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男과 女] '달의 연인' 감정몰입이 영~ vs 아, 산만해

2016. 9. 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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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관심 속에 공개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고려 남자 이준기(왼쪽 사진)와 21세기에서 온 여자 아이유의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모은다. 사진제공|달의 연인
■ SBS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블랙과 화이트,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남(男)과 여(女), 혹은 여와 남. ‘개취’(개인취향)일 뿐인 각기 시선에
성적(젠더·gender) 기준과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전혀 없다. 생물학적으로 다른 존재들일지언정,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각자의 취향대로다. 두 남녀 기자가 매주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적어도 눈치보며 ‘빨아주기’식 기사는 없다.
엔터테인먼트 각 분야 담당기자들이 ‘갈 데까지 가보자’고 작심했다. 가장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시선을 유지하자며.● 8월29일 첫 방송

극본: 조윤영
연출: 김규태
주연: 이준기, 아이유(이지은), 강하늘, 홍종현

● 줄거리: 21세기에서 고려로 타임 슬립한 여자가 태조 왕건의 아들들과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동명의 중국드라마가 원작이다.
● 돋보이는 영상미와 신선한 내용은 박수 많은 기대를 모은 작품이기에 실망감도 더 컸다. 아직 극 초반으로 향후 내용에 대한 판단은 섣부를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밋밋한 걸까, 임팩트가 없다.

확 시선을 사로잡는 연기자가 없다. 오히려 조금씩 어색한 연기만 있을 뿐이다. 유일하게 사극에 주로 출연해온 이준기만 조금 덜 할까. 그래서 황자들 사이 갈등도 아직까진 감정몰입이 되지 않는다. 자연스레 이후 내용에 대한 호기심도 별로 생기지 않는다.

중국소설과 드라마를 원작으로 했지만 해외 성공도 장담할 수는 없다. 원작에서 황자들이 첩까지 거느리는 모습과는 달리 이 드라마는 한국 정서 등이 반영되며 달라졌다. 고려에 대한 역사적 지식이 풍부하지 않은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질지 불확실하다.

아이돌 그룹 멤버나 팬덤이 강한 연기자가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은 것 외에는 특별한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 스타급 연기자들이 웃통 벗은 목욕신이 잠시 여성 시청자의 시선을 모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절반은 성공했다고 말하고 싶다. 일단 새로운 시도를 한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천편일률적인 드라마 사이에서 신선함을 안기고 있다. 연출자 김규태 PD는 물론 많은 연기자들이 사극에 처음 도전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의상과 세트 등은 중국 사극의 느낌도 물씬 풍기지만 그 나름 새로웠다. 사극의 사전제작으로 다른 드라마에 비해 돋보이는 영상미도 칭찬할 만하다. 이렇듯 신선한 내용의 퓨전사극으로 시청자의 선택권은 넓어진 모양새다.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것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미 중국 동영상업체 유쿠에 회당 40만 달러에 수출하며 앞선 ‘태양의 후예’의 회당 25만 달러를 뛰어넘은 것도 큰 성과임에 틀림없다.
● 4회부터 진짜? 남성 단체 목욕신은 굿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사극을 원하는 시청자에 ‘취향저격’이다. 하지만 사극 특유의 잔잔한 감성을 원하는 시청자라면 고민하길 바란다.

동명의 중국드라마를 원작으로 리메이크한 탓인지 그 색깔이 짙다. 또 랩이 삽입된 노래 등 파격적인 시도까지 그동안의 사극과는 확실히 다르다. 극중 현대에서 고려로 타임 슬립한 해수(아이유)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장면은 낯설지만, 시대의 혼란에 고민하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소소한 웃음을 유발한다.

1회에 등장한 남성 출연자들의 단체 목욕신은 드라마 사상 처음이지 않을까. 누구 하나 복근이 없는 출연자가 없었다. 뽀얀 물을 탄탄한 근육질의 몸에 묻히는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다. 휘날리는 눈을 맞으며 말을 타는 이준기는 멋있다.

하지만 이런 것으로만 후한 점수를 주기에는 2% 부족하단 느낌이 강하다. 일단 경쟁작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의 질주가 시작됐다. 추격하기에도 바쁜데, 내부 정리하는데도 정신없어 보인다. 아이유와 이준기를 포함해 강하늘, 홍종현, 남주혁, 백현(엑소), 서현(소녀시대), 지수, 윤선우 등 모든 등장인물의 에피소드를 풀어내려다보니 산만함을 감추기 어렵다. 어느 한 캐릭터에 집중해야할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

무엇보다 백현과 서현 등 아이돌 가수와 연기 경력이 짧은 신예들이 20부까지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후배들을 이끌어줄 조민기, 박지영, 김성균 등 베테랑 선배들의 어깨가 무겁고, 이들이 중심을 확실히 잡아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바람일 뿐이다. 중국과 동시 방송을 위해 100% 사전제작돼 시청자와 소통하거나 의견을 수렴해 수정하는 작업이 불가능하다. 제작진은 시청자의 불만이 제기되더라도 현실적으로 손 쓸 방법이 없는 셈이다. 사전제작의 좋은 예인 ‘태양의 후예’가 될지, 나쁜 예인 ‘함부로 애틋하게’가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관계자들은 4회부터 드라마의 진면목이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 폄정 아이콘, 이렇게 갑니다
● 히트다 히트 말이 필요 할까요? 눈과 귀가 즐겁습니다.
● 아리까리 지금은 모르겠어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이건 아니야 시간과 돈이 아까울 수 있습니다.

이경후 기자 thiscase@donga.com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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