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도 거짓말도 질린다".. 美대선 힐러리 대세론 흔들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2016. 8. 24.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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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사설 이메일 추가 발견 클린턴재단에 고액 해외후원금, 국무부에 부당 영향력 끼친 의혹 트럼프, TV앵커에 "정신병자".. 反이민정책 완화 말 뒤집기도 여론조사 "제3 후보 고려" 35%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이 이번 대선에서 '후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잇단 막말로 자멸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확실한 승세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공화당은 열세 속에서도 제 갈 길만 가는 트럼프에 속을 끓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후보는 여전히 악재(惡材)를 쏟아내면서 '비호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은 대선(11월 8일) 때까지 계속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22일(현지 시각) 힐러리의 사설 이메일 서버에서 국무장관 시절 주고받은 이메일 1만4900건을 새로 발견해 국무부에 넘겼다고 밝혔다. FBI가 발견한 이메일 규모는 힐러리가 2014년 12월 국무부에 제출한 이메일(3만여 건)의 절반 가까운 규모로, 업무 관련 이메일을 모두 제출했다는 힐러리의 주장은 또 거짓말이 됐다.

연방판사가 이날 국무부에 새로 발견된 이메일을 9월 22일까지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보수시민단체인 '사법 감시(Judicial Watch)'가 정보공개법을 근거로 이메일 공개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단체는 국무부가 내용을 공개하는 대로 분석 작업을 거쳐 힐러리의 권력 사용(私用)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는 계획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사법 감시'가 입수한 힐러리 최측근 후마 애버딘의 이메일을 분석한 결과, 클린턴 재단의 고액 기부자인 바레인 왕실의 왕세자와 힐러리의 면담을 추진하고, 또 다른 고액 기부자인 와서만 재단(Wasserman Foundation)의 부탁으로 영국 축구계 관계자에 대한 비자 발급을 도우려 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바레인 왕실은 클린턴 재단에 5만~10만달러(약 5600만~1억1200만원)를 기부했고, 비자를 부탁한 와서만 재단(Wasserman Foundation)은 500만~1000만달러(약 56억~112억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이와 관련해 "클린턴 재단은 역사상 가장 부패했다"며 당장 문을 닫으라고 공격했다. 정치 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클린턴 재단과 이메일 스캔들은 선거 끝까지 힐러리를 괴롭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역시 이날 MSNBC의 뉴스 프로그램인 '모닝 조'의 여성 앵커인 미카 브레진스키를 정신병 환자로 몰아붙이면서 그가 공동 앵커인 조 스카버러와 연인 관계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트위터에 "오늘 아침 안 그래도 시청률 낮은 '모닝 조'를 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볼 수가 없었다"며 "미카 브레진스키는 제정신이 아닌 신경증 환자고 비정상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상황이 진정된다면, 조 스카버러와 그의 오랜 여자 친구인 브레진스키의 실상을 얘기해주겠다"면서 두 앵커를 '광대들'이라고 비하했다. 브레진스키가 지난 20일 트럼프의 버지니아주 연설을 "술을 마신 것처럼 질주했다"고 평가하자 인신 공격으로 보복을 가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쥔 것으로 평가되는 히스패닉계 유권자를 껴안기 위해 자신의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을 일부 완화할 것처럼 말했다가 이를 번복하기도 했다. 미국 내 최대 스페인어 방송인 유니비전은 트럼프가 히스패닉 대표단과 만난 자리에서 "적절한 조건을 갖춘 불법 이민자가 추방에 대한 공포 없이 머물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곧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불법 이민자 추방 공약을 뒤집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이 보도를 정면 부인했다. 대선 패배 위기감을 느낀 트럼프가 히스패닉계 대표단을 만나 달래놓고는 기존 지지층을 의식해 다시 입장을 뒤집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두 후보에 실망한 유권자들은 '제3후보'에 눈길을 주고 있다. ABC 뉴스가 최근 여론조사기관 SSRS와 함께한 온라인 조사에서 응답자의 35%가 "제3당 대통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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