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된 폭염지옥]사람잡는 폭염, 타깃이 다양하다

김봉수 2016. 8. 2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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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피해 입은 양식장.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흔히 더위에 대해 재해로 인식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러나 폭염은 전세계적 기후변화에 따라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하는 기상 재해 중 하나다. 2003년과 2006년 유럽에서 발생한 이례적 폭염, 2010년 러시아에서 지속된 폭염 등은 엄청난 피해를 가져왔다. 우리나라도 매년 폭염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앞으로 2050년까지 폭염 발생 빈도가 현재보다 2~6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폭염이란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기온이 어느 기준치를 넘는 한정된 기간을 의미하며,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섭씨33도의 최고기온이 이틀 이상 연속되는 현상(기상청 기준)을 의미한다.

미국 기상청은 섭씨 32.3도, 화씨 90도 이상이 연속 3일 또는 그 이상 지속될 경우, 캐나다·프랑스,남 스페인 등은 32도 이상이 연속 3일 이상 지속되거나 최고기온 36도 이상을 기록한 30도 이상의 기온이 44일 이상 지속될 경우, 또는 41도 이상의 최고기온을 기록할 경우 '폭염'이라고 부른다. 네덜란드는 적어도 3일 이상 최고기온 30도 이상을 기록하고 최소한 최고기온 25도 이상이 5일간 지속될 경우를 폭염으로 정의한다.

폭염의 특징은 피해를 입는 양상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인명피해의 경우 1994년 92명, 2012년 59명 등 연평균 약 20명이 폭염으로 사망하는 데, 주로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고령층, 기온이 높은 남부 농촌 지역에서 피해가 많다. 장마 후 갑자기 더워지는 7월 말에서 8월 초에 집중되며, 여성보다는 40~50대 남성과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건·위생 분야에서는 식중독, 피부염 환자가 급증하고, 안질환 발병률도 늘어난다. 대상포진, 세균성 질환, 양식장 노로바이러스, 비브리오패혈증 등도 주의해야 할 대상이다. 말라리아 댕기열 치쿤구니야열병 등 생소한 아열대성 질병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농림어업 및 축산분야에서도 농작물 작황이 심각해져 가격이 급등하는가 하면, 해파리 개체수 증가, 어패류 폐사, 적조 비상, 가축 폐사 급증, 산유량 및 산란율 감소, 모기 매개성 질병 발생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 작물들도 수확량 변동에 따른 가격 급변과 이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폭염은 내수 경기 불안과 경기 침체 장기화 등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폭염의 다양한 타깃. 국립재난안전연구원 2014년 '한달간의 폭염지옥' 보고서


수자원 분야에서도 녹조 확산, 용수공급, 하천 수질 등 악영향을 끼치고 결국 물이 부족할 경우 지역간 물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 전력 분야에서도 수요가 급증해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리며, 정전사고 급증, 선풍기·에어컨 판매량 급증, 절전형 냉방기기 인기, 변압기 과부하로 인한 정전 발생 등의 영향이 발생한다.

교통 분야에선 타이어 폭발 사고, 철도 선로 변형, 기차 지연 증가, 휴가철 교통 정체 등의 원인이 된다. 치안에서도 날씨에 따른 우발적 범죄(살인, 폭행 등) 발생 가능성이 증가한다.2012년 8월 9일자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뉴욕시에서는 2012년 5일간 폭염이 발생했을 대 살인 사건이 2배 이상 늘어났고, LA시에서도 2009년 폭염 기간 동안 살인 사건이 3배 급증했다. 중국도 사상 최악의 가뭄과 폭염이 닥친 2012년 전년 대비 살인 및 폭행 사고가 40% 이상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될 경우 폭력, 상해, 교통사고가 증가하며, 열대풍인 '푄' 현상이 나타나면 자살, 강간 등의 중범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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