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사태 30일..이례적 학내분규 장기화, 출구 있나

김현섭 2016. 8. 2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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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과 이대 학생들이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이삼봉홀에서 열린 '총장과의 열린 대화 첫 마당 : 학생과 함께하는 소통의 장'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2016.08.24.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에서 이화여대 졸업생들이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 후 사퇴 촉구 서명서 전달을 위해 본관으로 향하고 있다. 이날 이화여대 졸업생들은 이화의 발전을 바라는 이화인들의 성명서를 발표 후 졸업생들이 서명한 총장 사퇴 촉구 서명지를 최경희 총장에게 제출했다. 2016.08.25.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최경희 총장 사퇴 촉구 행진을 마친 뒤 ECC에 모여 집회를 하고 있다. 2016.08.13. kkssmm99@newsis.com

최경희 총장·농성 학생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아
감금 혐의 학생 법률 지원 등 학교 측 '성의' 주목
"총장 사퇴 대안 아냐"…꿈틀대는 재학·졸업생 여론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이화여대 사태가 26일로 정확히 30일째를 맞았다.

최경희 총장이 사퇴해야 본관 점거를 풀겠다는 농성 참가 학생들과 사퇴에 대해서만큼은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최 총장 모두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여전히 '출구'는 요원해 보이는 상황이다.

◇평생교육 단과대학 철회하자 '총장 사퇴'로 노선 바꿔 = 농성이 이처럼 장기화된 이유는 학생들이 '총장 사퇴'라는 '2차 목표'를 꺼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시작한 본관 점거를 통해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철회'라는 '1차 목표'를 예상 외로 빨리 이뤄냈다.

최 총장은 본관에서 46시간 동안 나오지 못한 평의원회 소속 교수 및 교직원 5명을 구출하기 위해 공문으로 경찰 병력을 요청했고, 서대문경찰서는 1600여명을 학내에 투입했다.

당시 점거 학생이 200여명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학교를 바라보는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됐고, 결국 학교는 농성 일주일 만인 지난 3일 아침 긴급회의에서 평생교육 단과대학 철회를 결정했다.

이렇게 마침표를 찍을 것 같았던 이대 사태는 이날 저녁 열린 졸업생 시위를 계기로 장기화로 접어들었다.

3일 오후 8시부터 1만여명(학생 추산)이 열린 이 시위에서 졸업생들은 그 전까지 본관 점거 학생들이 거론하지 않았던 총장 사퇴 요구 구호를 들고 나왔다.

농성 참가 학생들은 이날을 기점으로 노선을 '총장 사퇴'로 전환하며 본관 점거를 이어오고 있다.

최 총장은 이날 이후 감금 혐의 학생들의 처벌 불원 탄원서 제출, 경찰 투입 사과, 본관 방문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퇴에 대해서만큼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최 총장이 이날까지 본관을 방문하거나 공문 등을 통해 직접 대화를 제의한 횟수는 총 12회, 본관 점거 농성 해산 및 업무 정상화 협조 요청은 10회에 이른다.

재학생들은 대화 방식으로 '서면' 만을 고집하고 있고, 총장이 사퇴해야만 점거를 풀겠다는 입장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학교, 학생들과 거리감 좁히기…'사퇴 반대' 여론 변수 = 최 총장과 학교 측은 학생들과 멀어진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학교가 감금 혐의로 경찰 소환 통보를 받은 학생들을 위해 법률 지원을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 총장은 지난 24일 ECC 이삼봉홀에서 열린 '총장과의 열린 대화 첫 마당: 학생과 함께하는 소통의 장'에서 "변호사 자격의 법대 교수 및 동문을 확보해 해당 학생들에 대한 법률 지원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 교수와 교직원을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 측이 나서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학교는 본관 안전점검 협조 요청 7회, 총 시위 안전 협조 1회, 임시진료실 설치 및 부속 목동병원 진료 지원 안내 3회 등을 실시하기도 했다.

뚜렷한 출구는 보이지 않지만 사태의 핵심 관건인 총장 사퇴에 대해 재학생·졸업생의 의견이 갈라지고 있는 것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행사장에선 피켓을 들고 입장한 노동자그룹 연대 소속 이대 학생 3명이 계속해서 "총장 사퇴"를 주장하자, 일부 학생이 "총장 사퇴만 주장하는 것 역시 불통 아니냐"며 따져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대화에 나온 이대 재학생은 2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학생 참여율이 저조했다. 하지만 그동안 최 총장 퇴진 일변도였던 학생 측 내부 기류에 꿈틀대는 변화 조짐이 있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회원이 20만여명인 이화여대 총동창회는 "총장 사퇴는 사태 해결의 대안이 아니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내기도 했다.

이화여대 총동창회(회장 김영주)는 24일 '이화를 사랑하는 이화동창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호소문에서 "지금 진정 필요한 것은 총장 사퇴가 아니라 학교와 학생들이 대화를 통해 학교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f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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