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 떠나보낸' 신동빈, 난제 수두룩

한광범 기자 2016. 8. 30.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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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경영권 분쟁·호텔롯데 상장 등 온통 가시밭길
신동빈(사진 가운데)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9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인원 부회장의 빈소를 다시 찾아 조문한 후 장례식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 사진=뉴스1

30일 고(故) 이인원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 장례 절차가 마무리되며 신동빈(61) 회장은 앞으로 43년간 총수일가를 보좌해왔던 최측근 가신을 잃은채 회사를 이끌어가야 한다. 신 회장 앞에는 검찰 수사, 경영권 분쟁 등 만만치 않은 여러 난관이 버티고 있어 경영 정상화까지는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롯데 비리와 관련해 신 회장이 최종 책임자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며 수사의 최종 타깃이 신 회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신 회장에 대한 소환은 9월 중순 전후로 예상되고 있다. 검찰은 신 회장이 그룹 비자금 조성 등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자살에도 불구 이미 많은 증거를 확보해 혐의 입증에도 자신있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신 회장 소환을 끝으로 롯데 총수일가를 일괄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에 대한 기소는 그룹 경영 자체뿐 아니라 경영권 분쟁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62)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 6월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신동빈 체제의 부도덕성'을 거세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신 회장 신병처리 시 이를 반격 시점으로 삼겠다는 점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신 전 부회장 역시 한국 롯데에서 근무 없이 고문료 명목으로 수백억 원을 챙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전 부회장을 이 같은 혐의로 출국금지했고,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요청할 예정이다. 검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신 전 부회장이 경영권 분쟁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신 전 부회장 측의 입장이다. 그는 출국금지 조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점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신 회장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키며 '아버지 지지'를 명분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후 신격호(94)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이 유력시되는 상황에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현 경영진 부도덕성'을 앞세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법원 후견 여부 판단과 경영권 분쟁은 별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룹 내부 분위기와 현 지분구조 상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절대 신 회장을 이길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인 광윤사를 손에 쥐고 있는 한 경영권 분쟁도 결코 끝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이 같은 이유로 신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회사이다. 롯데는 호텔롯데가 상장 될 경우 경영권 분쟁 종식과 일본계 기업 논란 회피 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롯데홀딩스 지분구조가 쉽사리 바뀌기 힘든 상황에서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계열사 지분을 대폭 낮춰 롯데홀딩스 지배력을 없앤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올 상반기로 예상됐던 상장은 검찰 수사 등의 영향으로 결국 무산됐다. 연내 상장조차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 롯데는 일본 롯데에 비해 매출 규모에서 40배가량 크지만 일본 계열사들의 지배를 받고 있다. 호텔롯데 지분 99.28%를 일본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일본 롯데 지주회사격인 롯데홀딩스 경영권만 차지하면 롯데그룹 전체 경영권 확보가 가능한 구조다. 

신 전 부회장은 역시 일본에서 주로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롯데홀딩스 최대주주(28.1%)인 광윤사의 대표이사 자격으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다툼을 계속하고 있다. 

롯데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 같은 그룹 지배구조가 외부로 드러나며 '일본계 기업' 논란으로 홍역을 겪었다. 유통업을 주로 하는 롯데로선 치명타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며 이 같은 논란을 적극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지배구조 개선 일환으로 약속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서도 호텔 상장은 필수적인 상황이다. 호텔롯데 공모가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호텔롯데 공모가가 올라가기 위해선 면세점사업부 성장이 필수적이다. 호텔롯데 내에서 면세점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매출은 4조3240억원으로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84.3%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3843억원으로 주요 사업부 중 홀로 흑자를 기록했다. 사실상 호텔롯데 실적이 면세점 사업에 좌우되는 구조이다.

롯데는 현재 연말로 예상되는 신규 면세점 특허권 획득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재취득에 실패했다. 월드타워점은 지난 6월 말로 영업을 종료한 상태이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지난해 매출은 6112억원으로 전체 매출 14%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성장세를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롯데는 당초 롯데월드타워 완공과 함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을 백화점, 롯데월드 등과 연계해 대규모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면세점 특허권 반납으로 이 같은 구상의 한 축이 무너진 상황이다. 

업계에선 롯데가 지난해 특허권 취득에 실패한 주된 이유를 두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보고 있다. 올해도 총수 일가 전체가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상황에서 롯데에 대한 여론이 더욱 나빠져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한광범 기자 totoro@sis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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