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 "건국절, 친일 매국노 후손들이나 하는 소리"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16. 8. 2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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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국이 48년이면 친일은 묻혀
- 역사교과서 ‘건국’ 표현, 주시 중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능진 광복회 이사(전 독립기념관장)

건국절 논란이 뜨겁습니다. 대한민국의 생일은 이승만 정부가 출범한 1948년 8월 15일이다. 그날을 건국절로 지정하자. 이렇게 새누리당이 논의를 공식화하면서 이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거죠. 건국절 법제화에 찬성하는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 인터뷰는 어제 들었고요. 오늘은 절대 안 된다. 성명까지 낸 분들입니다. 광복회를 연결해 보죠. 광복회의 김능진 이사. 김능진 이사는 독립기념관장을 지냈고요. 독립운동가 김병우 선생의 손자이십니다. 직접 만나보죠. 김능진 이사님 안녕하세요.

◆ 김능진>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광복회가 독립운동가들과 후손들의 모임인 거죠?

◆ 김능진>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몇 분 정도 계세요?

◆ 김능진> 회원이 수권자가 한 7000명 넘는 분들이 계시고요. 생존 독립 운동가가 지금 일흔 한 분 정도 계십니다.

◇ 김현정> 이승만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의 생일, 건국절로 정하자. 이 주장 듣고는 어떠셨어요?

◆ 김능진> 글쎄, 아주 개탄스러운 일이고요. 전혀 우리나라에 불필요한 옳지 못한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왕에 여권에서 이런 논란의 불을 지폈기 때문에 정식으로 한번 해 보자. 그리고 이것에 대해서는 저희 광복회에서도 1948년이 아니고 임시정부가 시작된 1919년 4월 13일 이날을 건국일로 하는 법안을 내보자 이런 의견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1919년 4월 13일을 건국절로, 건국절을 정말 만들 거라면 그날로 만들자는 법안을 제안하실 거라고요?

◆ 김능진> 제안하자는 의견이 있기 때문에 많은 중의를 모아봐야 되겠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 얘기는 지금 처음 듣는 얘기인데 알겠습니다. 그런데 건국절을 48년 8. 15로 지정하자고 하는 측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우리가 인정 안 한다는 게 아니다, 다만 임시정부는 영토도 없고 주권도 없고 국제적인 인정도 받지 못했는데 어떻게 그때를 대한민국 국가가 시작된 날로 볼 수 있겠느냐 대한민국으로 볼 수 있겠느냐’ 이렇게 주장을 하던데요.

◆ 김능진> 그게 바로 우리 역사를 남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잘못된 역사인식에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각 나라마다 역사도 다르고 환경도 다르고 건국의 동기, 원인이 다 다르지 않습니까?

◇ 김현정> 다르죠.

◆ 김능진> 지구상의 어떤 나라가 그런 걸 다 갖추고 건국된 나라가 있습니까? 예를 들어 미국을 보자고요. 미국이 1776년에 미합중국이라고 독립선언을 발표했는데 그 당시 미국은 영국 식민지이고 국가나 영토나 주권,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국제적인 인정도 그때 전쟁 때 프랑스 한 나라뿐이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사람들은 독립기념일을 미국의 출발로 여기고 자랑스러워하고 기념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진짜로 임시정부가 그 당시 국제적으로 인정을 못 받기는 못 받았습니까? 사실 관계는 어때요?

◆ 김능진> 사실관계는 최소한 미국보다는 우리가 더 많은 국가의 지지를 얻었죠. 예를 들면 그 당시 중국의 호법정부가 있었는데 그 중국 호법정부가 러시아의 레닌 정부, 프랑스, 폴란드의 망명정부, 또 리투아니아 정부 이런 데서 다 우리 임시정부를 인정했습니다. 또 이 사람들이 보면 건국절 없는 나라가 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 알량한 애국심을 자꾸 자극해서 내용을 잘 모르는 국민들 지지를 얻어 보려는 그런 짓을 하고 있는데요. 세계 최강 미국이 건국절이 있습니까? 독립기념일만 있어요. 미국에 독립기념일만 있어 가지고 미국 국민들이 그걸 창피해합니까?

