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U+, 새 알뜰폰 사업자로 다단계 업체 선정
LG유플러스가 새 알뜰폰 사업자로 다단계 업체를 선정했다. LG유플러스는 권영수 부회장 취임 후 휴대전화 다단계 판매 방식을 버리거나 크게 줄이는 방법을 여러 차례 시사해왔지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다단계 폰 업체와의 계약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본지가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다단계 폰 판매업체인 ACN코리아와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MVNO) 도매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7월부터 알뜰폰 사업자로 망 대여를 시작했다.
MVNO는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는 이동통신망사업자(Mobile Network Operator: MNO)의 망을 빌려 독자적인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즉 알뜰폰 사업을 뜻한다. LG유플러스의 새 알뜰폰 사업자가 된 ACN코리아는 6년 전부터 LG유플러스로부터 유통점 판매계약을 맺고 다단계로 폰 판매를 해온 업체다.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다단계 판매업체 주요 정보’에 따르면 ACN코리아가 전체 다단계 업체 중 매출 순위 7위를 차지했다. 6위를 기록한 다단계 폰 최대판매업체인 IFCI 바로 다음으로 매출이 많았다. ACN코리아의 매출품목 1위는 알뜰폰이었다. 주로 KT 알뜰폰 사업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동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다단계 업체 중 매출 7위를 차지한 곳의 매출품목 1위가 알뜰폰이라는 것은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LG유플러스가 다단계 업체를 알뜰폰 사업자로 선정한 것을 두고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본격적으로 끌어올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032640)의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은 20%에 달하지만 알뜰폰 시장 점유율 7~10% 정도에 머물고 있다. 국내 알뜰폰 시장 점유율은 KT(030200)가 46.3%, SK텔레콤(017670)이 46%로 두 회사가 양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8월 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알뜰폰(MVNO)을 중장기적으로 키워 알뜰폰 시장 점유율 15%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ACN코리아를 통해 알뜰폰에 가입하는 수가 월 평균 2000~3000명 정도는 되는 것으로 안다”며 “이정도 숫자면 장사가 잘 되는 대리점 20개를 운영하는 효과와 맞먹는다”고 말했다.
강신구 LG유플러스 팀장은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사업자에 망을 빌려줄 뿐이지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는다”면서 “ACN코리아가 KT와 알뜰폰 사업을 하면서 매출확대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에 유플러스에도 알뜰폰 사업을 먼저 제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 팀장은 “우리 입장에서도 망 사용 대가료를 받을 수 있는데다 알뜰폰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위원회가 7월부터 다단계 폰 판매 실태 점검에 나서고 있다. 공정거래법 등 관련 법률 준수 여부를 보고 피해 사례가 많은 다단계 업체와 망 대여 계약을 맺을 경우 주의를 주기 위해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사와 계약을 맺은 다단계 업체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후 제재로 시정명령, 영업정지, 과징금 등을 내릴 수 있다.
신현두 한국소비자협회 대표는 “정부의 알뜰폰 육성정책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알뜰폰 사업자 지정 요건이 크게 완화돼 다단계 업체들이 손쉽게 알뜰폰 시장에 진입한다”며 “알뜰폰을 파는 업체가 다단계인지 아닌지를 소비자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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