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시사전망대] 구글엔 반출 불허..다른 곳에선 보이는 '한국 지도'

2016. 8. 2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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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 박진호/사회자:
 
지구촌의 거대 디지털 기업이죠. 구글에 대한 지도 반출. 안보와 경제 논리, 최신 기술 이슈에 또 구글이 법인세를 안 내고 있다는 문제 제기까지 겹치면서 여름 내내 논란이 됐었는데요. 우리 정부가 어제 구글에 지도 반출 결정을 또 한 번 미뤘습니다.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지도 반출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또 그만큼 고민할 부분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지도 반출을 불허하더라도 해외에서 다른 회사들이 제공 중인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면 모자이크 처리 전혀 되지 않은 한국 지도를 손쉽게 볼 수 있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십니까?

구글에 대한 지도 반출을 둘러싼 주요 쟁점들을 짚어보겠습니다. 사단법인 오픈넷의 허광준 정책실장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네. 안녕하십니까.
 
▷ 박진호/사회자:
 
어제 우리 정부의 결정. 짧게 평가하신다면 어떻게 보세요?
 
▶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지도 반출을 놓고서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여러 주장이 많지 않았었습니까. 그런 주장들이 다 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가지고 있어서 정부가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측면이 아마 고민으로 나타난 결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허 실장님은 구글 지도 반출 관련 기사를 쓰시면서 외국인들, 특히 관광객들이 한국에 오면 지도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하셨는데요. 정말 그런가요?
 
▶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네. 실제로 한국 사람들은 흔히 네이버나 다음 같은 국내 업체의 지도를 잘 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지도들은 영문 표시가 안 되고 있거든요. 그래서 외국인들이 쓰기에는 사실 무용지물이나 다름없고요. 그리고 국제 표준처럼 되어있는 구글 지도 같은 경우에는 아시다시피 한국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충분히 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죠. 실제로는.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우리는 남북 분단 상황이기 때문에 안보를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은 국민들에게는 설득력 있게 들리거든요. 또 실제로 동의하는 분들도 있고요. 그런데 구글이 아니더라도 한국을 보여주는 위성사진은 인터넷에서 널려있다. 이런 지적을 기사에서 하셨네요.
 
▶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네. 맞습니다. 사실 안보 문제는 전혀 빠트릴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죠. 그런데 사실 저희가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이게 실제로 실효성이 있는 안보 조치냐. 이런 부분들이 있는데요. 구글 위성사진이 보안 처리가 되지 않는 게 이슈가 되고 있는데. 사실은 외국에서 실제로 제공되고 있고 상업적으로 팔리는 많은 위성사진들이 아주 선명하게 보안 처리가 전혀 되지 않은 원본들이 팔리고 있거든요.

예컨대 웹사이트로 접속할 수 있는 지도로써는 야후, 혹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공하는 빙 검색엔진. 이런 데에서 위성사진이 그대로 공개되고 있고요. 그리고 외국에서 많이 쓰는 지도 서비스인데요. 랜드 맥넬리(Randmcnally), 맵퀘스트(Mapquest), 그리고 러시아 웹사이트인 얀덱스(Яндекс). 이런 데에도 전부 다 보안 처리가 전혀 되지 않은 원본 그대로의 위성사진을 제공하고 저희가 다 볼 수 있게 돼있습니다.

그리고 구글도 한국 내 서비스 주소인 .co.kr이 아닌 .com으로 접속하면 조금 더 선명한 위성사진을 그대로 볼 수 있게 돼있거든요. 지금 상황이.
 
▷ 박진호/사회자:
 
이 말씀은 구글에 대한 지도 반출을 불허하는 것이 실효성이 없다. 이런 말씀이신 건가요?
 
▶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결과적으로는 그런 측면이 생기는 거죠.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사례로 거론된 게 이스라엘인데요. 이스라엘 정부는 원하는 곳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된 지도를 서비스하게 만들었는데. 이것은 아예 법을 만들어서 가능했던 것이라면서요?
 
▶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네. 그렇습니다. 지금 저희들이 쉽게 볼 수 있는 위성사진들이 대부분 미국에서 생산된 형태거든요. 그래서 미국 법으로 처음에 위성사진을 생산할 때부터 어느 정도 규제를 통해서 보안 처리를 하면 그것은 각 지도를 서비스하는 업체들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죠. 원래 그렇게 나오니까. 이스라엘의 경우에는 미국 법 자체가 그렇게 통과가 돼있기 때문에. 생산하는 위성사진 자체가 보안 처리한 형태로 거쳐서 나오게 돼있고. 그러니까 그런 형태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죠.
 
▷ 박진호/사회자:
 
네. 그러면 우리도 법을 만들면 되는 건가요? 어떻게 보세요?
 
▶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그래서 미국 법을 고칠 수 있는, 어떻게 말할까요. 로비력이라고 할까요. 그런 영향력이 있으면 가능하기도 할 텐데.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는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그런데 한 편으로는 조금 그런 생각도 들어요. 구글 정도면 지금 아주 디지털 세상의 최대 기업인데.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그냥 자체적으로 모자이크 처리를 하면 되는 게 아닐까요?
 
▶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그러면 또 가장 쉬운 해결 방법이기도 할 텐데. 아마 세 가지 정도의 이유로 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으로 돼있거든요. 첫 번째는 말씀드린 대로 구글만 위성사진에 보안 처리를 한다고 해서 다른 많은 대안들이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부분이 있고요.