◇ 김현정> 그러면 왜 자꾸 이렇게 건국절 법제화, 48년 8월 15일이 중요하다, 우리 생일이다 이런 얘기가 자꾸 왜 나온다고 생각하세요?

◆ 김능진>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은 우리나라 또 우리 사회가 제대로 친일을 청산하지 못한 데 그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 건국절 주장하는 사람들이 소위 ‘건국’ 70주년이 되는 해인 201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지정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요. 그러니까 그 입장에서 보면 지금 시간이 별로 없는 거겠죠.

◇ 김현정> 그런데 건국절을 48년으로 하면서 주장하는 이유는 그들이 이제 친일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서란 얘기도 하는데 어제 심재철 의원은 저희 인터뷰에서 그러셨어요. 그렇게 얘기하는 것은 견강부회, 억지다. 건국을 강조한다고 해서 우리가 독립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 임시정부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친일단죄는 단죄고 건국은 건국이다, 이렇게 이야기 하시던데요.

◆ 김능진> 그게 바로 친일 매국노 후손들이 하는 소리 아니겠습니까? 제가 그분이 친일 후손이라는 소리는 아니고요. 그 뒤에 그런 사람들이 들어 있다는 게 우리 생각입니다.

◇ 김현정>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 김능진> 어떻게 친일 청산은 친일 청산이고 건국은 건국이고. 따로 이게 이야기가 될 수가 없죠. 그럼 건국이 만약에 1948년에 됐으면 그전에 친일 한 건 다 묻히죠. 나라가 없었는데 그게 무슨 친일이 문제가 되겠습니까? 우리가 다 일본 사람인데, 일본 사람이 일본을 위해 애쓰는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 김현정> 48년을 대한민국의 시작이라고 보는 순간 그전의 임시정부가 노력했던 그 모든 기간들은 일본의 것이 돼버리면서 그 당시 일본을 위해 부역했던 사람들, 친일파들도 그게 친일이 아닌 자연스러운 행동이 돼버리는, 그런 식으로 해 과거를 지운다 이 말씀이세요?

◆ 김능진> 그렇죠. 그리고, 국회부의장이 ‘견강부회’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제가 그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광복회는 모든 생존 독립투사 분들 또 그 후손들이 모여 단체를 이룬 곳입니다. 광복회 성명서는 모든 독립지사님들의 의견을 모은 결과로 봐야 되는데 국회부의장이 그 의견에 대해 견강부회라니, 이게 무슨 소리인지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그런 말은 자기들 정치인들끼리 싸울 때나 하는 소리지 생존 애국지사님들한테 할 소리가 아니죠. 사죄해야 마땅하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견강부회라는 용어를 어떻게 그분들께 쓸 수 있느냐. 이것은 사죄해야 될 정도의 사안이다.

◆ 김능진> 광복회 이사로서 공식적으로 드리는 말씀은 아니고요. 저의 개인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군요. 그런데 한쪽에선 이런 얘기도 합니다. 1919년을 건국으로 본다면 1919년부터 45년까지 독립운동이라는 걸 한 것은 어떻게 설명이 되느냐. 독립운동을 했다는 건 역으로 생각하면 우리나라가 없었다는 의미 아니냐, 이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 김능진> 그건 저희 생각으로는 말장난 같은 것에 지나지 않다고 봅니다.

◇ 김현정> 말장난.

◆ 김능진> 예를 들면 작년에 암살이라는 독립운동 영화를 보면 과거 친일 매국노들이 우리 독립투사들 고문하고 그러면서 아주 비웃지 않습니까? 왜 되지도 않는 독립운동에 목숨을 걸고 돈을 걸고 피를 흘리느냐, 비웃었죠. 지금 해방 이후 70년이 넘었는데 딱 그 후손들 같은 소리 아니겠습니까? 말하자면 그 당시와 같은 그런 소리로 비웃는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이것은 비웃는 말장난이다,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는 말이다, 이렇게 보시는군요.

