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산속 실종 체코여성, 1개월만에 구조
산속서 남편 숨지자 한 달간 구조 기다려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에서 남편과 함께 산악여행에 나섰던 체코 여성이 사고로 남편이 숨지자 길을 잃고 인근 산장에 들어가 구조를 기다리다 한 달여만에 발견됐다.
뉴질랜드 경찰은 최근 체코인 부부가 남섬 루트번 트랙 지역에서 실종된 것으로 보고 대대적인 수색구조작전을 펼친 끝에 현지의 한 외딴 산장에서 실종 여성을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루트번 트랙을 여행하다 남편이 비탈길에서 떨어져 사망한 뒤 길을 잃고 산속을 헤매다 가까스로 외딴 산장을 발견해 그곳에서 구조를 기다려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24일 루트번 트랙에 들어갔다가 나흘 만에 남편이 가파른 비탈에서 떨어져 숨졌다고 진술했다.
그녀의 남편이 사고 직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성은 혼자 산길을 헤매다 레이크 매켄지 자연보호부 감시원 산장을 극적으로 발견해 이달 초부터 그곳에서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등산 전문가들은 루트번 트랙이 총 32km 길이로 보통 사람들이 걸어 3일 안에 끝낼 수 있는 코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고 정황과 한 달 가까이 지나서 신고됐다는 사실 등이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루트번 트랙 지역을 보도 여행한다고 나선 체코인 부부가 지난달 말 이후 소식이 끊겼다며 경찰에 신고가 들어온 건 24일 오전이었다.
조사에 나선 경찰은 루트번 트랙 입구 주차장에서 부부가 타고 간 자동차를 발견했다. 그리고 상당히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경찰은 즉시 대대적인 수색 구조 작전에 들어갔다. 헬기를 띄우고 구조대를 산속에 투입했다. 그렇게 해서 이날 오후 레이크 매켄지 산장에 있던 여성을 찾아냈다.
젠슨 청장은 구조 직후 여성이 병원으로 옮겨져 검진을 받았다며 뜻하지 않은 사고로 큰 충격을 받기는 했지만, 건강 상태는 비교적 좋은 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뉴질랜드 산속에서 누가 실종됐는데 그토록 오랫동안 신고되지 않은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밝혀져야 할 의문점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황을 정확하게 조사할 때까지는 구체적인 얘기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타고 산악클럽의 이언 사임은 뉴질랜드 언론에 루트번 트랙은 인기 있는 도보여행 코스로 대개 3일이면 끝낼 수 있다며 그토록 오랫동안 산속에 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여성을 상대로 그동안 일어난 일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는 한편 구조대를 다시 현장으로 보내 숨진 남편의 시신을 수습할 예정이다.
k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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