쌀쌀해졌다.

미처 온도 변화에 적응할 틈도 주지 않은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우리 몸은 감기와 같은 환절기 질환에 걸릴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이때 몸이 변화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보양하는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꽃차'를 마셔볼 것을 추천하고 있다.

꽃차는 홍차나 허브차, 녹차 등의 잎차류와 달리 꽃을 따다가 잘 말리고 숙성시켜 색과 맛·향 그리고 약효까지 극대화한 차다.

이주원 건국대학교 꽃차소믈리에·허브티소믈리에 과정 주임교수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으로 만든 꽃차는 좋은 성분을 많이 갖고 있어 우리 오장육부에 다 좋다"며 "특히 꽃차만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아우라는 '색깔'로 자연 그대로의 색을 이용해 칼라테라피 기능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주원 교수는 "요즘같이 날씨가 급변하는 환절기에는 도라지꽃차를 추천한다"며 "도라지꽃차는 호흡기계를 좋게 만드는 차로 폐를 건강하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특히 여름내 더위에 시달리면서 폐의 진액이 마르게 되는데 폐의 진액이 마르면 얼굴이 푸석푸석해지고 당기게 된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폐를 촉촉하게 해주는 진액이 생기는 차를 마셔야 하는데 그게 바로 도라지꽃과 산초이다"며 "도라지꽃과 산초는 해독기능도 훌륭해 중국에서 날아오는 중금속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 마셔도 좋다"고 설명했다.

◇ 계절별 우리 몸에 좋은 꽃차는 뭐가 있을까?

꽃차의 종류는 약 140여 가지로 색과 맛, 향, 약효가 다 다를 뿐만 아니라 제철과일처럼 꽃차도 나오는 시기가 달라 계절에 따라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다.

또한 꽃차는 약용식물이기 때문에 계절별로 인체에 작용하는 효능도 달라 자신의 몸에 맞게 선택해 마시면 면역력도 높여주면서 건강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위를 따뜻하게 해주는 '매화차' (사진=김송이 기자)
먼저 만물이 소생한다는 '봄'에는 어떤 꽃차가 가장 잘 어울릴까?

이주원 교수는 "봄에 마시기 좋은 꽃차로는 매화차를 추천한다"며 "매화는 성질이 따뜻하다. 위를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에 빈속이나 아침 일찍 마셔도 좋다. 차 색상도 노란색이어서 비위에 좋은 역할을 하는 색깔"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어 "봄에 나오는 꽃들은 앙증맞게 작고 단맛이 나 맛이 있다"며 "매화도 그렇지만 벚꽃 등 봄에 나오는 꽃들은 평균적으로 체리향을 갖고 있어 거부감 없이 마시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주원 교수는 "찔레꽃차도 봄꽃차로 굉장히 좋은데 많이 먹으면 아이들의 키가 커지고 뼈도 튼튼해진다"며 "약선 이론을 보면 봄에 나는 식물들은 겨우내 잠들어있던 대지 기운을 품고 위로 뻗쳐 솟아오른 역동적인 식물로 우리 몸을 해독해준다. 봄꽃차를 마시면 좋은 기운을 섭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이렇게 폭염에 지쳤을 때 몸 안의 더위를 식혀줄 꽃차로는 조릿대 차를 전문가들은 추천하고 있다.

조릿대 차는 속을 냉하게 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예부터 속에 화병이 있을 경우 많이 마셔왔다고 한다.

이주원 교수는 "그러나 몸이 찬 성질인 사람의 경우 조릿대차를 잘못 마시면 체할 수 있다"며 "이런 사람은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는 구절초꽃차를 냉침해 마시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한 "여름철에 삼계탕으로 몸보신을 하듯이 꽃차도 이열치열로 몸을 보양할 수 있다"며 "여름철 몸보신 차로는 면역력을 좋게 하는 겨우살이차와 비타민C가 풍부한 진피차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여름철 몸보신에 좋은 '진피·겨우살이차' (사진=김송이 기자)
앞서 가을에 마시기 좋은 꽃차로 '도라지꽃차'를 추천했지만 가을하면 '국화차'를 빼놓을 수 없다.

국화차는 워낙 옛날부터 약용으로 많이 사용해 사람들에게 익숙하기도 하고 가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꽃차이기도 하다.

이주원 교수는 "국화차는 가을에만 마시는 게 아니라 4계절 다 마셔도 좋은 차"라며 "국화는 우리 몸에 아주 좋다. 동의보감에도 보면 국화차를 오래 마시면 장수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국화차는 가능하면 아침이나 빈속에 마시지 말고 오후 3시 정도에 마시는 게 좋다"며 "오후 3시가 되면 우주의 온 기운이 뜨거워지는데 그때 머리와 상반신 열을 식혀서 아래로 내려주는 게 국화다. 그때 국화차를 마시면 신체가 안정적으로 되면서 머리 아픈 것도 없어지고 밤에도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운 겨울에 마실 꽃차로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차가 좋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는 '생강나무꽃차'를 추천하고 있다.

