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추경 공방..與 "응급환자 막아" vs 野 "민생예산 외면"
(서울=뉴스1) 최종무 기자,서송희 기자,김정률 기자,박승희 인턴기자 =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에 따른 지방채무 상환과 개성공단 폐쇄 피해기업 지원 예산을 둘러싼 이견으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가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는 것과 관련 여야는 31일 날선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합의파기를 강력 비판하면서 추경 처리 지연의 책임을 야당에게 돌렸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경은 일반 예산과 다르다. 일반 예산은 100일 동안 내내 토론이 가능하지만 추경은 정말 시급하고 화급해서 특정해 정한 사안"이라며 "이것을 발목잡고 가로막는다면 응급환자의 앰블런스를 앞에서 막고 안 비켜주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야당이) 여대야소 때는 소수의 힘으로 막았고, 이제는 다수의 힘으로 막는다"며 "국회의원 숫자만 갖고도 이런 식으로 국정을 마비시킬 정도로 하면서 국민 고통을 외면한다면 만약 집권할 경우 그 힘을 어떻게 마음대로 휘두를 지 공포와 두려움을 느낄 정도"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또 "(추경 처리 약속을)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시간까지 명시한 것에 사인했다. 이것을 안 지키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의총에서 추인까지 받은 것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앞으로 무슨 협상을 하겠나. 무서운 일이다. 야당이 최고의 실수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야당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분들, 직원 걱정하는 자영업자, 지역 상공인들에게 더이상 잘못하지 마라"며 "경제 살리기, 민생 돌보기를 위해 오늘 중 추경처리에 협조하라. 추경 처리는 두 야당도 각자 의총에서 추인 받은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정 야당 인사에 의해 무산되고 무력화 되는 일이 자꾸 반복된다"며 "야당은 누리과정 예산을 위한 지방 교육채 상환, 개성공단 예비비 등 당초에 없던 새로운 조건을 내걸고 추경을 막아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겨냥해서도 "협상 파트너인 우 원내대표가 참 딱하다"며 "직접 서명을 해서 합의문을 들고가 의총 추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예결위로 넘어가니 또 발목 잡혔다"고 지적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추경 처리 지연은 민생 예산을 증액하자는 자당의 주장을 여당이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여당을 비판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30일) 추경안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해 협상했으나, 유감스럽게도 합의되지 못했다"며 "합의되지 못한 이유는 정부·여당이 민생예산을 증액하자는 우리 주장을 단 한푼도 더 올리지 않는 안(案)을 가져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추경이 구조조정과 관련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는 하나, 결국 많은 국민들의 민생과 관련된 절박한 예산에 대해 야당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협상을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여당이 가져온 예산을 수정도 없이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특히 우레탄 시설 개선 작업이라든가, 6세 이하 아동들의 독감 무료접종 예산이라든가 하는 건 매우 절박한 교육민생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000억원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1조원을 달라는 것도 아니다. 그 예산은 야당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어려운 처지에 있는 민생 예산을 증액하자는 얘기"라며 "부실한 은행 대기업에 수조원 퍼주는 것은 편하게 생각하면서 국민 민생예산 500억, 1000억 증액에 야박하게 구는 정부에 대해 야당이 모른 척 할 수 없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ykj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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