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수, 내 말 무조건 따르지말고 토론 좀 하자.. 한국에서 그리 토론했다면 실험실 쫓겨났을 것"
"동양 학생은 항상 교수가 시키는 대로 하는데 나는 이런 자세가 싫다. 이제부터 내가 시키면 왜 해야 하는지, 왜 안 해야 하는지를 나와 토론하자. 내 말을 무조건 따르지 마라."
미국 플로리다주 메이요클리닉 신경과학과 김정수(43·사진) 교수는 메이요클리닉 의과대학에서 재학 시절 지도 교수로부터 이런 말을 듣고 '문화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서 학생이 그런 식으로 교수와 토론했다면 당장 실험실에서 쫓겨났을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포항공대 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세계 정상급 종합병원으로 꼽히는 메이요클리닉 의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워싱턴대 의대 박사후(後) 과정을 거쳐 이 대학의 교수가 됐고, 2013년 메이요클리닉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교수는 한국과 미국의 연구·개발(R&D) 경쟁력 차이는 이러한 '연구 문화'의 차이에서도 나온다고 했다. "박사후 과정 경력 3년째에 워싱턴대 의대 교수 임용 심사를 받았어요. 박사후 과정 10년 경력을 가진 분과 경쟁했는데 제가 임용됐죠. 당시 학과장은 '과거의 연구 경력보다는 미래의 가능성을 봤을 뿐'이라고 하더군요."
김 교수는 한국 대학의 열악한 '구멍가게식' 연구 환경도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선 식물, 미생물, 세포 등 다양한 전공 분야를 각각 교수 1~2명이 맡아 연구하지만, 메이요클리닉에선 교수 15명이 모두 퇴행성 뇌질환만 연구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효율적인 공동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특화된 한 분야를 집중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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