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본관에 갔어야 했다"..최경희 이대총장 뒤늦은 후회

김현섭 2016. 8. 2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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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보사 인터뷰에서 점거 농성 심경 토로
"학생들 '불통'주장엔 틀린 내용도 많다"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그때 (본관에) 들어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이화여대 최경희(55) 총장이 학생들의 점거 농성이 시작될 당시 본관에 가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지난 25일 이대 학내 언론인 '이대 학보'와 가진 인터뷰에서였다. 인터뷰 내용은 29일 발행된 신문에 실렸다.

최 총장은 인터뷰에서 본관 점거 농성이 처음 시작된 지난달 28일부터 경찰병력이 투입된 30일까지 학생들을 찾지 않은 경위를 우선 설명했다. 이 부분은 이대 학생들이 현재 최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핵심 명분 중 하나다.

그는 "(지난달) 28일에는 학교 일로 지방에 있었고 소식을 듣고 새벽에 올라왔다"며 "학교 주변에서 대기하면서 본관에 들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을 했다. 그 당시에 안에 있던 사람들과 몇몇 처장 등이 여러 번 논의를 했지만 그 때마다 본관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 낫다고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신 본관이 아닌 ECC 같은 외부에서는 언제든지 만나자는 논의가 오갔었다"며 "지금 솔직한 심정으로는 당연히 그때 들어갔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최 총장은 이번 사태의 시작점인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뿐만 아니라 취임 후 2년간 '불통 행정'을 지속해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적극 항변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진행한 불통 사례 13가지가 있다는 것을 들었다"며 "그런데 틀린 부분이 꽤 있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성적장학금2 폐지와 같은 경우 2014년 3월 없애기로 이미 결정이 됐고 이는 총장 임기가 시작되기 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4년 7월에 모교인 이대 총장으로 부임했다.

이어 "RC(기숙형 학교·Residential College) 또한 내가 폐지한 것이 아니다"라며 "또한 RC의 철학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학생들의 본관 점거 일주일 만인 지난 3일에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을 전격 철회했다. 하지만 평생교육 단과대학이 '학위 장사'라는 학생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평생교육 단과대학은) 학위 장사가 아니다. 2년6개월이면 학위를 받는다든가 네일아트학과, 이런 얘기는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이런 사업들은 총장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모두 필요한 절차를 거쳐 결정된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오해를 없애기 위해 얘기할 수 있는 자리를 정례화해서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최 총장은 "사퇴는 무책임한 일"이라며 "자리에 연연해서가 아니다. 일단은 책임감 있게 사태를 수습하고 체계화된 정책 시스템 마련을 지금의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나머지는 그 이후에 생각해볼 일"이라고 밝혔다.

이대 학생들은 지난달 28일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을 반대하며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날로 33일째다. 학생들은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이 철회된 후에도 최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점거를 이어가고 있다.

af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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