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수 '헐값 전세'..'93평 1억9천만원' 7년간 한푼도 안올라
[한겨레] 농협 특혜대출 논란 해운업체와
‘갑을’관계인 업체 소유 용인 아파트
대출 시점·김후보 입주시기 일치
야 “전세혜택 받고 특혜대출” 비판
김 후보 “1층인 데다 장기간 공실” 해명
부동산업자 “특별관계 아니면 불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농식품부 고위직으로 재직하던 시기 한 해운중개업체 소유의 아파트에서 헐값으로 전세살이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야당은 김 후보자가 전세 혜택을 받은 뒤 관련 업체가 특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개입했을 가능성에 주목하며 공세에 나섰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정책조정회의에서 “김 후보자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용인의 93평 아파트에서 전세금 1억9000만원에 단 한번의 전세금 인상 없이 거주했다. 현재 이 아파트의 시가는 8억원이고 전세는 5억여원에 이른다”며 ‘헐값 전세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김 후보자는 2007년 8월부터 2014년 6월까지 경기도 용인 수지구 성복동의 ㅇ아파트 93평형 1층에서 전세를 살았다. 케이비(KB)부동산 자료를 보면, 김 후보자가 입주한 2007년 8월 이 아파트의 시세는 하위 평균을 기준으로 2억4천만원, 2012년 9월에는 2억6500만원, 2014년 6월에는 3억1500만원이다. 김 후보자는 당시 시세보다 낮은 금액으로 입주해, 7년 동안 계약 갱신을 하면서도 최초의 전세금액을 계속 유지한 셈이다.
이에 김 후보자는 해명자료를 내어 “전세금액이 저렴한 까닭은 위치가 1층이고, 장시간 공실이었기 때문”이라며 “(7년 동안) 장기간 임대료를 올리지 않은 이유는 동 아파트의 전세계약 시와 거주기간 동안 전세 시세가 특별히 차이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또 “전세금 인상 요구는 있었으나, 사정을 설명하여 당초 계약대로 거주하게 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용인의 한 부동산 업자는 “7년 동안 인상 없이 1억9천만원을 주고 살았다면 아파트 소유주와 아주 특별한 관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한정 의원은 ‘헐값 전세’가 가능했던 이유와 관련해, 해당 아파트 소유자와 김재수 후보자의 업무상 관련성을 의심했다. 김 의원은 “해당 아파트 소유주는 해운중개업체인 ㅈ기업으로 창업 초기 선사인 ㅊ해운의 중개물량을 몰아받아 급성장한 회사이며, 농협은행은 ㅊ해운에 4032억원을 (특혜성) 대출해준 바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문제는 농협이 ㅊ해운에 대출해준 시점이 김 후보자가 아파트에 입주한 시기라는 점”이라며 “결국 ㅈ기업은 후보자에게 부동산 특혜를 주고 김 후보자는 농협에 (ㅈ기업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ㅊ해운에) 대출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ㅈ기업의 대표는 2010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사업 분야로 진출할 때 불안감이 있었다. 초반에 확고한 기틀을 잡도록 해준 ㅊ해운에 정말로 감사를 드린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만큼 ㅊ해운과 특별한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ㅊ해운은 김 후보자가 이 아파트에 전세 입주한 2007년 2500억원을 대출받고, 2008~2009년 추가로 100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시기 김 후보자는 농업연수원장,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장,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냈다. 김한정 의원은 “특히 2008년, 2009년 추가 대출은 타 은행들이 대출을 해주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집주인의 직업 등 신상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였으며, 농협은행의 대출에 전혀 관련이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말했다. 부동산 특혜 및 부실대출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ㅈ기업, ㅊ해운과의 관련성 모두를 부인한 것이다.
하지만 ㅇ아파트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김 후보자가 용인의 아파트에 거주하던 시기(2007~2014년) 중 2012년까지 이 아파트는 ㅈ기업의 대주주 가운데 한 사람인 이아무개씨가 소유했고, 2012년에는 ㅈ기업이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또 등기부에는 2007년에 이미 ㅈ기업을 채무자로 하는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어 세입자인 김 후보자가 이씨나 ㅈ기업과 관련해 알지 못했다는 것은 일반적인 부동산 거래의 상식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하어영, 용인/김기성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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