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원의 뚜벅뚜벅 라틴아메리카] 칠레 ④ 산티아고에서 질곡의 역사를 만나다

입력 2016. 8. 29. 00:07 수정 2016. 8. 2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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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마스 광장 전경.
남북으로 길이 4300㎞에 달하는 긴 나라 칠레. 그 중심엔 수도 산티아고(Santiago)가 있다. 북동쪽에는 해발 6962m에 달하는 남미 최고봉 아콩가구아(Aconcagua)를 거느린 안데스산맥이 도시를 굽어보고 있고, 서쪽으로는 태평양이 펼쳐져 있다. 칠레의 정치·문화·예술의 중심지이자 남미의 대표 도시로서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산티아고는 연중 온화하고 따뜻한 해양성 기후여서 포도가 잘 자라며 해산물 등 먹거리도 풍부하다. 스페인이 남긴 식민지 유산과 과거 원주민의 흔적도 잘 보존되어 있다. 산티아고는 구시가지에 관광 명소가 몰려 있어 이틀이면 충분하지만, 교외의 와이너리를 돌아보거나 발파라이소, 비냐 델 마르 등을 다녀오려면 적어도 사흘을 잡는 게 좋다.
대성당과 아르마스광장.
산티아고 여행의 시작은 도시 중심의 아르마스 광장에서 시작하자. 아르마스 광장은 산티아고 시가 만들어진 1541년부터 칠레 정치, 역사의 중심 역할을 해온 곳이다. 광장에는 독립 기념비와 발디비아 기마상 등이 있다. 광장 서편에는 1558년 완공된 네오클래식 양식의 대성당이 있다. 5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화재와 지진 피해를 수차례 입었으며 지금도 개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다.
쁘레콜롬비노 박물관.
아르마스 광장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쁘레콜롬비노 박물관이 나온다. 칠레에서 꼭 봐야 할 박물관 가운데 하나로 아메리카 전역에서 발현한 4500년 역사의 ‘쁘레 콜롬비안 문명’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전시관은 크게 2개로 나뉜다. 하나는 ‘칠레 이전의 칠레’ 섹션이고 다른 하나는 ‘쁘레콜롬비안 아메리카의 예술’ 전시관이다.
기억과 인권 박물관.
칠레의 역사와 인권에 관심이 있다면 브라질, 융가이 지구의 ‘기억과 인권 박물관’을 찾아가 보자. 아르마스 광장에서 메트로 5호선(초록색)을 타고 퀸타 노르멀(Quinta Normal) 역으로 가면 된다.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이 박물관은 1973년부터 1990년까지 이어진 칠레 독재정권의 인권유린을 기록한 박물관이다. 다양한 영상물과 기록물이 있는데 모두 스페인어로 되어있어서 영어 오디오 가이드(2000페소)를 빌려가는 게 좋다. 3층 규모의 넓은 박물관을 모두 둘러보려면 약 2시간 걸린다.
모네다 궁전 역시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1973년 피노체트의 군부 쿠데타 당시 살바도르 아옌대 대통령이 끝까지 이곳에 남아 저항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05년에 지어진 모네다 궁전은 현재 대통령 집무실로 쓰이고 있다. 일반인은 정문으로 들어가 궁전 외관을 둘러본 뒤 후문으로 나가도록 돼 있다. 반드시 여권을 챙겨가야 한다. 모네다 광장 지하에는 과거 피노체트가 지하 벙커로 사용했던 공간이 있다. 이곳은 현재 모네다 문화센터로 개관돼 연중 다양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내부에 2개의 대형 전시홀과 시네마, 기념품 가게, 카페 등이 있다. 모네다 궁전 인근에 있는 헌법 광장에서는 위병 교대식을 볼 수 있다. 이틀에 한 번,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산타 루시아 언덕.
산티아고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산타 루시아 언덕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과거엔 요새였으나 지금은 공원으로 조성돼 있다. 남쪽과 북쪽에 출입구가 있으며 계단을 오르려면 입구에서 이름과 국적을 적어야 한다. 언덕은 630m 높이로, 전망대까지는 계단도 많고 길이 가파르기 때문에 꽤 힘들다.
산타 루시아 언덕 정상.
아담한 산악열차 ‘푸니쿨라’를 타고 오르는 산 크리스토발 언덕(324m)도 유명하다. 산티아고 북부의 바야 비스타 지역에 있는 언덕으로, 정상부에 올라가면 높이 14m의 하얀 성모 마리아상이 보인다. 푸니쿨라를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다면 인근에 있는 노벨 문학상 수상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집 ‘라 차스코나’를 먼저 찾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네루다의 집 라차스코나.
라 챠스코나는 네루다가 세번째 부인 마틸다 우르티야와 살던 집이다. 바다를 사랑한 네루다는 부엌과 거실 등 집안 곳곳을 배에서 착안한 디자인으로 꾸몄다. 원목 인테리어, 다채로운 색채가 인상적이다. 영어, 스페인어 오디오 가이드 투어가 제공된다. 내부 사진 촬영은 불가능하며 외부 역시 일부 공간만 촬영할 수 있다. 항상 많은 관람객으로 붐비기 때문에 가급적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시간이 남았다면 산크리스토발 언덕을 내려와 바야비스타 거리를 걷거나, 인근의 페트로나토 한인 타운 등을 돌아보자. 점심 또는 저녁시간엔 아르마스 광장 인근의 중앙시장, 메르까도 센트럴로 가서 칠레의 신선한 해산물로 조리한 해물요리를 맛보자. 진한 해물 육수에 조개, 새우 등이 듬뿍 들어간 빠일라(Paila)가 일품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식당보다는 시장 곳곳에 숨어있는 작은 가게들이 비교적 저렴하고 맛도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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