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오, 단순 개인 성적 그 이상의 특급 가치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2016. 8. 2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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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한화 로사리오(27)가 올시즌 팀 내 최고의 복덩이 역할을 해내고 있다. 단지 실력이 모든 이유는 아니다.

로사리오는 29일 현재 타율 3할2푼7리 30홈런 112타점 71득점 장타율 6할을 기록하며 한화 타선의 중추적 역할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타점에서는 최형우를 밀어내고 당당히 1위로 올라섰으며, 1999년 로마이어가 보유하고 있던 한화 외국인 타자의 단일 시즌 최다 기록(109타점)을 17년 만에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홈런과 장타율 4위, 타율 15위에 놓인 것을 비롯해 멀티히트 역시 44차례(공동 9위)나 기록했으며, 득점권 타율(0.349)에서도 드러나듯 기회의 순간에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미 실력으로는 흠잡을 곳이 없는 로사리오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그러나 로사리오가 한화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유는 단지 실력 뿐 아니라 훌륭한 인성까지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로사리오는 130만 달러의 거액을 받고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5시즌 동안이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으며, 특히 2012시즌에는 28홈런, 2013시즌 역시 21홈런을 때려내는 등 지금껏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화려한 커리어를 갖춘 선수가 로사리오였다.

비록 지난해 뚜렷한 하락세가 찾아왔지만 여전히 젊은 나이였기 때문에 로사리오에게 KBO리그는 다소 좁은 무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팬들 역시 그가 동기 부여를 얻지 못하거나 KBO리그를 만만히 여기는 등 팀 분위기를 해치는 모습을 행여나 보이지 않을까에 대한 걱정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기우일 뿐이었다. 계약 직후 “2016년을 한화와 함께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팀이 우승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목표를 전한 로사리오는 단지 말뿐이 아니라 이같은 다짐을 실현하기 위해 행동으로 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로사리오는 거만함이 아닌 겸손한 모습, 끊임없이 배우고자 하는 열의를 불태웠다. 경기 전 타격 훈련마다 쇼다 코치를 찾아가 스윙 자세를 비롯해 여러 조언을 구하는 모습은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김성근 감독 역시 로사리오의 이같은 모습에 아낌없는 칭찬을 보낸 바 있다. 김 감독은 특타 논란이 제기된 당시 연습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로사리오 역시 한국에서 연습을 많이 한 덕을 본 선수다. 다른 선수들처럼 꾀를 부리지 않고 성실히 따라왔기 때문에 단점을 극복하고 이같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태도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렸다. 실제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에 수많은 헛스윙을 했던 로사리오는 현재 이같은 약점을 상당부분 개선한 상태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그의 겸손함은 경기 중에도 찾아볼 수 있다. 타석에 들어설 때 심판에게 꾸벅 인사를 하는 것을 비롯해 루상에서 상대팀 선수와 만날 때에도 비슷한 반응을 보인다. 상대에 대한 기본적 예절이 배어있지 않을 경우 결코 나오기 힘든 행동들이다.

팀에 녹아드는 융화력 역시 훌륭하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선정될 경우 팀 성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늘 남기는 한편 다음날 선발 투수의 건투까지 빌어줄 만큼 동료들을 챙기려 노력하는 마음이 따뜻하다.

특유의 친화력을 통해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확실히 책임지고 있으며, 경기가 풀리지 않더라도 주변에 짜증을 돌리는 일이 없다. 팀이 필요로 할 경우 다양한 포지션을 아무런 불만 없이 묵묵하게 소화해내고 있다. 도미니카리그에서부터 인연을 맺어온 동갑내기 카스티요를 옆에서 살뜰히 챙겨주는 선수 역시 로사리오다. 전날 30홈런을 때려낸 뒤 김태균과 환한 미소로 포옹을 나누는 모습은 그가 팬들 뿐 아니라 팀원들에게도 얼마나 신뢰를 받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로사리오에게서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소중한 가치는 바로 김태균과의 시너지다. 지난 몇 년 동안 한화 타선을 만나는 투수들은 김태균과 굳이 정면 대결을 할 이유가 없었다. 그 뒤를 받치는 타자들의 기량이 떨어졌기 때문에 ‘거르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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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로사리오가 그 뒤를 든든히 받치면서 이제는 상대 투수들도 김태균과 승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론 김태균의 올시즌 볼넷 페이스와 출루율이 커리어 하이를 향해가고 있을 만큼 여전히 훌륭하지만 풀카운트 승부 끝에 얻어낸 볼넷 수가 급격히 늘어났을 뿐 상대의 노골적인 승부 회피는 확실히 줄어든 편이다.

또한 로사리오의 확실한 득점권 타율과 장타율이 발이 느린 김태균의 단점을 커버하면서 김태균은 득점에서도 개인 최다 기록에 단 8점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 밖에 김태균은 2013시즌을 제외하면 최근 몇 년 간 후반기에 유독 타격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 왔는데 올해는 후반기에 무려 타율 4할2푼6리 8홈런 50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 역시 로사리오가 수비에서 부담을 덜어준 것이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yuksamo@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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