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시동거는 안철수, 말 아끼는 문재인
문재인, 김부겸 출마 질문에도 '묵묵부답'
안철수 "시대정신 구현해야" 속도전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30일 나란히 부산을 방문하고도 같은 듯 다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8일 광주 무등산을 찾아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 전 대표는 이날 부산에서도 시대정신을 언급하며 대선 행보에 속도를 낸 반면, 문 전 대표는 상대적으로 대선에 관한 언급을 아끼는 모습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더민주 부산·경남지역 의원들과 부산 낙동강 통합 물관리센터를 방문해 녹조현상 등 4대강 사업으로 인한 환경오염 실태를 확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낙동강은 구조상 4대강 사업을 하기 전에도 상수 원수 수질이 좋지 않았다"며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4대강 사업으로 여러 개 보를 설치했으니 수질이 더 나빠졌다"고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 실패를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대선 관련 질문에는 일체 말을 아꼈다. 기자들은 이날 한 일간지가 보도한 문 전 대표의 대선 대비 상경 여부를 물었지만 문 전 대표는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또 이날 더민주 내 대선 잠룡으로 꼽히는 김부겸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경선을 치르겠다며 대선 출마선언을 한 데 대해서도 "저는 듣지를 못해서…"라며 구체적인 의견 표명을 피했다.
문 전 대표가 이처럼 대선에 관해 극도로 말을 아끼기 시작한 이유는 지난 27일 더민주 전당대회 결과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전대 직후 '친문일색 지도부'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자신이 공개적으로 대선을 언급하면 당내 잠룡들의 경선 참여 유인이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지난 2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 전 대표는 이날 부산 서면 신세계문화나눔터에서 열린 전국여성위원회 워크숍에서 "미래를 위해 합리적 개혁세력이 우리나라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며 대선을 적극적으로 거론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수구보수와 낡은진보를 제외하고 합리적인 개혁을 바라는 모든 사람의 힘을 합쳐 우리나라의 미래를 바꿔나갈 것"이라며 "다음 대선은 양극단 대 합리적 세력의 대결이 돼야 한다"고 국민의당이 정권교체 주역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또 "우리가 결핍감을 느끼는 부분을 극복하는 과정에 정치의 역할이 있다"며 "대통령은 시대정신을 구현할 의무가 있다"고 발언, 자신이 시대정신으로 내세웠던 격차해소를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안 전 대표의 본격적인 대선행보를 두고 당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국민의당 소속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지금 대선 얘기를 꺼내는 건 시기적으로 성급해 보일 수 있다"며 자칫 적극적인 대선 행보가 손학규 전 상임고문 등의 합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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