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조종형 펜싱 총감독 "솔직히 나도 막판에 포기했다"
"무릎 통증 호소하던 박상영이 결승전 올라가니 괜찮다고…"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솔직히 나도 막판에는 포기했습니다. 10-14에서 뒤집을 거라고 어떻게 상상을 했겠어요?"
펜싱 국가대표팀 조종형 총감독은 드라마 같은 대역전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박상영(21·한국체대)의 남자 에페 결승 경기를 떠올리며 감격을 금치 못했다.
조 총감독은 10일(한국시간) 박상영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연합뉴스와 인터뷰했다.
그는 "결승전에서는 이런 대역전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결승전 상대는 헝가리의 제자 임레(42)였다.
임레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동메달,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백전노장이다. 세계랭킹은 3위로 박상영(21위)보다 18단계나 높다.
조 총감독은 "노련미 대 패기의 경기였다"고 풀이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40대의 노장한테도 14-10은 만만한 스코어였던 모양이다.
조 총감독은 "(임레가) 자신감이 넘쳐서 빨리 끝내려는 계산이었는지 공격을 시도하더라"며 "그 스코어에서 공격을 해올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고 돌아봤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조 총감독의 말투가 빨라졌다.
그는 "하늘이 박상영한테 금메달을 주려고 했던 건지, 임레가 박상영한테 뛰어들더라!"고 했다.
박상영은 자신한테 덤벼드는 임레를 차분하게 피했고, 곧바로 득점으로 연결했다. 박상영은 10-14에서 그렇게 차곡차곡 5점을 쌓았다.
박상영은 지난해 3월 왼쪽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받았다.
조 총감독은 "한동안 시합을 못 뛰어서 세계랭킹도 많이 떨어졌다"며 "그래도 올림픽까지 남은 3∼4개월 재활을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이런 성과를 낼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결승전을 앞둔 박상영에게 조 총감독은 특별한 작전 지시를 하지 않았다.
무릎을 포함한 왼쪽 다리에 통증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결국, 결승전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한 시간 동안 마시지만 받았다.
조 총감독은 "아파하던 애가 결승전 피스트(펜싱 경기장)에 올라가더니 통증이 없어졌다고 신호를 보내더라"며 "모든 게 기적 같다"고 말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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