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공감] "Key는 맥락"..'W'엔 있고 '함부로 애틋하게'엔 없는 것

윤혜영 기자 입력 2016. 7. 30. 13:31 수정 2016. 7. 3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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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애틋하게 W 더블유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W'의 독주 체제가 공고해지고 있다.

박 터지는 싸움이 예상됐던 수목극 대전이 한 주만에 MBC 수목드라마 'W'(극본 송재정·연출 정대윤)의 승리로 싱겁게 끝나는 모양새다. 첫 방송 후 3주간 줄곧 정상을 지키던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극본 이경희·연출 박현석, 이하 '함틋')는 'W' 출격 후 곧바로 한 자릿수로 떨어지는 굴욕을 당했다.

시작만 봐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풍경이다. '함틋'은 일찌감치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작품이다. 100% 사전제작 드라마인데다 김우빈과 걸그룹 미쓰에이 수지라는 스타성 있는 배우가 주연으로 낙점됐기 때문. 뚜렷한 화제작이 없는 상황까지 맞물리면서 '함틋'은 '태양의 후예'를 이을 수작이 될 것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뜻밖에 '기대 요소'가 발목을 잡았다. 사전제작은 여론을 반영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진부한 소재와 지지부진한 전개, 맞지 않는 계절감 등이 시청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아쉽게도 더이상 수정할 수가 없다.

티저 공개 때마다 CF를 연상시키는 눈부신 비주얼로 화제를 끌어모은 수지 역시 뜻밖에 반대급부를 맞았다. 튀는 대사 톤과 뭉개지는 발음, 단조로운 얼굴 표정 등은 연기력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무엇보다도 '함틋'의 가장 큰 문제는 개연성의 부재다. 드라마를 관통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 줄기인 로맨스부터 놓쳤다. 8회까지 진행됐지만 대체 주인공들이 왜 저렇게 애틋하게 서로를 사랑하는지 와닿지가 않는다. 그들의 감정은 대체적으로 과하고 심경 변화 역시 수시로 요동치지만 자세한 이유는 알 도리가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과거 회상이 나오곤 있지만 매우 자주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그것만으로는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어렵다.

'W'와 '함틋'의 결정적인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개연성은 드라마의 가장 중요한 키 중 하나다. 'W'는 놀랍게도 듣도 보도 못한 황당무계한 설정에도 그 어렵다는 개연성을 살리며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사실 드라마 시작 전, 'W'에게 개연성은 다소 어려운 과제처럼 보였다. 구조 자체가 웹툰과 현실을 오가는 특이한 구성을 갖고 있기에 신선함은 있지만 이전엔 없었던 내용이다 보니 시청자들을 이해시키기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 그 어떤 드라마보다 치밀한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실제 베일을 벗은 'W'는 언뜻 보면 뜬금 없는 전개의 연속이다. 오죽하면 남주인공인 이종석은 "맥락이 없다"는 말을 자주 내뱉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종석은 이유도 모른 채 누군가에게 살해 위협을 받는가 하면 어느날 살인자로 둔갑돼 있고 갑자기 나타난 한효주는 뺨을 때리고 키스를 하거나 누드쇼를 펼친다. 그야말로 맥락 없는 전개다.

하지만 이는 영문도 모른 채 새로운 세상에 빨려 들어가 시행착오를 겪는 한효주의 대사 몇 마디면 해결된다. 이를테면 한효주는 웹툰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엔딩을 마련하기 위해 이종석의 마음을 바꿀 만한 돌발 행동을 한다고 설명한다. 왜 한효주만 웹툰에 들어가는지 역시 "그 여자가 내 인생의 키"란 이종석의 말 때문이라는 독백이 나온다.

아이러니하게도 웹툰이라는 장치가 드라마 속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제작진이 개연성 없는 설정을 아주 적절하게 활용하며 호기심을 이끌어내고 있는 셈이다.

"맥락이라곤 없던 일들이 한꺼번에 맥락이 생겨요. 모든 걸 다 설명할 수 있는 맥락이요." ('W' 이종석의 대사 중.)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W' 스틸컷, '함부로 애틋하게'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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