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파원J] '황제' 넘은 '펠프스 키드' 조셉의 이야기..조국에 사상 첫 금메달
13일(현지시간) 오후 10시10분 에스타디오 아쿠아티고 올림피코(올림픽 수영경기장)엔 세계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전설이 될 남자의 마지막 올림픽 역영이 펼쳐질 순간이었기 때문이었죠. 모두가 마이클 펠프스(31·미국)의 접영 100m 4연패(이번 올림픽 5관왕)를 기다렸습니다.
이날 출발선엔 펠프스 말고도 싱가포르 국적의 앳된 청년이 나란히 섰습니다. 1995년 6월생, 21세의 조셉 스쿨링(Joseph Schooling)이었습니다.
외신 기자들은 그에게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에 대한 인터넷 검색을 해가며 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조셉은 이른바 '펠프스 키드'였습니다. 외신 기자의 노트북PC 화면엔 흥미로운 사진 한장이 떠 있더군요.
'우상' 펠프스를 본 조셉은 "이른 아침, 내가 훈련하던 곳에 미국 수영대표들이 왔다. 펠프스와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하지만 직접 보는 순간 너무 놀라 입을 열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조셉은 자신의 우승을 전광판으로 확인한 뒤 활짝 웃으며 바로 옆레인의 펠프스와 짧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상체를 펠프스 쪽으로 한껏 기울이면서 말이죠.
Q : 조셉, 황제를 넘어섰다. 기분이 어떤가?
A : 모르겠다. 정말 장난 아니다. 지난 8년 간 있었던 일은…. 난 오늘 그의 옆에서 함께 경기를 하는 것만으로 영광이었다. 기분이 너무 좋다.
조셉은 "정말 장난 아니야(it's crazy.)"를 연발했습니다. 펠프스는 은퇴 소감을 밝혔고 조셉에 대한 애정도 표현했습니다.
내일 난 새로운 날을 맞는다. 기분이 너무 좋다. 특별한 계획은 없다. 조셉은 오늘 정말 잘 했다. 8년간 훈련해왔고 그 결실을 봤다. 아쉬움은 없다. 난 지금 이 순간 최고로 행복하다.(It's the happiest moment.)"
그리곤 지난 24년을 추억했습니다.
난 모든 것을 해낸 듯 하다. 이 스포츠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24년이 지났다.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어 행복하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기자들도 행복했습니다. 기자회견장엔 웃음과 여유가 넘쳤죠. 그리고 톡파원J도 영광스런 순간을 지켜볼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나중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조셉은 우여곡절이 많은 선수였습니다.
어린 시절 조셉은 남다른 외모 때문에 놀림을 받았습니다. 복잡한 혈통 때문이었는데, 증조 할아버지는 영국군 장교, 증조 할머니는 포르투갈과 유라시아계인, 그리고 어머니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었죠. 조셉은 13세 때 펠프스를 우연히 만났고 이후 "펠프스처럼 되겠다"는 꿈을 갖고 이듬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조셉은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사립학교를 거쳐 텍사스대 롱혼스 수영팀에서 미국 올림픽대표팀 감독이었던 에디 리스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그의 실력은 곧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습니다. 조셉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접영 100m에서 41초76으로 대회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땄기 때문이죠. 조셉의 주종목은 접영입니다.
조셉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의 목표는 펠프스처럼 되는 것이다"고 다시 다짐했습니다. 그리고는 "이제 올림픽 첫 금메달을 땄을 뿐이다. 내가 그의 명성에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리우 취재팀=윤호진ㆍ박린ㆍ김지한ㆍ김원 중앙일보 기자, 피주영 일간스포츠 기자, 이지연 JTBC골프 기자, 김기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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