그 다음에 두 번째는 이게 어떤 의미에서는 이용자들이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검열의 형태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는 것 같습니다. 구글에서. 그리고 세 번째는 구글 자체가 스스로 지도에 대해서 보안 처리라든지, 물칠을 한다든가, 위장을 씌운다든가. 이렇게 한 적은 전혀 없다는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한국의 경우에만 특별하게 조치를 하기는 어렵다. 이게 아마 구글의 주장인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최근 구글 사용자가 급격히 늘면서 구글이 빅데이터를 너무 많이 갖고 있고. 또 이번에도 원하는 것은 지도 사진 데이터뿐만 아니라 숫자 데이터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요.
 
▶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네. 그렇습니다. 사실 공간 정보가 표현되는 방식이, 지금도 반출하려는 것이 지도 데이터라고 하지 않습니까. 지도라고 하기보다. 지표상에 있는 지표물들이 사실 숫자 데이터로 표현되고 그런 것이 그림으로 그려지면 지도가 되고. 이런 형식이거든요. 그런 데이터를 다 가져가겠다는 것이고. 정부쪽에서 볼 때는 그런 수치 데이터가 정밀하기 때문에 보안상의 위험이 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죠.
 
▷ 박진호/사회자:
 
한편에서는 관련 서버 시설을 한국에 두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런 지적을 하고 있는데요. 이것도 일리 있는 지적이 아닌가요?
 
▶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맞습니다. 서버를 만약 한국에 둘 수 있다면 반출의 문제가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예요. 그래서 쉽게 해결이 되는 것인데. 이것도 역시 현실적으로 가능한 요구인지. 이런 것들을 확인해봐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거든요.

왜냐하면 현재 구글이 운영하고 있는 서버나 데이터센터의 시스템이 8개 국가에서 15개 장소에 분산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들은 전부 다 국가 데이터를 그 나라에 유치하고 거기서 필요해서 설치한 것이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조건. 이런 것 때문에 분산해서 운영하고 있거든요.

국가의 필요성 때문에 해당 지역에 설치했다는 점이 아닌 점이 있고요. 어쨌든 이것이 설치가 단일 공간에, 국가에 된다고 해도 결국은 클라우드 기반이라고 하는데요. 어떤 지역적인 제한 속에 묶이는 것이 아니고 유동적인 형태로 운영이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어떤 한 지역에 서버를 둔다고 해도 역시 데이터 자체는 여러 국가로 이동이 되면서 제공이 되기 때문에. 사실은 구글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아닌 측면이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이런 데이터센터는 이제 나라마다 서로 유치하려고 유치전을 펼치고 하는데요. 그런데 서버 논란이 또 세금 문제로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국민감정을 건드린 부분이 있어 보이는데. 특히 구글 코리아가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 법인세는 안 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특히 그런 점이 이번 지도 반출 논쟁에서 부각이 됐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많은 국민들이 걱정하시고 불편하게 생각하시는 지점이기는 하죠. 많은 수익을 얻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그에 상응하는 세금은 내고 있지 않다는 점이 있는데. 이것은 어떤 측면에서 보면 굉장히 불편하고 비윤리적인 것처럼 보이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법률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이 사실은 문제입니다.

그래서 수익을 내면 그 수익에 대해서 세금을 국가 입장에서 받아야 된다든지. 이런 부분은 사실은 기업에게 돈을 더 내놓아라. 이렇게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고. 제가 보기에는요. 구체적으로 법을 고치면 됩니다.

그래서 법인세법이라든지, 법을 개정해서 수익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 한국이 세금을 징수하겠다고 하면 세금을 내야 되는 것이겠죠. 실제로 유럽에서 영국이나 프랑스는 그런 방식으로 구글 같은 대형 다국적 인터넷 기업에 대해서 세금을 잘 받고 있거든요. 그런 방법을 쓰면 얼마든지 받을 수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우리도 그런 부분 신경을 잘 써야겠어요. 이게 단순히 구글만의 문제는 아니고. 다국적 디지털 기업들이 많이 이런 사례가 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여러 가지 인터넷을 봐도 댓글들이 나오는데. 이 구글 지도 반출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굉장히 편리함을 줄 수가 있고,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에게도 힘이 된다.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예. 아까 말씀드린 대로 지금 구글이 지도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이유 중 하나가 글로벌한 차원에서 서비스를 하고 싶다는 것이고. 한국에서도. 그런 것은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지도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점에 대한 대응이 되는 것이겠죠.

그리고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서 제공되고 만들어지는 많은 서비스들이 있거든요. 이런 부분이 갖춰지면 국제 기준을 만족시키는 형태로 여러 가지 스타트업이라든지, 새로운 기업들이 혁신적인 사업 내용을 가지고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것이 구글 쪽의 명분이 되는 것이겠죠.
 
▷ 박진호/사회자:
 
이번 사안이 보면 국내 IT 업체들의 보호 차원에서 풀어야 한다. 이런 주장도 있고. 역으로 혜택을 보는 기업들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이런 관점에서 보시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그것도 충분히 고려를 해야 되는 부분이고요. 또 어떤 걱정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저는 생각되는 것이 이용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 이런 점이 아닌가 싶거든요. 그래서 만약 어떤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제공되었을 때 이용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가 결국은 생존을 결정하는 것이겠죠.
 
▷ 박진호/사회자:
 
결국은 시장 논리로 결정된다.
 
▶ 허광준 오픈넷 정책실장:
 
또 이런 과정을 통해서 국내 기업들도 어떤 자극을 받고. 그런 점에서는 좋은 측면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생각과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사단법인 오픈넷의 허광준 정책실장이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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