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진제 폭탄 걱정돼서"..한전에 하루 9만건 민원 폭주

최훈길 2016. 8. 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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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콜센터에 8월 일평균 8만9000건 문의 전화한전 지사에도 몰려.."여성 상담사, 누진제 불똥 맞아"8월 고지서 발송 앞두고 급증..한전, 비상근무 돌입전문가들 "정책 혼선·실패로 인한 예견된 결과"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찜통더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전력(015760)에 ‘누진제 요금 폭탄’을 우려하는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콜센터에만 하루 평균 9만건 가량의 문의 전화가 몰리고 있다. 8월 사용분 고지서를 받는 내주부터는 전기료 폭탄에 항의하는 민원이 더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한전에 따르면 콜센터(123)에 8월 들어 하루 평균 8만9000건의 문의 전화가 접수됐다. 평상 시보다 2만 건 가량 폭증했다. 콜센터 상담사(정원 928명) 한 명이 매일 100여통의 전화를 받는 셈이다. 문의가 폭주하자 “지금은 통화량이 많아 연결이 안 되고 있다”며 통화 연결조차 힘든 실정이다.

전국의 한전 지사로 몰리는 전화까지 포함하면 누진제 요금 관련 문의와 민원 전화가 하루 평균 10만 건을 넘어섰다.

한전 서울지역본부 관계자는 “콜센터에서 문의 전화를 모두 소화하지 못하니까 지사로도 전화가 밀려오고 있다”며 “여름철 들어 6개 지사에 하루 500통 정도 몰리던 게 최근엔 700통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문의 전화는 누진제에 대한 불만이나 전기요금 걱정을 토로하는 내용이 대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 관계자는 “전기 사용량, 요금 및 할인 문의, 누진제 불만을 담은 전화가 계속 오고 있다”며 “누진제 불똥이 콜센터 여성 직원들에게 튀어 누구보다도 무더위에 고생이 많다”고 전했다. 13개 시도에 설치된 콜센터에는 5개 한전 협력업체 소속 상담사들이 파트(4시간) 또는 주·야간 2교대로 근무 중이다.

8월 말로 접어들면서 누진제 요금폭탄을 우려한 문의전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 사용량이 급증한 7월 중순~8월 사용분을 담은 고지서가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발송됐기 때문이다. 1·2차 검침 가구 고지서는 이미 발송됐고 3차 검침 가구(검침일 시작 기준·7월14일~8월14일 사용 450만 가구)는 오는 29일까지 고지서 발송이 완료된다. 앞으로 4~7차 검침 가구 고지서가 계속 발송될 예정이다.

문의 전화가 폭주하면서 한전 지사들은 이번 주부터 비상근무에 돌입한 상태다. 처음으로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해 저녁에 걸려오는 민원 전화를 받도록 근무 시간을 재조정했다.

한 지사 관계자는 “8월 사용분이 나오기 시작하는 이번 주부터는 긴장되는 날”이라며 “한시적 요금 할인 조치가 11월 고지서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그때까지는 요금관련 문의가 폭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이제라도 정책 혼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찜통더위가 예상됐는데 정부가 ‘누진제 요금폭탄’ 문제를 미리 대비하지 못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피해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날이 선선해지면 조용해질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책임 있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 소비량에 따른 누진제 요금 현황.(출처=한전, 홍준희 가천대 에너지IT학과 교수)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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