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 몰렸던 맥그리거..셈 복잡해진 UFC

김윤일 기자 2016. 8. 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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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엄청난 명승부를 연출한 맥그리거vs디아즈 2차전. ⓒ 게티이미지

UFC 최고의 인기 파이터 코너 맥그리거(28)가 리벤지에 성공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하지만 많은 말들이 나올 수 있는 경기였다.

맥그리거는 21일(한국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202’ 네이트 디아즈와의 메인이벤트 웰터급 경기에서 심판 판정 2-0(48-47, 47-47, 48-47)의 진땀승을 거뒀다.

누가 승리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였다. 그만큼 두 선수는 경기 전 치열했던 신경전을 옥타곤으로 고스란히 옮겨왔고,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력으로 격투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혈흔이 낭자하는 경합 끝에 심판들은 맥그리거의 손을 들어줬다.

맥그리거는 지난 3월 UFC 196에서 네이트 디아즈와 만나 체급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2라운드 TKO패한 바 있다.

당시 경기는 격투 팬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겨다 줬다. 페더급과 라이트급을 오가는 체중의 맥그리거는 당초 라이트급 챔피언인 하파엘 도스 안요스와 붙을 예정이었으나, 상대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대진표가 바뀌었다. 급하게 마련된 선수는 맥그리거보다 두 체급 위의 웰터급 파이터 네이트 디아즈였다.

팬들은 물론 대부분의 격투 관계자들은 맥그리거의 승리를 점쳤다. 아무리 체급의 차가 뚜렷하다 하더라도 ‘무적’이라 불린 조제 알도를 꺾고 13연승 휘파람을 분 맥그리거의 공격성이 디아즈를 압도할 것이라 내다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상황은 정반대였다. 물론 맥그리거는 경기 초반 예측불허의 타격 기술로 디아즈 안면에 펀치를 퍼부었다. 거기까지였다. 디아즈는 2라운드 들어 체급의 우위를 앞세운 힘을 바탕으로 맥그리거를 바닥에 눕혔다.

5달 만에 옥타곤 다시 선 맥그리거는 철저하게 준비한 모습이었다. 특히 디아즈의 발을 묶어 놓기 위한 로우킥이 무척 영리한 선택이었다. 1라운드가 채 끝나기도 전에 디아즈의 오른쪽 허벅지는 붉게 물들기 시작했고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여기서 물러설 ‘좀비’ 디아즈가 아니었다. 디아즈는 2라운드 막판부터 특유의 ‘좀비 복싱’을 앞세워 맥그리거를 코너로 몰기 시작했다. 지난 1차전과 달리 서둘지 않았고 전략도 완벽했지만,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 디아즈의 모습에 맥그리거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맥그리거 역시 안면에 피를 흘리면서도 끝까지 버텼다. 맥그리거는 1라운드를 압도한 뒤 4라운드서 기사회생했고, 2라운드서 힘을 내기 시작한 디아즈는 3라운드를 가져간 양상이었다. 그리고 운명의 5라운드서 두 선수는 물러섬 없는 명승부로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맥그리거가 심판 판정 끝에 승리를 거뒀지만 완벽한 승리라 할 수 없었다. 2명의 부심으로부터 받은 점수는 1점 차 박빙이었고, 나머지 1명은 아예 무승부로 채점할 정도였다. 디아즈 역시 패배 후 인터뷰서 “나의 승리”라고 말할 정도였다.

계산이 복잡해진 쪽은 주최 측인 UFC다. 당초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이번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맥그리거가 페더급으로 돌아가 타이틀전을 치러야 한다고 공언한 상태다. 그러면서 맥그리거가 다른 체급에서 외도를 계속 하려면 타이틀을 반납해야 한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특히 전 챔피언이었던 조제 알도가 지난 UFC 200에서 프랭키 에드가를 꺾으며 건재함을 알렸기에 맥그리거와의 리벤지 기회를 주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UFC와 화이트 대표는 즐거울 수밖에 없다. 맥그리거가 방어전을 치른다면 알도와의 빅매치로 흥행에 불을 붙일 수 있고, 이를 거부한 맥그리거가 디아즈전의 완벽한 승리를 위해 타이틀 반납 후 3차전을 택한다면 보다 큰 화제를 불러 모을 수 있다. 꿩도 먹고 알도 먹게 된 UF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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