생강나무꽃은 1~2월에 가장 먼저 나는 꽃으로 제철에 마시기에 아주 좋은 꽃차라고 전문가들은 추천하고 있다.

이주원 교수는 "겨울에 마시기 좋은 차로는 계피를 가향한 겨우살이차를 추천한다"며 "겨울에 만드는 겨우살이차는 임산부에게도 좋고 수유 중에 마시면 아기의 뼈도 튼튼해지고 골격도 딱 잡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꽃차 (사진=김송이 기자)
◇ 꽃차, 내 몸을 잘 알고 마셔야 효능 좋아…음용 시 주의사항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꽃차가 좋다고 해서 한꺼번에 너무 많이 마시면 속에서 탈이 날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이주원 교수는 "꽃차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안 된다. 꽃차 나름대로 약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이 먹으면 탈이 나기 때문"이라며 "내 몸에 맞는 차를 골라 적당량으로만 마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본인의 체질에 맞는 차를 마셔야 하는데 내 체질과 맞지 않는 차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몸이 건강해지기는커녕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예를 들면 우엉차의 경우 면역력을 키우는 데 좋기는 하지만 찬 성질을 갖고 있어 배와 몸이 냉한 사람들이 장기간 복용할 경우 갈수록 몸이 더 나빠지게 된다고 한다.

이주원 교수는 "가능하면 꽃과 내 몸에 대한 지식이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한 달 동안 여러 가지 꽃차를 맛보면서 내 몸에 맞는 꽃차를 찾아보는 방법을 추천한다"며 "이후 한 달 동안 내 몸에 맞는 차를 마시고 석 달째에 접어들게 되면 체질 개선이 되는 등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꽃차를 마신다고 하루아침에 건강이 좋아진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하루 만에 건강이 좋아지려면 약국에서 약을 사 먹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물론 꽃차가 디카페인이면서 건강에 도움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차를 마시면서 우리 건강에 조금 보탬을 준다는 생각으로 마시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 꽃차 직접 만들어 마셔볼까?…다양한 꽃차 만드는 노하우

꽃차는 색과 맛, 향을 모두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만드는 과정에 손이 많이 가는 편이다.

꽃의 종류, 꽃잎의 얇기, 특성에 따라 덕음(로스팅), 찌기, 데치기 등 다양한 제조과정을 거친다. 이런 전문적인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꽃 특유의 색도 살리면서 최상의 맛을 끌어낼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하기에는 전문적인 기술과 지식이 필요해 접근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꽃으로 차를 한 번쯤은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주원 교수는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해 만들 수 있는 꽃차로는 장미를 추천한다"며 "장미는 향이 강하기 때문에 만들기 쉬운 측면도 있고 익숙한 향 때문에 일반인들도 거부감 없이 마실 수 있다"고 추천했다.

'장미꽃차' (사진=김송이 기자)
장미꽃으로 꽃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식용 장미를 구입해 물에 깨끗이 씻어주고 그늘에서 바짝 말려준다.

그늘에 바짝 마른 장미는 햇볕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쬐여서 비타민D가 생성될 수 있도록 하면 장미꽃차가 완성된다.

이주원 교수는 "장미는 에스트로겐 성분이 석류보다 18배 이상 많고, 비타민C도 많다"며 "숙면과 심신안정, 우울증 완화에도 굉장히 좋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미꽃을 활용해 시럽으로 만들면 차로도 마시고 각종 음식에도 첨가해서 먹을 수 있다.

▶ '장미꽃 시럽' 만들기
재료 : 식용 장미꽃, 설탕, 물, 백향과 1개, 레몬

1. 유리병에 장미꽃을 가득 넣어준다.
2. 백향과 과육을 넣는다.
3. 레몬을 슬라이스해 3조각 정도 넣는다.
4. 물과 설탕을 1대1 비율로 넣고 끓인 시럽을 병에 가득 담는다.
5. 3일 정도 냉장고에서 숙성한 후 먹으면 된다.

※도움 : 이주원 건국대학교 꽃차소믈리에·허브티소믈리에 과정 주임교수

이주원 교수는 "차를 배우는 학생에게 ‘꽃차 덕분에 3대가 한자리에 모여 차를 마시며 대화할 기회가 생겨 너무 좋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며 "꽃차를 먹으면 좋은 점이 마음이 여유로워지면서 가족들과 자연스럽게 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다. 꽃차를 통해 가족들이 돈독해지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CBS노컷뉴스 김송이 기자] onlysongyee@cbs.co.kr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