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굴욕외교에.. 차이잉원 지지율 추락

2016. 8. 2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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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첫 여성 총통 취임 100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25일(현지시간) 남부 핑둥 공군기지를 방문해 대만 최대 연례 군사훈련인 ‘한광훈련’에 참여한 장병을 격려하고 있다. AP뉴시스

대만 첫 여성 총통 시대를 연 차이잉원 정부가 27일 출범 100일을 맞지만 유례없는 지지율 하락세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인사와 정책의 난맥상에 미국 눈치 보기 외교에 대한 우려가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차이 총통은 경제전문가인 린취안 전 재정부장을 행정원장(총리)으로 기용하며 의욕적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차이·린 체제에 대한 실망감은 여론조사 결과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여론조사 기관 지표민조(指標民調)의 지난 15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차이 총통의 신임도는 49.2%, 국정수행 만족도는 45.5%로 취임 이후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 허니문 기간임에도 지지도 50% 이하는 이례적이다. 특히 린 행정원장 평가에서는 ‘불만’(40.4%)이 ‘만족’(37.3%)보다 높은 ‘데드 크로스’가 발생했다.

대만에서 유행하는 신조어 ‘파자이완(髮夾彎)’은 민심 이반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이리저리 꼬인 머리핀을 의미하는 파자이완은 차이잉원 정부의 인사와 정책에 대한 불만이 담겨 있다.

대만 언론은 차이 총통의 용인술을 “천수이볜 정권 아니면 국민당 정권의 옛 관료만 재등용시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천수이볜 정권 당시 재정부장을 지낸 린 행정원장은 대만의 일본군 위안부 일부가 자원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가 사과하는 등 구설에 휘말렸다. 장기간 중단했던 원자로의 재가동이나 국도의 휴일 유료화 여부도 결론을 못 내리고 우왕좌왕하고 있다.

특히 대만 경제가 3분기 연속 성장률이 후퇴해 장기 침체를 걱정해야 할 처지지만 재정지출 확대를 주장하는 대만 중앙은행과 균형예산을 강조하는 정부 사이에 엇박자까지 일어났다.

헤이그 국제중재재판소(PCA) 판결로 남중국해에서 대만이 실효지배 중인 타이핑다오(太平島)가 ‘섬’이 아닌 ‘암초’로 격하된 이후 대만 정부의 태도도 큰 실망감을 안겼다. 특히 최근 타이핑다오에서 시위를 벌이던 어민들이 처벌받은 사건은 여론이 결정적으로 등을 돌린 계기가 됐다. 대만 민보의 난팡숴 주필은 최근 홍콩 명보 기고문에서 “미국의 압력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서 “차이잉원 정권이 반중·친미로 국격을 스스로 버렸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차이 총통은 타이핑다오를 방문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방문 계획에 입을 닫고 있다.

차이 총통은 취임 100일을 맞아 여론 반전의 돌파구 찾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었던 타이핑다오가 오히려 반전카드가 될 수 있다. 지표민조의 여론 조사가 발표된 직후인 지난 16일 예쥔룽 내정부장이 타이핑다오를 찾은 것은 차이 총통 방문의 예고편일 수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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