◆ 김능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는 1919년 3월 1일날 독립선언을 했고요. 바로 그 다음 달 4월에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하는 국가를 수립했고요. 또 임시정부를 수립을 한 후 독립운동을 통해 우리가 굳건한 광복을 성취를 했고요. 1948년 8월 15일에 정부 수립이 완성이 된 겁니다. 그런데 이 주장하는 분들 국민들한테 욕먹을 것 같으니까 말을 안 하는데요. 속으로는 대한민국이 독립운동해서 독립적인 나라가 된 게 아니다, 그게 있습니다. 미국이 전쟁에 이겨서 독립된 거다. 독립운동 한 사람들이 뭘 했냐. 그게 밑에 깔려 있기 때문에 광복회가 그걸 알기 때문에 화를 내는 것입니다.

◇ 김현정> 2차대전 일본 땅에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져서 우리가 독립이 된 거지, 열강들 덕분에. 독립운동가가 한 게 뭐 있냐, 임시정부가 한 게 뭐 있냐. 그것을 어떻게 보면 짓밟고 싶은 그런 마음이 숨어 있는 거 아니냐 의심하신다는 말씀이에요.

◆ 김능진> 의심이 아니라 그런 소리를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죠. 그리고 바로 그 점 때문에 이승만 대통령도 1948년 8월 15일을 정부수립이라고 하고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안 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면 결국은 미국이 전쟁에 이겨서 독립된 나라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이승만 대통령도 1919년을 ‘민국’ 원년으로 삼은 것이죠.

◇ 김현정> 사실은 이승만 정부조차도 제헌헌법에서 임시정부를 우리 국가의 출범으로 보고 있죠. 그런데 지금에 와서 왜 우리가 건국절을 다시 48년이라고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려고 하느냐, 그 말씀이시네요.

◆ 김능진> 그렇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지금 역사교과서도 곧 나오거든요, 국정교과서. 여기에 대해서는 광복회, 어떤 입장이십니까?

◆ 김능진> 지금까지는 광복회에서는 거기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안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제대로 된 역사교과서를 만들어주세요 하는 의미였는데. 제가 볼 때는, 지금부터는 좀 정부 여당이 어떻게 나갈 건가 하는 게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태도가 달라져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사실 광복회는 지금까지 국정교과서에 대한 특별히 입장을 내놓지 않고 지켜보자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부터는 방향이 좀 이쪽으로 잡히는 건가, 덜컥 많이 걱정이 되시는 건가요?

◆ 김능진> 걱정되는 정도가 아니고요. 초등학교 교과서에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수립되었다, 이렇게 써 있습니다. 그러니까 양쪽 주장을 두 줄 속에 다 담은 거죠.

◇ 김현정> 혼합해서 넣는 방식.

◆ 김능진> 말도 안 되는 그런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수능시험을 본다면 정답이 두 개가 되는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끝으로 이사님, 광복회를 대표해 오늘 어렵게 나오셨으니까 국민들께 지금 듣고 계신 청취자들께 드리고 싶은 한 말씀 있다면 짧게 해주시죠.

◆ 김능진> 건국절 문제는 보수 대 진보의 논쟁이 아닙니다. 우리 광복회 회원의 절반 이상은 보수적인 입장에 가까운 분들입니다.

◇ 김현정> 정치적으로는.

◆ 김능진> 그런데도 전원이 건국절엔 절대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잘 알아주셨으면 하고요. 우리 국민들께서 애국가 들으시면서 더운 심장 경험하긴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한 번이라도 그런 경험을 가진 분들이라면 꼭 그제 발표된 광복회 성명서를 찬찬히 읽어봐주셨으면 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역사 문제는 진보냐 보수냐, 정치적으로 이념적으로 재단할 수 없는 문제다. 이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광복회 김능진 이사, 고맙습니다.

◆ 김능진>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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