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한진해운 자구안 제출 전망..법정관리 가능성 솔솔

전보규 기자 2016. 7. 31. 09: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진해운, 용선주·선박금융사에 이날까지 답변 요청 채권단 "그룹 지원 여력 크지 않아 보인다"
서울 여의도 한진해운 본사. 2016.6.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전보규 기자 = 한진해운의 운명이 이르면 이번 주 중 판가름 날 전망이다. 한진해운이 부족자금 해결 방안 등을 담은 자구안을 제출하면 채권단이 이를 토대로 앞으로 구조조정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한진해운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은 데다 그룹 내에서 부족자금을 해결할 뾰족한 방법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법정관리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시간 너무 끌었다…"결단 내려야"

31일 금융권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이날까지 용선료 인하와 선박금융 만기 연장 협상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이번 주 중 부족자금 문제를 포함한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은 용선주와 선박금융을 제공한 금융회사에 이날까지 용선료 인하와 선박금융 만기연장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채권단은 자율협약 기간을 다음 달 4일에서 1개월 연장하기로 했지만, 계속 시간을 지체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해운은 부족자금 마련과 관련해 지난 6월 초 채권단과 한 차례 의견을 교환한 뒤 아무런 방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한진해운의 자구계획은 두 달 동안 제자리걸음이다.

당시 한진해운은 1조~1조2000억원으로 추정되는 부족자금 중 4000억원을 대한항공을 통해 조달하는 대신 나머지를 채권단이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

채권단도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려면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에 최대한 기회를 준다는 차원에서 자율협약 연장하기로 했지만, 지금까지 시간이 많이 지연됐다"며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선 이번 주가 아니라도 가능한 한 빨리 자구안을 내고 다음 단계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난항 겪는 협상…법정관리로 방향 잡히나

한진해운은 채권단의 채무조정 등 지원을 받고 부족자금을 줄이기 위해 용선료 인하와 선박금융 만기 협상을 진행해왔다. 용선료 인하는 채권단 자율협약 조건이고 선박금융 원금 상환 5000억원을 유예받으면 부족자금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주까지 채권단에 보고된 내용을 보면 용선료 인하 협상은 절반 정도 진행됐다. 한진해운은 앞으로 3년 반 동안 내야 할 용선료 2조6000억원 중 최대 30%인 7800억원 인하를 목표로 협상했다.

그러나 한진해운에 배를 빌려준 용선사 최고경영자가 용선료를 깎아주느니 배를 회수하겠다는 생각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용선료 추가 인하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영국 해운산업 전문지 로이드리스트에 따르면 게리 왕 시스팬 회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각)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어떠한 양보에 동의하느니 선박을 철수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선박금융 만기 연장 협상은 구체적 성과가 없다. 지금까지 경과만 놓고 보면 내년 말까지 필요한 자금 1조~1조2000억원 중 해결된 것은 대한항공이 지원하겠다는 4000억원에 불과하다.

선박금융 만기 연장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6000억~8000억원이 더 필요하다. 한진해운 부족자금 추정의 전제가 용선료 20~30% 인하란 점을 고려하면 부족자금은 더 늘어난다.

채권단은 신규 지원 불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부족자금은 오롯이 한진그룹이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한진은 그룹 전체로의 위험 확산 우려로 대한항공을 통한 4000억원 이외에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태도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한진그룹이 법정관리로 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진이 두 달 가까이 별다른 자구 계획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알려진 대로 그룹 측 지원 여력이 크지 않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한진이 어떤 방법이든 부족자금을 다 마련하거나 채권단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jbk880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