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은 중요하다" 호주 14세 원주민 사망에 분노 폭발

입력 2016. 8. 31. 10:5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차별적 법 적용에 강력 반발..지역주민 300명 격렬시위로 긴장
호주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과정에서 넘어진 한 시위 참가자가 일어서고 있다[출처: 호주 공영 ABC 방송 캡처]

차별적 법 적용에 강력 반발…지역주민 300명 격렬시위로 긴장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 서부의 한 소도시가 최근 한 원주민 소년의 죽음을 둘러싸고 긴장에 휩싸여 있다.

서부 주요 도시 퍼스에서 동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칼굴리-보울더에서는 14살의 원주민 소년 일리이자 다우티가 지난 29일 오전 한 숲에서 숨진 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이에 앞서 인근에서는 오토바이와 픽업트럭 간 사고가 있었고, 이 오토바이는 픽업트럭 소유자가 하루 전 분실한 것이었다.

경찰은 다우티가 훔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중 주인 남성에게 발견됐고, 이 남성은 자신이 몰던 픽업트럭으로 추격해 오토바이를 고의로 들이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인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안이 31일 전했다.

픽업트럭 소유자인 55살 남성은 과실치사 혐의로 30일 지역 법원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이 사건 소식을 접한 원주민 등 지역 주민 300여명은 가해 남성에게 과실치사보다는 더 엄격한 법 적용을 요구하며 이날 법원 앞으로 모여들었다.

일부는 미 경찰들의 흑인들에 대한 과잉대응을 비난하는 시위과정에서 나온 구호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에서 따와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All Lives Matter)라는 깃발을 들고 나왔다.

시위 참가자들은 법원 방청석 입장이 금지되자 흥분, 법원 유리창을 깨고는 거리 시위에 나서면서 경찰을 향해 병과 돌을 던지고 경찰 차량을 훼손했다.

일부 상점 유리창이 깨지고 교통은 마비됐다가 원주민 원로들의 설득으로 시위대는 겨우 해산했다.

이날 충돌로 경찰에서는 12명이 부상하고 차량 5대가 파손됐으며, 시위 참가자 여러 명은 경찰에 체포됐다.

이날 밤에는 사건 현장에서 수백 명이 모인 가운데 추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상황이 예사롭지 않자 이날 밤 퍼스로부터 긴급 증원된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됐다. 주류 상점의 술 판매는 금지됐고, 가해 남성들의 가족은 신변 우려 탓에 지역을 떠났다.

지역의 원주민 원로인 린든 브론리는 "생명이 가혹한 방식으로 다뤄지면서 현 사정은 폭발 일보 직전"이라며 증오를 촉발하는 행위들을 삼가라고 요구했다.

골드러시와 함께 형성된 인구 약 3만명의 이 도시에서 경찰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불신은 수십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고 일간 디 오스트레일리안은 보도했다.

2005년에는 원주민 소년이 명백한 자살 기도로 차량에 뛰어들었으나, 경찰은 이 소년을 고의적인 차량 훼손으로 기소했다.

이듬해에는 16살 원주민 소녀가 다른 소녀를 "추잡한 백인 계집"이라 부르고 발길질을 했다가 신나치 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인종혐오법 위반으로 기소됐다. 하지만 재판에서는 백인 소녀가 먼저 다른 소녀와 그녀의 친구들에게 싸움을 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지역의 원주민 청소년들은 마약과 범죄에 노출되면서 점심 먹을 돈으로 마약을 사는 등 더욱 열악한 환경에 빠져들고 있다고 디 오스트레일리안은 전했다.

cool21@yna.co.kr

☞ 로또 최다 당첨번호는 28·33…"조상꿈 꾸고 1등 당첨"
☞ "예쁜 사람이 옆에 앉아라" 성희롱 장학사, 징계 대신 승진
☞ 부부싸움 중 식당에 남매 두고 떠나…"내 아이들 아니다"
☞ "왜 주차 못하게 해"…관리소장 폭행한 백화점 회장
☞ 美 대학교수직 중단하고 군에 자진입대한 '31살 박 일병'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