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의 '두 얼굴'..서방엔 '강경', 내부선 '유화책'도(종합)
"쿠데타 배후 안위 걱정하면 우방아냐" vs 2천명 대통령 모욕죄 기소는 철회
(앙카라 AFP=연합뉴스) 군부 쿠데타 실패 세력에 대해 대대적인 숙청에 나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그런 숙청에 반대해 법치를 존중하라는 서방의 압박에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유화책을 내놓는 등 양면전략을 쓰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쿠데타 배후세력에 대한 후속조치의 적법성을 우려하는 유럽연합(EU)과 미국에 노골적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몇몇 사람들이 조언하며 사태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남의 일에 감 놔라. 대추 놔라 하지 말고 당신네 행실이나 잘 살펴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진압 후 유럽과 미국 등 서방의 고위급 인사가 아무도 터키를 찾지 않는 것에 불만을 터뜨리며 "터키로 찾아와 위로를 건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그러면서 내가 아주 화나 있다고만 말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터키의 민주주의와 미래에는 신경 쓰지 않으면서 쿠데타 가담자의 운명만 걱정하는 나라나 지도자는 터키의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법이 허용하는 모든 응징조치를 쿠데타 배후 세력에게 가할 것이라고 숙청 강행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쿠데타 이후 관용조치의 하나로 대통령 모욕죄로 기소된 이들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터키 당국에 따르면 올해만 2천여 명이 대통령을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호의의 표시로 "나를 향한 무례한 모욕과 관련한 모든 소송을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쿠데타 이후 국가비상체제 돌입한 터키는 군인 1천700명을 강제로 제대하도록 하고, 언론사 130여 곳을 폐쇄하는 등 쿠데타 숙청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 또 에르도안 대통령은 군과 정보기관을 직접 통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는 터키가 반대세력 대거 숙청의 명목으로 삼은 쿠데타 진압의 후속 조처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며 법치를 존중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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