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주석, 큰 선수가 되기 위한 값비싼 수업료

입력 2016. 8. 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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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두산전, 패배 부른 결정적 뜬공 실책  
경기 후엔 나머지 훈련, 성장해 가는 과정

[OSEN=청주, 이상학 기자] "수비 연습한다고 합니다". 

17일 두산-한화전을 마친 뒤 청주구장은 그라운드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김성근 한화 감독이 김광수 수석코치에게 무언가를 지시 사항을 전달했고, 대전 홈구장으로 옮겨져야 할 배팅볼 기계가 다시 청주구장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왔다. 1루 홈 덕아웃에는 유니폼 차림의 하주석(22)이 홀로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한화 선수단은 다음날부터 있을 LG와 원정경기를 위해 서울로 이동했다. 밤 10시21분에야 늦게 끝난 경기라서 이동하기에도 바빴지만, 하주석은 임수민 수비코치와 청주구장에 남았다. 배팅볼 기계를 하늘 쪽으로 발사 각도를 조정했고, 하주석은 야밤에 특별 수비훈련을 받아야 했다. 

그럴 만했다. 하주석은 4-4 동점으로 맞선 7회 2사 1·2루 위기에서 치명적인 수비 실책을 저질렀다. 양의지의 평범한 내야 뜬공 타구를 놓친 것이다. 이닝이 끝나야 할 상황에서 실책으로 결승점을 내줬고, 추가 실점까지 이어지며 팀 패배 빌미를 제공했다. 하주석은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위축됐다. 

이날 경기뿐만이 아니다. 지난 12일 울산 롯데전에서도 2회 강민호의 높게 뜬 타구를 이날처럼 똑같이 놓쳤고, 한화는 실책 이후로 2실점하며 역전패했다. 5강 싸움을 하고 있는 한화는 매 경기 결승전처럼 임하고 있지만, 하주석이 중요한 승부처에서 '뜬공 트라우마'가 두 번의 실책으로 나타나 자멸했다. 

김선빈(상무)처럼 내야수 중에서 유독 높게 뜬 내야 뜬공 타구를 잡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다. 하주석 역시 이런 부류에 속한다. "원래부터 뜬공을 잡기 어려워했다"고 했는데 그것이 최근 들어 경기 중 실책으로 드러나고 있어 치명적이다. 하주석이 보다 '큰 선수'가 되기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것이다. 

하주석은 올 시즌 78경기에서 타율 2할9푼5리 77안타 7홈런 42타점 35득점 OPS .783의 성적을 내며 한화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았다. 타격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수비는 불안 불안하다. 리그에서 4번째로 많은 14개의 실책을 기록 중이다. 뜬공 처리뿐만 아니라 송구도 빗나갈 때가 많다. 

결국 김성근 감독은 하주석에게 나머지 수비 훈련으로 자극제를 줬다. 프로 선수에게 경기를 마친 후 나머지 훈련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그동안 KBO리그에선 종종 볼 수 있었다. 최고의 유격수 수비를 자랑한 박진만도 현대 시절 김재박 감독에게 유니폼가 흙투성이가 될 때까지 1대1 펑고를 받았고, 최고 2루수 정근우도 만 33세였던 지난해 실책을 범한 뒤 김성근 감독에게 혹독한 펑고를 받았다. 정근우의 SK 시절엔 골든글러브 3루수 최정이 경기 후 펑고 파트너로 함께 했다. 

하주석은 이제 만 22세 어린 선수다. 지난 2012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 대형 유망주로 일찌감치 군문제까지 해결했다. 김성근 감독도 "하주석은 앞으로 한화를 이끌어갈 대형 선수"라고 인정했다. 모두가 가능성을 높게 보는 물건으로 앞길이 창창하다.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선 이런 고난도 시련도 극복해야 한다.

청주에서 잊을 수 없는 야밤의 '특수'. 그와 한화에 있어선 값비싼 수업료가 될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청주=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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