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 규제해 집단대출 잡는다..가계부채 정책 '대전환'

입력 2016. 8. 25. 11:04 수정 2016. 8. 2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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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지공급 물량 축소·주택분양보증 심사 강화 수그러들지 않는 가계부채 증가세에 정책 방향 선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택지공급 물량 축소·주택분양보증 심사 강화

수그러들지 않는 가계부채 증가세에 정책 방향 선회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25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밝힌 가계부채 관리 방안의 핵심은 주택시장의 공급 물량을 규제해 가계부채의 증가 속도를 늦추겠다는 것이다.

소득심사를 더 깐깐하게 하고, 처음부터 대출금을 나눠 갚도록 하는 등 금융 쪽 규제로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히지 않자 아예 주택 공급 물량을 조절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부는 공공 택지공급 물량을 축소하고 주택분양보증 심사를 강화해 주택 과잉공급에 대응하기로 했다.

◇ 가계부채 증가세 '주범' 집단대출이 표적

이번 가계부채 정책의 주요 표적은 아파트 집단대출이다.

가계부채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급증세를 보이자 정부는 올해 2월 수도권에서 시작해 5월부터는 전국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강화했다.

그러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아파트 중도금 대출(집단대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중 집단대출(11조6천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48.7%에 달했다. 작년 말 비중은 12.4%였다.

아파트 분양시장이 호조를 보이며 신규 분양물량이 쏟아지자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것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아파트 공급 물량은 51만6천가구로 사상 최대였다.

올해도 하반기 21만 가구 등 2년 넘게 50만가구 이상의 공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하는 것만으로는 가계부채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는 집단대출을 잡기 위해 7월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건수를 1인당 2건 이내로 제한하고 보증 한도 역시 수도권과 광역시는 6억원, 지방은 3억원으로 제한했다. 분양가 9억원 이상은 아예 보증 대상에서 제외했다.

여기에 더해 두 달 만에 택지공급 물량 축소, 주택분양보증 심사 강화라는 추가 대책을 내놓았다.

건물이 다 지어지기 전에 미리 분양하는 선분양 제도가 자리 잡은 주택시장의 특성상 분양보증을 받지 못하면 건설사나 시행사가 아파트 분양을 하지 못하게 된다.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에 처음으로 주택공급을 조절하는 수단을 포함한 것은 공급 과잉이 현실화할 경우 집단대출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집단대출은 소득과 관계없이 한꺼번에 대출이 나가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용으로 집을 분양받은 소유자가 입주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 분양권 전매 제한은 대책서 빠져

다만 이번에는 관심이 높았던 분양권 전매 제한이 대책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새로 분양된 아파트를 샀다면 일정 기간 매매를 금지하는 분양권 전매제한은 부동산 자금을 묶어두는 것으로 강력한 규제 수단 중 하나로 꼽힌다.

현재 공공택지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1년, 수도권 민간택지는 6개월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금융당국은 전매제한 강화를 요청했지만, 주택·건설 경기 위축을 우려하는 국토부의 반대로 대책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을 지나치게 위축시키지 않는 선에서 가계부채 대책이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을 내놨다.

고성수 건국대 교수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집단대출의 출발점이 되는 분양보증 심사를 엄격히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부동산시장의 움직임을 크게 위축시키지는 않는 방향으로 규제가 유연하게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 교수는 "일부 지역 부동산은 과열되는 경향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좀 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빠져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풍선 안에 바람이 있는데 누른다고 해서 줄어들지는 않으며, 어디론가 삐져나오게 돼 있다"며 "취업, 창업대책이나 가계 소득 증대 대책을 패키지로 내놓아 돈을 빌리려는 수요 자체를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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