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값, 왜 1000원이나 더 비싸지?"..엔제리너스의 '꼼수'

김진 기자 입력 2016. 8. 2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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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품 추천하고 사이즈 올리면서 금액 ↑ "메뉴판 통해 가격 고지..수익성 노린 것 아냐"
종로구의 한 엔제리너스 매장에서 발급 받은 영수증. 일반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가격인 4300원보다 비싼 5300원이 찍혀 있다. © News1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직장인 김모씨(28)는 최근 엔제리너스 매장에서 받은 구매 영수증을 확인하다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아메리카노의 가격이 최근 마지막으로 마셨을 때보다 무려 1000원이나 더 비쌌기 때문이다.

달라진 점은 직원이 원두와 사이즈를 추천해 줬다는 것뿐이었다. 김씨는 "원두 가격이 700원씩이나 붙을 줄은 몰랐다"며 "게다가 당연하다는듯 '레귤러 맞죠?'라고 묻길래 그게 기본 사이즈인 줄로만 알았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가 아메리카노 메뉴를 최대 1000원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아메리카노는 대부분의 국내 커피전문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대중적인 커피 메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와 광진구의 일부 엔제리너스 직영점·가맹점에서는 4100원짜리 아메리카노 메뉴를 51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우선 기존 원두가 아닌 '이달의 원두'로 변경할 것을 추천하면서 700원이 추가된다. 엔제리너스에 따르면 이달의 원두를 사용한 음료는 Δ아메리카노 Δ카푸치노 Δ카페라떼 Δ아메리치노 4종이다.

이후 레귤러(16온즈·약 475㎖) 사이즈로 주문을 받으면서 다시 300원이 더해진다. 엔제리너스의 기본 커피 사이즈는 '스몰(12온즈·약 355㎖)'이다.

사측은 단순히 신제품을 소개하는 차원에서 추천을 해왔다는 입장이다. 또 최근 대용량 음료를 선호하는 소비 경향을 반영해 레귤러 사이즈를 안내한다고 설명했다.

엔제리너스 관계자는 "메뉴판과 프로모션 안내판을 통해 가격을 안내하고 있다"며 "최근 대용량 커피를 즐기는 고객이 늘어 레귤러 사이즈를 추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같은 사측의 설명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대부분의 커피전문점들이 아메리카노를 4000~5000원대에 판매하고 있어 쉽게 가격차를 인지할 수 없어서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방식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광진구의 한 매장에서 만난 고객 김모씨(28)는 "매일 한두 잔씩 마시는 메뉴라 가격을 따로 확인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며 "큰 프랜차이즈라 믿고 마시는 부분도 있는데 영수증을 받지 않았더라면 끝까지 몰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고객 이모씨(29·여)는 "점심시간마다 자주 와서 사 먹었는데도 알지 못했다"며 "기본 사이즈까지 속이는 건 너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역시 신제품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추천을 할 수는 있지만 기본 사이즈를 고지하지 않는 것은 지나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커피전문점들이 신제품 실적을 위해 고객들에게 이를 추천하곤 한다"면서도 "하지만 사이즈와 추가 가격을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것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오해를 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엔제리너스 관계자는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와 장소에 따라 (가격 인지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라며 "본사 차원의 매뉴얼이 있거나 수익을 목적으로 의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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