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묘역 테러수사 경찰관의 고백 "북한 공작원 검거는 우연"

입력 2016. 7. 3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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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 북한의 테러와 대북관계 등 잇따라 재조명 옥중 사망 강민철 테러행위 후회..북한행 거부하고 한국행 원해

현지 언론, 북한의 테러와 대북관계 등 잇따라 재조명

옥중 사망 강민철 테러행위 후회…북한행 거부하고 한국행 원해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 독립 영웅 아웅산 장군의 서거 69주기(7월 19일)를 계기로 최근 현지 언론이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난 지난 1983년 미얀마 아웅산 묘역 테러사건을 잇달아 재조명하고 있다.

특히 과거 군부정권 시절 감춰져 있던 북한 테러범 검거 상황 등에 관한 이야기가 당시 당국자 등을 통해 33년만에 처음으로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미얀마 당국은 당시 테러를 자행한 북한 정찰국 소속 공작원 3명 가운데 2명을 사건 발생 사흘 만에 검거하고 1명을 사살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테러범 검거과정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런데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관이 33년 만에 당시 테러범 검거 상황을 털어 놓았다.

아웅산 묘역 테러사건 수사를 담당자였던 툰 묫 탄(76)은 현지어로 발행되는 매체인 세븐데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테러범 가운데 1986년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김진수의 검거 상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아웅산 묘역 테러당시 테러범 김진수 검거 상황을 털어 놓은 당시 수사 담당자 툰 묫 탄이 훈장 증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사진출처 세븐 데이 데일리 홈페이지]

미얀마 정보당국은 사건 발생 후 사흘 만에 테러범을 모두 검거했다고 발표하면서, 한국 대통령(당시 전두환 대통령) 일행을 겨냥한 테러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실수를 일부 만회했다.

하지만 툰 묫 탄의 증언에 따르면 테러범은 검거작전에 나선 당국이 아닌 시민들의 손에 의해 우연히 검거됐다.

그는 "테러 후 흩어진 테러범들은 양곤 강 하구에서 만나 배를 타고 도피하려 했다. 이런 계획에 따라 사건 당일 저녁 강을 헤엄쳐 건너던 김진수는 시민들에게 발각되자, 폭탄으로 위협하며 저항했다. 그러나 폭탄은 김진수 근처에서 터졌고, 부상한 김진수는 시민들에 의해 붙잡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진수를 보더타웅 경찰서로 이송할 때까지도 우리는 그가 아웅산 묘소 테러범인지를 알지 못했다"며 "당시 정보당국은 명석하지도 현명하지도 않았다. 그건 순전히 행운이었다. 당국은 체포경위에 대한 기록도 누락했다"고 덧붙였다.

툰 묫 탄은 테러범을 검거한 공로를 인정받아 훈장까지 받았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털어놓았다.

그러나 보안 당국이 시민에 의한 테러범 검거 사실을 숨기면서 훈장을 받은 사실은 물론 테러범 검거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지난 33년간 입을 닫고 살아왔다. 심지어 그는 아내와 절친한 친구에게조차 진실을 밝히지 못했다고 세븐 데이즈는 전했다.

또 다른 현지어 언론인 퍼블릭 이미지도 칼럼을 통해서 당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미얀마 교도소에서 복역하다 지난 2008년 옥중 사망한 강민철 상위의 수감 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다뤘다.

아웅산 묘역 폭탄 테러의 범인으로 검거된 당시의 강민철[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잡지는 "강민철은 교도소에서 미얀마어를 배웠고 미얀마 노래도 잘했다. 인세인 감옥에서 강민철은 국제뉴스를 읽을 기회가 있었다. 이를 계기로 그는 다른 나라의 상황과 북한을 비교하고 북한의 잘못된 점을 알게 됐다. 또 자신의 테러가 수많은 사상자를 낸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후회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강민철은 미얀마가 북한으로 돌아갈 기회를 줬지만 거부하고 차라리 한국으로 가고 싶어 했으며, 그게 안 된다면 차라리 죽을 때까지 감옥에 있기를 희망했다고 퍼블릭 이미지는 덧붙였다.

이 잡지는 이어 "폭탄테러 이후 단절됐던 북한과 미얀마의 외교관계는 군부정권 시절 다시 복원됐고, 현재 양곤 세야산 로드에 있는 북한식당은 저녁이면 사람들로 붐빈다"며 "그러나 30여 년 전 아웅산 묘역 테러를 소홀히 여기거나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고 논평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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