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에 태극마크 달고.. 구슬땀 흘리는 지도자들

입력 2016. 8. 3. 01:04 수정 2016. 8. 3.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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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 한국인 감독 눈길

2016 리우 올림픽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한국인’은 대한민국 선수단 332명만이 아니다. ‘태극마크 없는 태극전사’들이 스포츠 약소국에 ‘기적’을 선물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바로 조국을 떠나 환경이 열악한 필리핀, 캄보디아, 말라위 국가대표 선수를 이끌고 있는 한국인 지도자들이다.

필리핀 탁구 사상 첫 올림픽 진출을 일궈낸 권미숙(46) 감독은 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지에서 만난 취재진에 “공부하고 돌아간다는 생각으로 임할 생각이지만 솔직히 한 경기라도 이기면 좋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필리핀은 이번 올림픽에서 얀얀(21)이 여자개인 단식에 진출했다.

1989년 독일 도르트문트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 은메달리스트인 권 감독은 지난 1년간 하루 15시간씩 선수들을 혹독하게 훈련시켰다. 이 덕에 애제자 얀얀은 세계랭킹이 400위권에서 200위권으로 뛰었다. 권 감독은 “10년을 목표로 필리핀에 건너갔다”며 “필리핀에서 큰 명성을 누리고 있는 농구의 신동파 선배처럼 탁구 영웅으로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필리핀 여자탁구 대표팀 권미숙 감독(오른쪽)이 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센터 파빌리온3에서 훈련 중 한국대표팀의 강문수 총감독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기원 파견 사범으로 캄보디아에서 20년째 태권도를 전파 중인 최용석(49) 감독은 캄보디아 태권도 대표팀과 함께 지난달 29일 브라질에 입성했다. 캄보디아 ‘태권도 영웅’ 손 세브메이(21)와 함께 막바지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최 감독은 “남은 시간 동안 체력과 전술적인 부분에 온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세브메이 선수가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자력 진출하면서 캄보디아 국민은 올림픽 첫 메달의 꿈에 잔뜩 부푼 상태다. 최 감독은 “캄보디아 국기를 달고 올림픽 무대에 서지만 내 가슴속에는 항상 태극기와 태권도를 품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레네오 데이비드와 박영숙 감독
1983년 양궁 아시아선수권 6관왕, 1979·1983년 세계양궁선수권 여자 단체전 우승을 이끈 박영숙(56) 감독은 이름도 낯선 나라인 말라위의 사상 첫 양궁 올림픽 진출이란 기적을 이끌었다. 말라위는 인구 14%가 에이즈를 앓고 있고 어린이 1000명 중 110명이 5세 이전에 사망하는 최빈국이다. 박 감독은 말라위에서 나는 담배줄기에 달걀판과 폐지로 과녁을 만드는 등 눈물겨운 노력으로 아레네오 데이비드(21)를 올림픽에 진출시켰다. 박 감독은 “말라위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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