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장벽 높인 英 '연간 26조원' 유학생 사업 날릴 판

정혜민 기자 2016. 8. 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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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이튼 칼리지.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지난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이동의 자유'였다. 많은 영국인들이 나라간 국경을 높이기를 원해 결국 영국은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영국 정책이 영국에 손실을 끼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세계의 재능 있는 학생들이 영국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영국 대신 좀 더 학생 편의적인 비자 정책을 추구하는 캐나다와 호주 같은 나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CNN머니가 전했다.

영국 국가통계청(ONS)에 따르면 지난 6월 영국에 들어온 외국인 유학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 줄어든 16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7년 이후 최저치다.

엄격해진 영국의 이민 정책이 유학생 유입을 막은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싱크탱크 공공정책연구소(IPPR)의 크리스 머레이 이민 전문 선임연구원은 "이미 지난 2~3년 전부터 영국 정부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보다 엄격한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 외국인 유학생들은 이제 학업 중에 또는 학업을 마친 뒤에 영국에서 일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테레사 메이 현 영국 총리는 내무장관으로 재직하던 당시 졸업 후 영국에 머무르기 원하는 학생들을 위한 정책을 폐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영국의 외국인 유학생들은 영국에서 일을 하고 경험을 더 쌓기 위해 졸업 후 최대 2년간 머무를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영국 정부가 전반적인 이민 자유도를 낮추면서 이런 권리가 없어졌다.

머레이 선임연구원은 "이것이 '학생들의 도착지'로 유명했던 영국을 바꿔놨다"고 말했다.

영국은 또한 학생비자 정책을 통해서도 외국인 유학생들을 엄중 단속했다. 학생비자로는 일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들은 영국에 있는 동안 불법적으로 취업할 수 밖에 없었다.

외국인유학생이 줄어들면서 연구기관들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대학원생의 약 40%는 유학생들이며, 이들 중 절반은 풀타임 연구과정에 있다.

대학 교육 관련 행동단체인 유니버스티스UK는 영국이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유학지 중 한 곳 이지만, 뛰어난 인재들을 유치하기에 필요한 혜택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니버스티스UK 대변인은 "인기 유학처로써의 영국 지위를 향상시킬 방법을 찾는 것은 브렉시트 이후 영국에 가장 중요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유학생들은 영국 내 대학들의 필수적인 수입원이다. 유학생들은 영국 및 유럽연합(EU) 학생들 보다 더 비싼 등록금을 지불하기 때문이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2012년 외국인 유학생들은 영국에 약 180억파운드(약 26조원)의 경제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머레이 선임연구원은 "외국인 유학생들은 학교 주변지역에도 돈을 끌어다 준다. 왜냐면 유학생들은 아파트를 빌리는 등 돈을 쓰기 때문이다. 이들은 유학을 오기 전, 자신들이 학업하기에 충분한 돈이 있다는 점을 은행 계좌를 통해 증명해야 한다. 따라서 유학생들이 영국 납세자들에게 손해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국에 오는 외국인유학생들 중 대다수는 유럽 밖의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다. 올해 6월까지 약 1만4000명의 미국 학생들이 영국을 찾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중국이 많은 학생들을 영국에 보냈다.

heming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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