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했던 '폭염' 끝..각종 최악의 기록 양산

박영주 2016. 8. 2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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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까지 서울 폭염일수 24일 기록…열대야 32일
전국평균 최고기온 33.3도로 기상관측망 구축 이래 최고
온열질환자 역대 최다, 농·수산물 피해 '재난 수준'
9월1~4일, 서울 낮 최고기온 30도 웃돌아…안심 일러

【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22년 만에 찾아온 올여름 지독했던 폭염이 25일을 끝으로 마침내 종지부를 찍는다.

올해는 1973년 기상관측망을 전국에 확충한 이래 '가장 더웠던' 1994년에 이어 두 번째로 폭염과 열대야 일수가 많았던 해로 기록됐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2.9도로 나타냈다. 지난 16일부터 계속됐던 폭염경보도 9일 만에 한 단계 낮은 폭염주의보로 대치됐다. 지난 21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올해 최고 기온인 36.6도를 기록한 지 사흘 만에 더위가 한풀 꺾인 것이다.

기상청은 26일 낮 최고기온이 29도로 떨어지면서 더 이상의 폭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6월1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서울에 폭염이 발생한 날은 모두 24일이나 됐다. 25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으로 오를 경우 올해 폭염일수는 총 25일로 마침표를 찍는다. 이는 1994년(29일) 이후 최대치다.

지난 3일 서울에 발효된 폭염은 13일까지 11일 연속 이어지기도 했다. 폭염 연속 최다 일수로는 1943년(25일)과 1930년(17일), 1994년(14일), 1988년(12일), 1938년(12일)에 이어 역대 6번째다.

폭염경보와 폭염주의보는 낮 최고기온이 각각 35도, 33도 이상인 날이 이틀 연속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역대 가장 더웠던 해는 1939년으로 서울에 총 43일간 폭염이 나타났다. 1943년에도 42일 동안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열대야의 경우 서울은 지난 4일부터 24일까지 무려 21일 연속해 발생했다. 이는 역대 열대야 연속 일수가 가장 길었던 1994년(24일) 이후 두 번째 기록이다. 역대 2위였던 2012년(14일)의 기록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25일에는 서울의 최저기온이 24.8도를 기록, 마침내 '열대야 시리즈'도 막을 내렸다.

열대야는 밤(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사이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으로 낮에 달궈진 열이 밤사이 충분히 냉각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25까지 사흘(7월29일·8월3일·8월25일)을 제외하고 서울에 열대야가 발생함에 따라 총 열대야 일수는 32일로 집계됐다. 26일 아침 최저기온이 25도를 넘을 경우 열대야 발생일수는 총 33일을 기록하게 된다. 1994년(36일) 이후 가장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았던 셈이다.

길고 강렬했던 폭염은 전국적으로 여러 기록을 양산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6월1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전국의 평균기온은 평년(23.6도)보다 1.4도 높은 25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폭염일수는 19.8일로 평년(9.3일)보다 열흘이나 많았다. 전국 열대야일수 역시 10.2일로 평년(4.8일)보다 많았다.

특히 7월23일부터 8월21일까지 전국평균 최고기온은 33.3도로 1973년 전국에 기상관측망을 구축한 이래 가장 높았다. 2위는 1994년(32.7도), 3위는 2013년(32.6도)이었다.

지독한 무더위로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2일까지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는 202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온열병 사망자도 17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지난 22일에는 국내에서 사라졌던 콜레라 환자가 15년만에 다시 발생했다. 또 전국 초·중·고등학교 9개교(5건)에서 727명이 의심 식중독 증세를 보이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 밖에 전국에서 폐사한 가축과 물고기 수가 수백만마리에 달했으며 가뭄으로 인한 농·수산물 피해는 '재난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극심했다.

올해 여름이 평년보다 무더웠던 원인은 일본 동쪽 해상에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남북으로 강하게 발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으로부터 평년보다 3~5도 높은 뜨거운 공기가 우리나라로 유입되고 있고 한반도의 구름 발달이 억제돼 강한 일사가 지속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7월 후반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로 확장해 기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며 "8월에는 중국에 형성된 강한 고기압으로부터 가열된 공기가 우리나라로 지속적으로 유입됐고 강한 일사로 지면 가열이 더해지면서 무더위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폭염과 열대야는 물러났지만, 더위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기 때문에 안심하기는 이르다.

기상청은 중기예보(10일 예보)를 통해 9월1~2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1도까지 오를 거라고 내다봤다. 9월3일 30도, 9월4일 31도로 당분간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9월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서 평년(20.5도)보다 높은 기온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폭염과 열대야는 끝났지만 9월 전반 우리나라가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평년보다 더울 것"이라고 밝혔다.

gogogir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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