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남자들, 히잡 쓰고 '찰칵'..'#맨인히잡' 운동
[머니투데이 이슈팀 신지수 기자]
이란에서 남자들이 히잡을 착용하고 사진을 찍는 ‘#맨인히잡’ 운동이 유행하고 있다. 여성에게 히잡 착용을 의무화한 것을 비판하는 행동이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는 이란에서 일부 남자들이 여성인권에 대한 연대로 히잡을 쓴 사진을 SNS에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이란 출신 여성인권운동가 마쉬 알리네자드가 주도하는 운동의 일환이다.
알리네자드는 지난 22일 여성 대신 남자들이 히잡을 쓴 채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다. 사진에 ‘#맨인히잡’(#MenInHijab)이란 해시태그를 붙여 SNS에 공유하자고 요청했다. 그 결과 히잡을 쓴 남성사진이 30장 정도 올라왔다. 사진 속 남성 옆에는 아내나 여성들이 히잡으로 머리를 가리지 않고 있다.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 여성들은 공공장소에서 히잡으로 머리카락을 가려야 한다. 히잡을 착용하지 않으면 ‘도덕 경찰’(Morality police)의 단속에 걸려 최소 벌금형에서 심하면 감옥까지 갈 수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머리카락을 노출하는 여성은 무례하고 불명예스럽다고 선전한다. 이란 여성들은 평소 “머리카락이 보이면 남성들의 ‘성적인 접근’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는 말을 듣고 산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알리네자드는 “사진을 올린 남성의 대부분이 이란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여성들이 도덕경찰에 의해 고통과 모멸감을 느끼는 걸 목격해왔다”며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여성들은 수십년동안 의무적으로 히잡을 착용하면서 존엄성이 파괴되는 걸 견뎌왔다. 많은 남성들이 이를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이는 존엄성에 대한 모독”이라고 밝혔다.
이슈팀 신지수 기자 sgs08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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