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의 지옥 보는 듯"..참혹하게 무너진 伊 시골마을(종합2보)

입력 2016. 8. 24. 22:15 수정 2016. 8. 2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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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건물서 사람들 목소리..도로 끊겨 구조대 늦게 도착" 주민·신부들 나서서 맨손으로 잔해 헤치며 필사적 구조
무너진 집 앞에서 오열하는 주민 [AFP=연합뉴스]

"무너진 건물서 사람들 목소리…도로 끊겨 구조대 늦게 도착"

주민·신부들 나서서 맨손으로 잔해 헤치며 필사적 구조

(서울 제네바=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이광철 특파원 = 24일(현지시간) 새벽 이탈리아 중부에서 규모 6.2 지진과 강한 여진이 발생하면서 산골마을 곳곳의 집이 완전히 무너지고 사람들이 잔해에 매몰되는 참혹한 상황이 벌어졌다.

필사적인 구조작업이 이어지고 있으나 산골짜기마다 작은 민가들 흩어져 있는 데다 산사태로 진입로가 끊기면서 마을들이 애타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이번 지진은 이탈리아 중부의 움브리아·라치오·레마르케 등 3개 주가 경계선을 맞댄 산악지대에서 발생해 산골 마을에서 피해가 몰렸다.

생존자 찾는 주민들 [AFP=연합뉴스]

새벽 3시 36분께 첫 지진이 발생한 터라 속수무책이었던 사람들은 날이 밝자마자 목숨을 건 구조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공무원들과 주민들뿐 아니라 가톨릭 사제들까지 모든 사람이 나서 삽을 들거나 맨손으로 잔해를 헤치며 생존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라치오주의 작은 마을 아마트리체 중심부는 건물들이 통째로 파괴돼 땅으로 처박혔을 정도로 폐허가 됐다. 돌무더기와 금속이 길바닥에 쏟아져 있고 여진 우려에 광장에는 주민들이 꼭 붙어 앉은 채로 서성이고 있다.

여름 휴가철이 되면 시원한 산 공기를 마시러 오는 휴양객들이 많은 한적하고 아름다운 산골 마을이 20∼30초 이어진 지진으로 순식간에 황폐화했다.

게다가 도로와 전기가 끊기면서 구조대의 접근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어떻게 해' [AFP=연합뉴스]

인구 2천500명가량인 아마트리체의 세르조 피로치 시장은 "도로에 산사태가 일어났고 다리는 무너지기 직전"이라며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에서 목소리들이 들린다"고 이탈리아 현지 매체에 말했다.

그는 도로도, 전기도 끊겼다면서 "제발, 제발 우리를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도로에 쏟아진 돌무더기 등을 치워 진입로를 확보할 중장비가 필요하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그는 "피해 지역들은 산과 골짜기 한복판에 있는 곳들"이라며 "산골짜기 완전히 외딴곳에 작은 집들이 있고 그들은 도움이 필요하다. 그들에게 닿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마을에서도 건물이 폭삭 주저앉거나 건물 상단부가 무너지면서 건물 내부의 방들이 드러나 있는 등 참혹한 모습이다.

아쿠몰리의 스테파노 페트루치 시장은 "날이 밝으면서 상황이 우리가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더 끔찍하다는 것을 보게 됐다"며 "건물은 주저앉았고 사람들은 건물 잔해에 갇혔다"고 말했다.

부상자 옮기는 사람들 [AFP=연합뉴스]

새벽 시간에 갑자기 발생한 지진에 무너진 주택에서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최소 14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모와 두 자녀 등 가족 4명이 집이 무너지는 바람에 참변을 당했고 노부부가 자택에서 사망했다. 건물 잔해에서 이미 숨진 주민들의 시신이 수습되고 있다.

아르쿠아타 델 트론토는 아마트리체, 아쿠몰리와 함께 가장 피해가 컸다.

사망자 중에는 생후 9개월 된 아기도 포함됐으며, 할머니가 침대 밑에서 끌어안고 있던 4살, 7살 어린이는 무사히 구조됐다. 마을로 들어가는 주요 도로는 잔해로 뒤덮여 구조대가 접근하지 못하자 주민들이 나와 맨손으로 잔해를 치우고 있다.

아마트리체의 한 여성은 건물이 무너진 광장을 보며 "건물 아래 남편과 아이들이 있다. 내 친구와 나만 겨우 빠져나왔다"다며 울먹였다.

망연자실 [AFP=연합뉴스]

이곳에는 100여명이 여전히 매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쿠몰리에서 북쪽으로 2km 거리에 있는 일리카에서는 주민들이 초조하게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일리카를 찾은 로마 주민 아고스티노 세베로는 "단테의 지옥 불(Dante's Inferno)을 보는 것 같았다"며 "도와 달라는 절규가 곳곳에서 들리지만 구조대원들은 한 시간 반 뒤에나 도착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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